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Talk] '안시성' 남주혁 "조인성은 '양만춘' 그 자체, 너무 고맙다"
2018-09-26 18:01:18 , 수정 : 2018-09-26 22:04:30 | 이민혜 기자

[티티엘뉴스]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 실화를 그린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이 19일 개봉했다.

 

개봉하고 일주일이 된 26일 오후 6시 기준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영화 '안시성'은 37.7%로 실시간 예매율 1위를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으며 누적 관객수 300만을 향하고 있다. 영화 '안시성'은 고구려에 대한 자료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서 역사에 남아있는 것은 '안시성'과 '양만춘'이라는 인물에 관한 단 3줄 뿐의 기록으로 만들어졌다. 영화의 포문을 여는 주필산 전투와 2번의 공성전, 그리고 하이라이트로는 토산 전투까지 화려한 전쟁 장면들은 각각의 매력으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20일 오후 8시 기준 영화 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영화 '안시성'은 예매율 33.6%로 실시간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극 중 주필산 전투에서 패한 후, 연개소문의 비밀 지령을 받고 안시성에 들어온 태학도 수장 '사물' 역을 맡은 배우 남주혁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영화 어떻게 봤나?

A. 영화가 어땠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 역시도 전쟁 영화류를 너무나 좋아하는 관객의 입장으로써는 너무 멋있고 화려했던 것 같다. 기술 시사 때랑 언론배급 시사회 때 두 번 봤다. 처음에 큰 화면에 나올 때 못 보겠었다. 너무 긴장되고 낯설고 TV 드라마로만 나오다가 큰 화면에 나오는 거 보니까 되게 낯설고 어떻게 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마음만은 영화를 보러 가려고 했었다. 딱 처음 보다 보니 나밖에 안 보였다. 큰 화면에서는 더 디테일하게 보이니 아쉬웠다. 두 번째 볼 때는 그래도 다 내려놓고 영화를 봐야겠다며 봤던 것 같다.

 

Q. 액션이 많아서 체력이 좋았어야 했을 것 같다.

A. 체력적으로 당연히 해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힘들었다. 전쟁 씬이 많다 보니 합을 맞춰야 되고 다치면 안 되고 이런 상황이다 보니 더 긴장을 해야 되었다. 한 번에 찍는 게 아니니까 체력적으로 살짝 힘들었던 거 같다. 드라마 장면은 다시 못 가고 그런 건 없지만, 영화에서도 그때는 체력적으로는 힘들지 않았다. 전쟁을 하고는 상황이 아니고 이야기를 나누는 씬이다 보니 아쉬움이 있을 수는 있다. 현장에서 막내고 그러다 보니 쭈뼛쭈뼛해졌다. 인성이 형이 감사하게도 옆에서 도와주시고 형들이 있었기 때문에 긴장감을 빨리 내려놓고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안시성에 끌린 점은?

A.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전쟁영화를 좋아하니까 호감으로 시작했다. 어렸을 때 양만춘 장군과 안시성에 대해 배운 적이 있다. 당 태종이 눈에 화살을 맞고 돌아가신다는 것을 배웠는데 그 이야기 자체가 더 해보고 싶게끔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 많이 끌렸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문과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 6급 중3 때 땄다. 5년 지나니 없어졌다. 지금은 급이 더 생겼더라. 운동부여서 공부를 잘 해야 한다고 해서 집 주소, 영어, 한문으로 다 쓸 수도 있었고 한자도 6급까지 땄었다. 자격증 안 따면 경기 못뛴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는 국사만 잘했던 것 같다. 다 잊어버렸지만, 책 보면 기억날 것 같다. 시험 치면 늘 2급이었다. 쉽게 포기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운동하면서 느꼈던 점들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하면 된다는 것을 그때 일찍 깨달았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그때 일이 해내기 어려웠겠지만 했을 때 성취감, 만족감은 정말 짜릿하다. 그 맛을 그 나이에 봤기 때문에 그래서 끝까지 하는 것 같다. 끝까지 하다 보면 되고 그런 기분을 또 느끼고 싶으니까.


