[비주얼 뉴스] 추천! 가볼만한 곳 4월 여행지
아름다운 봄, 산책하기 좋은 국내 여행지는?
2021-04-23 16:30:09 , 수정 : 2021-04-23 22:27:12 | 임민희 에디터

 

[티티엘뉴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외출의 설렘을 더하게 합니다. 물론 코로나19 방역은 필수겠죠!!!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4월의 산책하기 좋은 국내 여행지에 주목해주세요.
 

 

 

둘러볼수록 깊이 있는 집, 구례 쌍산재

쌍산재는 운조루, 곡전재와 함께 구례 3대 전통 가옥이다. 주거 공간에 자연을 품고 누리는 별서 정원을 더한 쌍산재는 2018년 전남 민간정원 5호로 지정돼, 전통과 역사뿐 아니라 정원의 가치를 더하며 이름을 높였다. 최근에는 tvN 예능 프로그램 〈윤스테이〉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구례 여행의 핫 플레이스가 됐다. 외국인에게 한국의 멋과 맛을 선사하는 체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쌍산재가 고택의 매력을 보여주며 관심을 끌었다.

 

대구의 근대를 품은 붉은 벽돌집, 청라언덕과 계산동성당

푸를 청(靑)에 담쟁이 라(蘿). 봄이면 담쟁이덩굴 푸르른 대구 청라언덕에는 오래된 붉은 벽돌집이 오순도순 자리 잡았다. 비슷한 듯 저마다 개성을 뽐내는 벽돌집은 지은 지 100년이 훌쩍 넘는 근대 문화유산이다. 원래 더 많은 집이 있었지만, 지금 남은 건 세 채뿐. 모두 20세기를 전후해 대구로 온 미국 선교사들이 지은 건물이란다. 미국 선교사들이 본격적으로 한반도에 들어온 건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이후다. 개항장 부산을 통해 대구로 온 선교사들은 청라언덕에 자리 잡았다. 가난한 사람들이 장례를 치르지도 못한 시신을 묻던 곳이라, 별다른 텃세 없이 이방인들이 집을 지을 수 있었다. 청라언덕이란 이름도 이들이 언덕 곳곳에 심은 담쟁이덩굴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산책이 예술이다! 안양예술공원

산책은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이다. 더불어 오랜 세월 명상의 한 과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숲속을 거닐며 강의와 토론을 즐겼다고 하여 산책을 뜻하는 페리파토스학파로 불렸다. 독일 철학자 니체도 “모든 위대한 생각은 걷기에서 나온다”고 했다. 걷고 사유하며 예술적인 감성까지 물씬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산책로가 있다. 경기도 안양에 자리한 안양예술공원이다. 안양예술공원의 역사는 1930년대, 그러니까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양역장 혼다 사고로(本田貞五郞)가 삼성천을 막아 천연 수영장을 만들고, ‘안양풀’이라고 이름 붙였다. 피서객을 끌어모아 막대한 철도 수입을 챙기려는 목적이었다. 1969년에 정부가 국민관광지 ‘안양유원지’로 지정하면서 해마다 평균 100만 명이 몰려, 수도권 최고의 피서지로 자리매김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안양유원지란 이름을 여전히 익숙하게 사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호수와 나비, 숨바꼭질의 공간 체험, KT&G상상마당 춘천

건물 뒤쪽 야외공연장을 먼저 돌아본다. 부채꼴로 배치한 1500석(스탠딩 포함 2000석) 스탠드가 가지런하다. 계단을 올라 제일 위쪽 자리에 선다. KT&G상상마당 춘천이 한눈에 들어온다. 건물은 부채꼴 중앙을 기준으로 A동과 B동이 대칭을 이루는데, 나비 모양을 닮았다. 비행기나 새를 닮았다고도 한다. 지붕 위로 계관산과 북배산, 가덕산이 넘실댄다. 건물 아래는 의암호가 살짝 고개를 내민다. 그 형태에서 누구나 날갯짓을 떠올릴 만하다. KT&G상상마당 춘천을 언급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사진 속 풍경이다. 그 이력을 알고 보면 좀 더 새롭다. 머릿돌에 ‘어린이회관 준공 1980년 5월 5일’이라 적혔다. 어린이날이다. 그러니 날개 모양은 미래나 희망 같은 상징을 담았을 것이다. B동 1층 입구에 준공 당시 자료 사진 등을 전시해, 현재 모습과 비교할 수 있다. 새 용도에 맞게 리모델링을 최소화해 그때와 지금 건물이 크게 다르지 않다.

 

김창열의 회귀 철학을 건축으로 표현한 미술관,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물방울 화가’로 널리 알려진 김창열 화백이 올해 1월 별세했다.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의 주옥같은 작품은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미술관은 2016년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자리 잡았다. 김창열은 미술관 건립을 위해 주요 작품 220점을 기증했다. 홍재승 건축가가 설계한 미술관은 독특하다. 하늘에서 보면 중정을 기준으로 거대한 큐브형 건물 8개가 둘러싼다. 이는 김창열이 추구한 회귀의 철학을 건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관람자의 동선 역시 ‘회(回) 자형’을 따른다. 사각형 전시실을 한 바퀴 둘러보고, 로비에 있는 중정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서 미술관 밖으로 나간다. 관람자는 이 동선에 따라 김창열의 물방울 그림과 설치 작품을 만나고, 작가의 예술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미술관으로 가는 길은 현무암 돌담이 이어진다. 호젓한 진입로를 따르다 보면 현무암처럼 검은 사각형 건물이 불쑥 나타난다. 미술관의 이국적인 건물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로비로 들어가니 한쪽 벽면 전체가 창문이고, 그곳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종남산의 봄빛과 어우러진 고택,
완주 아원고택과 오성한옥마을

여름이나 가을, 겨울도 좋지만 봄이면 생각나고 찾고 싶은 공간이 있다. 완주 소양면에 자리한 아원고택도 그런 곳이다. 대청에 앉아 있으면 종남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마음을 느긋하게 만들어준다. 소맷자락으로 슬그머니 봄바람이 불어오고, 처마 아래로 스며든 봄볕이 무릎을 따뜻하게 데운다. 창으로 보이는 바깥 풍경은 액자에 담긴 수묵화 같 다. 아원고택은 방탄소년단이 ‘2019 서머패키지 인 코리아’ 영상과 화보를 찍으면서 알려졌다.
2016년 11월 문을 연 아원(我園)은 ‘우리들의 정원’이라는 뜻. 원래 아원고택이 있던 자리는 산비탈과 논밭이었다. 건축가 전해갑 대표가 경남 진주의 250년 된 고택과 전북 정읍의 150년 된 고택을 이곳으로 고스란히 옮겨 왔다. 기본 뼈대는 그대로 살리고, 서까래와 기와만 교체했다고 한다.

 

 

임민희 에디터 lmh1106@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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