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 치유의 상징 ‘ 미야기 올레 ’] 웅장한 협곡과 바다∙1200년 전통의 온천까지…여행의 모든 것을 갖춘 곳
2020-10-21 16:05:29 , 수정 : 2020-10-21 17:23:00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심신이 지친 이들을 오랫동안 힐링시켜왔던 올레길. 그중에서도 일본 미야기현의 미야기 올레(Miyagi Olle Trail)는 힐링여행의 대표 브랜드인 제주 올레의 ‘자매 길’로 더할 나위 없는 여행 코스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미야기현은 이제 해안과 숲 모두 지진 이전의 모습으로 회복했다. 자연이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을 이전부터 몸소 경험한 미야기현은 코로나블루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오늘의 우리에게 그 어떤 곳보다 훌륭한 치유의 장소다.

 

동북지방의 중심인 미야기현은 도쿄에서 약 300여㎞ 떨어져 있으며, 인천~센다이 노선 항공편이 매일 운항되는 곳으로, 일본의 3대 절경인 마쓰시마(松島)와 알칼리 온천수로 미인 온천이라 불리는 나루코 온천, 천연 식물과 리아스식 해안으로 유명한 산리쿠(三陸) 국립공원 등이 있어 일본 내에서도 관광명소가 많은 곳이다.

 

 

그중에서도 미야기 올레는 제주 올레가 가진 치유의 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에 주목한 미야기현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줄어든 외국인 여행객과 상처받은 지역 공동체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제안해 만들어졌다. 제주올레가 ‘올레’라는 명칭을 붙이는 대신 미야기현에 올레 코스 개발 및 길표지 디자인, 운영 방침과 철학 등을 공유했기 때문에 올레길 경험자라면 초행길도 결코 낯설지 않다.
 

미야기 올레는 태평양을 바라보며 걷는 해안길이나 푸르른 숲길, 지역주민과 직접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마을길 등 총 4코스가 있는데 자신의 체력과 트레킹 수준에 따라 초급과 중급 길을 넘나들며 일정 조정도 가능하다.

 

 

 

우선 선명한 신록이 우거지는 늦봄부터 울긋불긋 단풍이 드는 늦가을까지 계절에 따라 바뀌는 다양한 풍경이 압권인 오사키∙나루코온천 코스는 총 거리 10km로 약 4시간이 소요되는 난이도가 낮은 기본코스라 트레킹 초보자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오사키나루코 온천 코스 지도

 

일본 대표 대협곡이자 가을철 단풍 나들이 명소인 나루코 협곡에서 시작하는 오사키∙나루코온천 코스는 고즈넉한 마을 골목길 사이로 온천 향기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데 코스 중간에는 온천의 명소답게 손탕과 족욕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길로 이어진다.

 

 

해당 코스를 이용시 아시아나항공으로 센다이 공항에 내려 현지식을 즐긴 후 저녁에 온천에서 여독을 천천히 풀고 이튿날부터 본격적인 올레길 걷기에 시작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적다.

 

미야기현 오사키시의 나루코 온천 마을은 나루코 온천, 히가나코 온천, 가와도 온천, 중산 히라온천, 귀수온천까지 총5개의 온천이 모여 이뤄졌으며 효능과 수질이 좋기로 정평나있다. 특히 400개에 가까운 원천(源泉)이 있어서 일본 온천의 백화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데 9개의 다채로운 수질을 갖춰 다양한 수질의 온천을 경험할 수 있다는 편리성 때문에 인기가 높다. 

 


나루코 온천

 

 

이중에는 고대부터 시작해 오랜 역사를 가진 대중목욕탕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당시 온천의 특징도 느낄 수 있다. 나루코 온천 노유마치 거리의 대형여관들과 기념품 가게 등이 온천 마을에 활기를 더하고 좁은 골목길에는 하얀 온천 연기가 치솟는 광경도 이색적이다. 

