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상품마다 품질 평가에 수수료도 청구… 해외도 플랫폼이 여행사 쥐어 짜기
2020-08-19 17:24:48 , 수정 : 2020-08-19 22:21:46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트립어드바이저가 코로나19 발생 후 전 세계 여행 업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의 타격을 입으면서 주요 수익인 호텔, 항공편 알선료 수입이 격감하자 액티비티 플랫폼에서 품질 평가 및 상품마다 수수료 징수 등 새로운 영업전략을 공표했다. 

 


▲ 비아토르 홈페이지 캡쳐

 

 

지난 2014년 25년 된 투어 액티비티 서비스 비아토르(Viator)를 인수한 트립어드바이저는 상품 수를 대폭 늘리며 39만 5000개의 투어 상품을 선보여,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가운데 급부상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비아토르는 호평을 받은 투어나 액티비티의 경우 노출수를 높이고 기준 이하로 판단된 상품의 경우 혹평 및 제재를 받거나 노출 리스트에서 제외되는 등 새로운 기준을 도입해 시장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벤 드류(Ben Drew) 비아토르 사장이 각 상품 공급업체들에게 보낸 공지에는 뛰어난 공급자를 구별하는 상품 품질 기준이 상세히 공개됐다.
 

가령 보유한 투어 상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은 관광 사업자는 최소 6장의 사진을 리스트에 올릴 수 있지만 그 외는 관련 사진을 2장만 올릴 수 있다. 또한 뛰어난 영업활동력을 평가받은 업체는 바로 모바일 티켓 발권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해당 서비스 제공이 불가하다.
 

뿐만 아니라 우수한 관광 사업자의 경우 트립어드바이저가 2018년 인수한 에이전트 예약 시스템인 보쿤 사용이 가능해 OTA 글로벌 유통망으로 보다 효과적인 노출과 예약이 가능하게 됐다.


이같이 투어 액티비티 상품의 품질을 높이는데 중점을 둔다는 전략은 소비자를 우선시함과 동시에 비아토르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독일의 Get Your Guide나 홍콩의 Klook과 같은 투어 서비스 경쟁사들에게 투자금이 쏠리는 만큼 비아토르와 모기업인 트립어드바이저는 온라인 시장에서의 위치를 고객들에게 더욱 각인시켜 대고객 마케팅 활동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드류 사장은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여행자는 양질의 투어를 3배나 높은 빈도로 선택할 정도로 지난해에만 자사 상품 중 최고 평가를 받은 상품은 크게 예약이 증가했다”며 “상품의 질을 높이는 것은 고객과 상품을 공급하는 여행사 모두에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사의 통찰력을 활용해 최고 품질의 투어를 가려내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비아토르는 신규 상품의 리뷰 등록시 29달러의 수수료를 징수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6월 제도 시행 발표와 더불어 수수료 납부 시기에 대해 묻는 질문에 비아토르 측은 “제도 시행 시점부터 몇 달 동안은 수수료가 청구되지 않을 것”이라며 “수수료 적용되기 전인 8월 1일 안으로 여행사들은 새로운 투어 등록을 마치는 것이 좋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이를 바라보는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은 단연 곱지 않다. 관광 마케팅 진흥원 설립자인 크리스 토레스(Chris Torres)는 본인 링크드인(Linked In)에 글을 올려 비아토르가 상품 목록 관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구현해낸 점은 높이 샀으나 상품을 공급하는 여행사에게 상품당 29달러라는 높은 수수료를 매긴 것을 비판했다.


토레스는 “보유한 투어 상품이 적은 소규모 사업자에게는 부담이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많게는 500개 이상의 제품을 보유한 투어 사업자라면 수수료 징수는 부담스럽다”며 “현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관광업계가 무릎을 꿇은 이때, 유사한 서비스의 플랫폼들도 보유한 투어마다 요금을 청구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

 

클룩의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은 시기에 해당 전략을 시행한다는 것에 놀랍다”며 “어느 때보다 영업 환경이 어렵기에 소규모 여행 사업자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룩의 홍보 담당자는 “계약시 오퍼레이터가 향후 등록 수수료 지불 의향이 없음을 밝히면 등록비를 청구하지 않는다”며 “자사는 더 많은 OTA(온라인 여행사)들이 우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운영자 커뮤니티를 지원해 더 이상의 갈등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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