Q. 전쟁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인생 영화가 있나?

A. '라이언 일병 구하기'(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블랙 호크 다운'(감독 리들리 스콧) 좋아한다. 전쟁 영화는 찾아보는 스타일이다. 전쟁이라는 장르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더 대본 처음 받았을 때 기뻤다.

Q. 초반에 친구가 죽으면서 성장하고, '양만춘'을 보면서 또 성장한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나?

A. '사물'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들었다. 이 친구가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했는데 대본이 이미 너무 친절하게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캐릭터에 몰입해서 대사하면 할수록 이 친구가 이렇게 성장해나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Q. 극 중 '양만춘'에게 반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A. 처음에 '사물'이라는 캐릭터가 소문만 들었을 때는 반역자라고만 생각하고 죽이러 안시성으로 간 거다. 안시성에 가봤더니 내가 생각했던 그 인물이 아니었다. 너무나 다른 인물이어서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다가갔다. 정말 이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된다. 어려움은 딱히 없었고 인성이 형님이 '양만춘' 그 자체였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대로 많이 따라갔던 것 같다.

인성 형에게 고마운 게 시작이 '사물'로써 시작되고 주필산 전투가 나오는데 혼자 해내야 했다. 영화의 시작이었고 다들 부담이었을 것 같다. 나도 어떻게 혼자서 해야 하나 부담이었다. 일단 잘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다 찍은 후 못한 것 같다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그때 인성 형이 전화해서 너무 잘했다고 얘기해주셨다. 더 긴장감 내려놓고 더 편하게 하라고, 부담감 갖지 말고 더 자신 있게 하면 될 것 같다고 했는데 날개를 달고 힘이 나는 느낌이었다.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감독님도 다른 출연한 형님들도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영화 촬영 끝나고 배우끼리 식사 시간이 있고 하다 보니 밥 먹으면서 얘기도 많이 하고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너무 좋았던 추억인 것 같다.

Q. 서사가 풍부한 작품은 아니다. 감정 변화를 유일하게 겪은 인물이기도 한데.

A.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정말 그거는 거짓말이다.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냐면 그만큼 감정의 변화라는 게 사람이라면 없을 수가 없다. 감정의 변화가 풍부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속에서는 풍부해 보이지만 일반 사람이랑 느끼는 게 같다고 생각했다. 흘러가는 듯이 대사를 보면서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 '사물'이라는 캐릭터가 점점 완성되어가는 느낌을 크게 받은 것 같다.

Q. 발성이 너무 좋았다. 어떤 노력이 있었나?

A. 발성은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계속하고 있다. 체계적이고 그런 건 없지만, 최대한 안정감 있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일정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다거나 여러 가지 방법을 쓰고 있다. 평생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해내야겠다는 것은 끝까지 해야겠다는 게 있다. 어릴 때 운동했던 게 인생에서는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승부욕이 있는 것만으로도 안 좋을 수도 있다. 짓밟고 올라가거나 안 좋은 방면으로 나갈 수도 있지만 다행히도 좋게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먹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Q. 액션 준비는 얼마큼 했나?

A. 작품 들어가기 직전에 액션 스쿨 가서도 연습을 좀 많이 했다. 말 타는 장면도 많다 보니 말도 좀 탔다. 현장에서 슛 들어가기 직전에 전쟁씬 같은 경우에는 찍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대기하는 시간이 좀 있다. 무술 감독님이랑 합을 맞추는 부분을 얘기하고 바로 외우고 들어가는 편이었다. 무엇을 했던 간에 거기서도 아무리 결과가 안 좋거나 해도 얻는 게 있다고 항상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운동했던 게 이렇게 도움이 된다. 그때는 그만둔 게 좌절이었는데 모든 것들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Q. 행사마다 부담이 크다고 말하던데 어떤 부담감이 힘들게 했는지?

