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베스트] 항공 수요 역대 최대...항공株는 날개 없는 추락(2)
역대 최고 호실적에도 추풍낙엽
틀어진 수급… 역발상 매수 유효
2018-10-10 18:41:26 , 수정 : 2018-10-10 19:01:33 | 양재필 기자

[티티엘뉴스 ▶트래블인사이트] 대한항공-진에어 악재 파동 여전, 사상 최고 매출에도 매수세 실종

 

▲대한항공 주가추이(1년) 사진출처: MarketWatch


▲진에어 주가추이(1년) 사진출처: MarketWatch

 

지난 2월 이후 항공업종의 본격적인 하락세는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촉발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영진의 도덕성과 부조리와 연관된 끊임없는 뉴스가 매도를 부추겼고, 항공주 포트폴리오 전반에 대한 매수세를 약화시키는데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 달간 한진그룹에 불어 닥친 정부의 칼날은 매서웠다. 한진그룹에서 시작된 기업에 대한 집중 적폐조사는 항공업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다른 기업으로 전이시키는 악재로 등장했다.


이른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 이후 한진가(家)는 검찰과 경찰 세관, 법무부, 공정위 등 사정당국의 전방위적인 수사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 7월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조양호 한진 회장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진에어도 문제의 중심에 있다. 국토교통부는 미국 국적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항공법령을 위반하여 과거 2010년 3월 26일부터 2013년 3월 28일까지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후 2016년 3월 28일까지는 사내이사로 총 6년 간 ‘미합중국인 조 에밀리 리(CH) EMILY LEE)’라는 이름으로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것과 관련하여 진에어 항공운송사업 면허(이하 면허)취소 여부에 관한 법적 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후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소는 가까스로 철회됐지만, 운수권 배분 차별 등 진에어에게는 악재가 여전히 상존하는 상황이다. 상장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진에어는 상장 폐지까지 거론되었다가 살아남으면서 강한 반등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개미들에게 물량을 더 강하게 떠넘기며 상승세를 무색하게 했다. 


진에어는 올해 당장 1조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각종 악재로부터 반영된 실적 공백 현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입장에서는 굳이 물량을 모아갈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메르스에 일본 악재까지
바람 잘 날 없는 항공업종

 


 


 

 


▲티웨이항공 주가추이(상장 이후) 사진출처: MarketWatch

 

최근 태풍과 지진 등이 연이어 일본 열도를 강타하면서 일본 노선 비중이 높은 항공사들의 3·4분기 실적에 ‘빨간 불’이 켜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으로 여행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이들 종목의 주가는 ‘반전 모멘텀’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가장 큰 피해자는 티웨이항공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8월1일 공모가 1만2000원에 상장했지만 2달 만에 1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 종목은 8월20일 일본이 태풍 솔릭의 영향권에 접어든 뒤로는, 딱 한 번(9월5일, 50원) 올랐을 뿐 연일 하락세다. 


진에어와 제주항공 등 다른 LCC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LCC 대표격인 3개사의 주가가 맥없이 무너지고 있는 것은 일본노선의 매출 비중이 높아 3분기 실적이 쪼그라들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적항공사별 일본노선 매출 비중(상반기 기준)은 티웨이항공(091810)이 31.5%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제주항공(28.4%)과 진에어(24.0%) 순이다. 이 같은 LCC들의 일본노선 매출 비중은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13.4%), 대한항공(11.5%)과 큰 격차를 보인다. 장거리 노선이 다양한 대형항공사 대비 저비용항공사들은 중국·일본 단거리에 대부분의 매출을 의존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심화될 수 밖에 없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자연재해는 일본 매출의존도가 높은 LCC들의 3분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객량과 탑승률 모두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LCC들의 항공기 가동률 저하에 따른 3분기 실적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일본여행 수요 둔화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게다가 3년여 만에 재발한 ‘메르스 공포’는 항공업계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전망이다. 메르스가 국내에서 처음 발병했던 지난 2015년에도 해외 여행자 수가 급감하면서 여행·항공업계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특히 인바운드 관광객을 통해 고정적인 매출 실적을 만들어온 항공사들은 메르스 공포가 장기화되면 일본, 중국 관광객 방문 급감으로 실적이 수직하락할 수 있어 우려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다행히 빠른 초기 대응으로 확진자가 늘지는 않고 있어,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알 것으로 보인다.    

  
MARKET INSIGHT


역발상; 악재가 만발할 때 주워 담자

 

 

최근 항공업종의 가파른 주가 하락으로 항공업종의 투자지표는 역대 최저치로 내려온 상태다. 일반적으로 실적이 상승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올라가게 돼 있다. 지금 항공업종의 상황이 정확히 이러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거기에 각종 악재 이슈와 자연재해까지 만발한 상황에 매수세와 거래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상장한지 두 달도 안 돼, 주가가 공모가를 한참 밑돌고 있다. 무역 분쟁 이슈와 업황 부진으로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상장해 시기가 매우 암울했다고 평가할 만 하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배 이하로, 기업 청산가치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진에어와 제주항공도 PBR이 2배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실적 고성장에 따른 기대감을 대부분 상실한 상태다. 다만 티웨이항공은 PBR이 4배 이상으로 타 항공사 대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상장 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상승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실질적인 실적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PER(주가수익비율)도 LCC의 경우 대부분 10배 이하로 매우 낮다. 이는 향후 실적 개선에 따라 저평가가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PER 10배 이하는 전 업종 중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저평가 영역으로 판단된다.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와 무역분쟁 이슈가 해소되고, 단기 악재로 작용할 자연재해 및 메르스 문제가 사라지면 항공 수요에 대한 모멘텀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개인 중심의 매수세가 반등의 걸림돌로 작용은 하겠으나, 기관과 외국인이 매도세를 중단하기만 해도 반등 국면이 빨리 연출될 소지가 높아 보인다. 악재가 만발할 때 용기 있게 주워야 한다면 바로 항공업종은 바로 지금쯤이라 판단된다.   
 

양재필 여행산업전문기자 ryanfeel@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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