 


나루코 온천 거리

 

 

이렇게 옛 모습 그대로의 오래된 상점들과 식당들이 있는 골목길을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오사키∙나루코온천 코스를 즐기는 또다른 방법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된 가게들은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지역의 특산품인 코케시 목각인형과 같이 오래됐지만 시간이 날수록 빛이 나는 잔잔한 매력을 가진 코스다.

 

 

오사키 나루코 코스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면 천년을 지켜온 마쓰시마 해안의 푸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오쿠마쓰시마 코스로 이동해보자.

 


▲오쿠마쓰시마 코스 지도

 

일본 삼경 중 하나인 마쓰시마를 즐길 수 있는 오쿠마쓰시마 코스는 미야기 올레 개장에 맞춰 새로 조성된 아오미나 커뮤니티센터에서 출발한다. 아오미나는 코스의 시작이자 종점으로 김 우동 같은 지역 대표 음식과 간단한 간식을 판매한다. 지친 발의 피로를 풀어줄 따뜻한 족탕과 오쿠마쓰시마 유람선 안내소도 있어 오쿠마쓰시마 여행의 거점이 되고 있다.

 


▲아오미나 커뮤니티센터 

 

코스 초반은 일본 신석기시대 중 일부인 조몬시대 역사를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조몬시대 마을 터에서 이어지는 사토하마 조몬 역사공원에서는 일본 최대급 패총을 만날 수 있다.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데 동일본 대지진 때도 이 해안가는 인명피해가 없었다. 20분만 걸으면 105m의 작은 산인 ‘오타카모리’ 정상에서는 탁 트인 태평양과 자오연봉, 마쓰시마만, 오시카반도를 360도 파노라마로 조망하다 보면 일본 3경으로 꼽힌 것을 수긍할 수 있을 정도다. 그밖에 산해진미와 지역주민들의 순수한 환대는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올레 트레킹에 보다 자신감이 있다면 중상 난이도인 게센누마∙가라쿠와 코스를 걷는 것도 좋다. 풀숲의 자연 한복판에서 걷는 다른 코스들과 달리 기암절벽을 때리는 거대한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변화무쌍한 리아스식 해안의 압도적인 절경과 산리쿠 지오파크를 지나는 사시사철 야생화가 가득한 볼거리가 많은 코스다.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의 가라쿠와 반도의 사사하마 항구

 


▲오사키 미사키 곶은 최적의 절경 포인트

 

이 코스를 걷다보면 자연을 경외하며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현지인들의 염원이 어린 문화와 서로를 돕는 마음에 흠뻑 빠져든다.
 

특히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잊혀졌던 길까지 마을 사람들이 올레길로 되살려낸 것도 독특하다. 가라쿠와쵸에는 70개의 크고 작은 수호신을 모시는 신사가 있는데 옛날 이 지역 사람들이 걸었던 작은 신사로 가는 참배길과 생활로가 올레길로 고스란히 이어진다.

 


▲오사키 신사 

 

 

또한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오사키곶과 숲길을 지나 만나는 마을길까지. 바다와 함께 살아온 가라쿠와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젖어들기에 충분하다.

 

한편 지난 3월에는 마을 산의 자연과 지역의 역사,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토메코스가 새로 탄생해 미야기현의 전원매력을 도보 체험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 토메코스는 봄향기, 초록의 힐링, 풍요로운 가을에서 철새들의 소리까지 사계절마다 각기 다른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미야기 지정 문화재인 코린지절의 산문과 품격있는 정원을 둘러보고 뵤됴누마 농촌 문화 자연 학습관에서는 미야기현 지정 유형 민속 문화재인 부뚜막신을 비롯해 일본 옛 농촌의 생활상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그밖에 기찻길 옆 전원풍경을 즐기면서 선로 옆길도 걸어보고 옛 기타카미가와 강을 따라 하천길을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일본 특유의 시골 풍경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취재 및 자료 협조= 이정임 대표 

 

자료협조= 미야기현 관광부

기획=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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