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탄 껍질로 칼을 만드는 진허리강다오 공장(金合利鋼刀廠)
녹슨 포탄 껍질이 15분 만에 명품 칼로 변신
진먼다오의 관광 명소로 떠올라
2018-06-03 19:52:02 , 수정 : 2018-06-04 01:07:47 | 이상인 선임기자

[티티엘뉴스] 금문도의 관광 명소로 손꼽히는 진허리강다오 공장(金合利鋼刀廠)은 포탄 칼을 만드는 곳으로 명성이 높다.

8.23 포격전 후 금문도에는 10만 명 이상의 군인들이 정착하게 되면서 군인용 대검과 일반 가정의 부엌칼 등 엄청난 양의 칼이 필요하게 됐다.

진허리는 19세기 말부터 칼을 만들기 시작했고, 1937년 회사가 설립되어 좋은 칼을 만들 수 있었기에 군 당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주문을 받았다.

1980년대 말 군 당국이 포탄을 수거해 폐기하는 것을 보고 수년간 포탄 칼 제작을 시도한 끝에 1996년부터 훌륭한 상품을 제작하게 됐다. 그동안 칼을 제작하던 업체들이 모두 도산했지만, 진허리는 포탄 칼의 특별함으로 지금까지 명품 칼 제조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우정둥(吳增棟. 61세) 진허리(金合利) 사장은 “중국에서 보내 준 선물(포탄 껍질)로 지금까지 명품 칼을 만들고 있다”고 농을 한 뒤, “깨진 대포로 30년, 대포 속 재질로 20년, 지금은 대포 탄두로 칼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진허리 공장은 판매장, 사무실, 작업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판매장 안쪽 작업장에는 녹슨 포탄들이 쌓여 있어 눈길을 끈다. 포탄 1발을 이용해 약 60개의 칼을 제작할 수 있다. 우 사장은 포탄 피를 이용해 칼 만드는 과정을 직접 시연해 보이겠다며 손매를 걷어붙였다.

먼저 토치를 이용해 포탄 껍질에서 칼 한 개 만들 양만큼의 쇠 한 조각을 떼어냈다.

떼어낸 쇳조각은 섭씨 1300도가 넘는 풀무에 넣고 시뻘겋게 달궈 내 망치와 자동 함마기를 이용해 번갈아 가며 두들겨 칼의 형태로 잡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쉴새 없이 풀무에 넣었다, 두들기고, 물에 식혔다가 두들기는 숙달된 작업 끝에 칼의 윤곽이 드러났다.

칼의 형태만 잡힌 것을 가지고 연마작업이 시작됐다. 굵은 것부터 중간과 미세한 3가지의 연마기를 통해 갈아내는 작업이 한참 지속하면서 번뜩이는 칼이 탄생했다.

마무리 작업으로 칼 윗면에 로고를 찍고, 기름을 바르자 포탄 껍질 한 조각이 채 15분도 안 돼 명품 칼로 변신했다. 50년 노하우를 지닌 장인의 솜씨라 가능한 일이다.

우 사장은 “진허리 칼은 포탄 껍질이 무기 철이라 재질이 좋고, 밀도가 정확해 강도가 오래 가며, 언제든 A/S 가능해 3대에 걸쳐 사용할 수 있다”며, “아버지 때부터 시작한 진허리가 3대째인 아들에게로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는 생각나는 대로 포탄 껍질로 예술 작품을 만들 계획”이라며, “내년 이후 박물관 개관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허리는 진먼다오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하고 있어 포탄 칼의 변신에 이어 칼을 만들어 파는 곳이지만, 진먼다오의 관광 명소로도 변신하고 있다.

 

● 취재 협조 : 타이완관광청. 금문현 정부. 진허리강다오

타이완 진먼다오 = 이상인 선임기자 lagolf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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