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국내 여행 플랫폼 시장도 상전벽해
국내브랜드 강세∙해외브랜드 약세로 시장 재편
급상승한 네이버여행, 여기어때 맹추격
2020-12-01 11:14:14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산업이 위축되면서 여행상품 플랫폼을 이용한 소비자가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히면서 야놀자, 여기어때, 네이버여행상품 등 국내여행 플랫폼들은 확실한 반사이익을 본 반면 해외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히고 있다. 야놀자는 4년 연속 소비자 이용경험률 1위를 기록했고, 급성장한 네이버는 2위인 여기어때를 곧 따라잡을 기세다. 

 

'여행상품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는 여행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1만3036명 소비자에게 최근 1년 내(2019년 9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여행상품 예약 전문 웹/앱(플랫폼)이용한 경험을 조사했다. 

조사대상은 고고씽, 네이버항공권/호텔, 데일리호텔, 마이리얼트립, 부킹닷컴, 스카이스캐너, 아고다, 야놀자, 에어비앤비, 여기어때, 와그, 익스피디아, 카약, 카이트, 케이케이데이, 클룩, 트리바고, 트리플, 트립닷컴, 호스텔월드, 호텔스닷컴, 호텔스컴바인(가나다 순) 등 온라인여행사(OTA), 메타서치(가격비교), 숙박전문 앱 등의 주요 브랜드 23개다.

 


▲1년 간 여행상품 플랫폼 이용경험 

 

 

국내 여행플랫폼 브랜드, 전부 상위권


소비자들이 지난 1년 내 이용해본 여행상품 플랫폼으로 야놀자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용경험률 17.0%로 지난해보다 1.8%포인트(p) 늘어 순항하고 있다. 2위 여기어때는 1.5%p 늘어난 12.0%로 전년보다 2계단 상승했다. 네이버여행상품은 전년보다 무려 3.4%p 증가한 11.2%로 단숨에 3위에 오르며 2위 여기어때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들 빅3 외에 국내 브랜드로는 마이리얼트립과 데일리호텔이 각각 10, 12위로 중위권을 형성했으나 전년보다 감소하거나 정체돼 선두권에서는 멀어졌다.

이번 조사를 통틀어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네이버여행상품의 약진이다. 네이버라는 포털의 막강한 접근성과 검색 기능, 콘텐츠를 배경으로 야놀자와 여기어때를 맹추격하고 있다. 야놀자와는 5.8%p 격차가 있지만 올해 상승률 3.4%p를 감안하면 머지않아 선두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국내브랜드 이용경험률 추이                               해외브랜드 이용경험률 추이

 

해외브랜드 고전…스카이스캐너 급락


해외 항공권과 호텔 예약이 뚝 떨어지면서 글로벌 플랫폼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2위였던 아고다가 이용률 10% 아래로 떨어지며 4위에 머물렀고, 3위를 기록했던 스카이스캐너는 전년보다 3.8%p 하락한 6.7%에 그치며 7위로 밀렸다. 항공권 예약에 강점을 가진 플랫폼 특성 상 여행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밖에 에어비앤비, 호텔스닷컴, 호텔스컴바인, 부킹닷컴 등 해외브랜드가 9위 안에 포진했다.

 



글로벌 시장 다시 열리면 로컬 플랫폼에 엄청난 기회


올해 조사에서 여행플랫폼 이용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50.4%로 간신히 절반을 기록했다. 2017년 첫 조사 이래 42.7%, '18년 48.6%, '19년 53.6%로 해마다 증가하던 추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코로나가 여행산업에 끼친 핵폭탄급 영향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올해 여름휴가 경험률도 61.5%로 지난해 78.8%에 비해 크게(-17.3%p) 줄어들었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글로벌 플랫폼의 심각한 부진은 국내 시장에만 한정될 수 없다. 세계적인 현상일 수밖에 없고 이들의 미래는 극히 불투명하다”며 “하지만 전혀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상품과 서비스로 경쟁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이는 로컬 플랫폼에게는 큰 기회일 수도 위협일수도 있다. 국내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며 새로운 위협에 대비하는 한편 다시 열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전략 개발이 중요하다. 다시 만나기 어려운 거대한 시장을 맞을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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