A. 부담감이라고 하면 어쨌든 큰 영화이고 첫 영화이고 너무나 좋은 선배님들이 나오는 영화이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폐 끼치면 안 되겠다.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라는 마음을 먹었던 것 같다. 그 이유였던 것 같다. 아직도 긴장감 속에서 부담감으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계속 부담될 것 같다.

Q. 현장에서 배울만한 점이 있었다면?

A.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모든 걸 배울 수 있었고 너무 좋았었던 경험이기도 했다. 모든 연기적인 부분에서 바로 눈앞에서 이야기하면서 대사하고 연기적인 얘기도 역시나 너무 좋았고 외적인 부분에서도 배울 게 너무 많았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등 정말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모든 형님에게 좋은 모습들이 몸에 밴 느낌이었다. 내 나이에서 사람들을 생각하고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형님들 보고는 또 반성하고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다. 특히 '라디오스타' 나온 멤버들과 친해졌다. 숙소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Q. 검색창에 '남주혁'을 검색하면 '배그'가 함께 따라온다. 게임을 즐기는 편인가?

A. 평상시에는 자전거 타러 나가고 집에 주로 많이 있는다. 게임은 끊었다. 시작한 이유가 스트레스 풀기 위해서였다. 사람마다 각각 다른 뭔가가 있는데 나는 그중에 게임이었다. 근데 지금은 중독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두 달 전부터 하다가 드디어 끊었다. 영화 찍고 쉬고 있다 보니까 그런 여가활동을 했다.

이 순간이 오기 전까지 지쳐있었다. '안시성' 찍고 나서 쭉 쉬었다. 지쳐서 쉬었다. 너무 쉼 없이 달렸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신을 돌아보고 싶기도 했고 돌이켜보고 싶다는 마음이 크게 들었다. 불과 얼마 전이니까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자유롭게 살아보고 싶기도 했고 여행 같은 것도 많이 다녀서 생각도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고 그랬던 것 같다. 얼마 전에 쉬었던 그 쉼이 잘 쉬었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Q. 운동선수에서 모델, 모델에서 배우가 되기까지 어땠나?

A. 운동하다가 중3 때 다쳐서 여러 가지 사정상 운동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운동이라는 꿈을 접고 그때부터 돈 벌어야 된다는 생각도 들고 많아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만두고 빨리 생각한 것 같다. 우연히 모델이라는 직업을 알게 돼서 20살 때 모델에 도전하게 됐고 그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우도 된 것 같다. 다행히 모델 시작한 것도 내가 좋아하면서 돈을 어떻게 벌 수 있을까 생각이 컸기 때문에 좋아하는 직업이었고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렇게 온 것 같다.

 

Q. 모델 출신이지만 배우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이다. 조인성, 주지훈 등 모델 출신이 많이 활약하고 있다.

A. 모델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출신 배우 하면 힘들 수도 있고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난 쉽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거는 전에 했던 거고 지금은 배우로서 열심히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보니까 좋은 선배님들이 좋은 길을 너무나 열어주셔서 폐 안 끼치고 열심히 해야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Q. 해보고 싶은 역할과 데뷔 이후 제일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

A. 어떤 캐릭터가 되든 주어진다면 잘하고 싶다. 그래도 옛날부터 생각했던 게 있다면 사투리 쓰는 캐릭터 해보고 싶다. 네이티브니까 (부산) 경상도 사투리 캐릭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누아르 아니더라도 무슨 장르가 되든 캐릭터만 잘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보고 싶다.

제일 뿌듯한 순간은 지금인 것 같다. 이 영화를 찍었고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했다는 그 자체가 나에게 있어서는 이 일을 하면서는 많이 뿌듯한 것 같다. 나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배운 게 많은 작품이다 보니까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추석에 영화가 많이 개봉한다. '안시성'만의 매력을 어필하자면?

A. 개봉하는 영화들이 다 장르가 다르고 느낌도 다르다. 우리 영화는 그런 부분에서는 전쟁, 액션씬, 전투가 총 4번 나오는데 각각 다 다른 느낌의 전투들이다. 새로운 전투 같은 느낌이 안시성의 매력인 것 같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이민혜 기자 cpcat@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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