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명실상부 대표 동남아 NO.1 여행지인 베트남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어 북부, 중부, 남부의 각각의 매력이 참 다양하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북부의 하노이, 중부의 다낭, 남부의 호치민의 경우 이미 한국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밖에 아직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으로가 기대되는 곳으로 베트남의 사파(Sa Pa)가 있다. 고산도시이자 소수민족의 도시로 유명한 특히 사파의 추천 여행코스를 정리했다.
글·사진= 조성룡 작가
편집= 편성희 psh4608@ttlnews.com
01. 사파호수, 사파광장주변 및 함롱산
아침 일찍 출발하는 사파익스프레스의 럭셔리버스를 타는 경우, 사파에서의 일정을 좀 빡빡하게 가져갈 사람이라면, 도착 당일 오후 2시부터 가능한 여행 계획을 세워두는 것도 좋다.
사파가 처음이라면 첫날의 알찬 여행코스로는 사파호수와 사파광장주변 그리고 함롱산을 산책하며 사파를 느껴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파 지역의 중심가는 사파호수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카페나 음식점도 주변에 많다. 호수와 그 주변을 돌아보는 데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묵었던 호텔에서 사파호수까진 도보로 약 15분 정도 거리였는데 사파 시내라면 어떤 숙소에 묵더라도 도보로 15분이면 사파호수에 도달할 수 있을 만큼 크지 않은 동네다.
사파광장 주변은 여행자의 쉼터인데, 낮보다 밤이 더 활기찬 곳이다. 주말이면 현지인이 손수 만든 수공예품을 파는 장이 죽 늘어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곳에서 파는 아기자기한 수공품들은 하노이 같은 도심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 가족이나 지인에게 줄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노트르담 성당
사파광장 옆에는 노트르담성당이 있다. 베트남엔 아직도 19세기 중반 톈진조약 이후 베트남을 식민지로 삼았던 프랑스의 잔재가 곳곳에 많이 남아있다. 노트르담이란 이름을 붙인 건 아마도 당시 이곳에 이주해 와서 살던 프랑스인들이 아닐까.

노트르담성당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계단식 오르막길이 나오는데, 조금 더 올라가면 함롱산 매표소와 입구가 나온다. 입장료는 7만 동(약 3500원)으로 베트남 물가와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입장료를 생각할 때 약간 비싼 느낌이 든다. 하지만 사파 여행에서 한 번쯤은 꼭 가볼 만한 곳이다. 올라가는 길도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풍경이 계속 펼쳐져 지루할 틈이 없다. 게다가 이곳 전망대에선 아름다운 사파의 전경을 볼 수 있다.
사파 시내에서 도보로 4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판시판 산(Mt. Fansipan)에 오르는 여행도 추천한다.
02. 라오차이, 타반 마을 가이드트레킹
깟깟 마을(Cat Cat village)은 사파시내에서 가깝다 보니 늘 여행자들로 북적거린다. 이미 관광지화 됐기도 하고 몇 미터 가기가 무섭게 무얼 사라며 달라붙는 통에 즐거운 트레킹을 하기 힘든 곳이 돼버렸다.
필자가 하노이에서 만난 CNN 여행기자 Javier Puig Saura(현재 베트남에 3년째 거주 중)도 “깟깟 마을은 절대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며, 타삔(Tả Phìn)이나 라이차우(Lai Châu), 하쟝(Hà Giang) 지역을 추천했다. 그러나 타삔이나 라이차우 지역은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타야 갈 수 있는 지역이고 하쟝 같은 곳은 사파시내에서 100km도 더 떨어진 곳이다. 사파시내에 묵는 여행자에겐 접근성이 떨어진다.

라오차이와 타반 마을은 몽(H’mong)족이 사는 마을인데 깟깟 마을보다는 조금 멀지만 비교적 사파시내에서 가까워 현재는 많은 여행자가 트레킹을 위해 찾는다. 마을에는 몽(H’mong)족 여인들이 많은데, 전통복장을 한 트레킹가이드와 함께 오전에 출발해 오후에 돌아오는 반나절 트레킹코스가 보통 미화 15달러에서 20달러 정도이다. 부족 마을에서 1박을 하고 좀 더 먼 곳까지 다녀오는 코스가 30달러에서 많게는 50달러 선이다.
좀 비싸지만 가이드의 집에서 하루 묵으며, 더 가까이에서 그들의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선택이다. 직접 홈스테이를 예약하면 보다 경비를 아낄 수 있고 홈스테이를 운영하는 경우 그 마을 및 주변의 볼거리와 관광을 위한 여행가이드를 해주는 경우도 있고 비교적 저렴하게 트레킹가이드를 해주기도 하므로 괜찮은 선택이다.

라오차이에 위치한 홈스테이인 ‘Homestay FLOATING’은 각국의 많은 여행객들이 추천하는 곳으로, 이곳 주인과 인터뷰를 해 보니 머물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박 가격은 조식 포함 5달러이고 3박 이상 머무는 경우 30% 할인받을 수 있다.
Homestay FLOATING 홈페이지= https://www.facebook.com/Floating.Sapa/?fref=ts
03. 타삔(Tả Phìn) 마을 가이드트레킹
시내에서 20km 쯤 떨어진 북쪽 마을로 트레킹을 떠나거나 그곳의 홈스테이를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 필자의 경우 우연한 기회로 만난 베트남 친구들과 함께 자오(Dzao) 족이 살고 있는 ‘타삔(Tả Phìn)’이란 마을을 다녀올 수 있었다. 홈스테이를 하는 집에 들어가서야 여행객들을 몇 명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여행자가 거의 없었다.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삶을 보다 자연스럽게 접하고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물론 빼어난 자연경관은 말할 것도 없다.

04. 판시판 레전드(케이블카)
판시판 산은 해발 3143m로 인도차이나 반도를 통틀어 가장 높은 산이다. 등산을 좋아하고 어느 정도 험한 산도 문제없다면 정상까지 등반을 해봄직도 하다. 걸어 올라가는 게 힘들거나 일정상 등반에 소요되는 시간을 할애하기 힘든 경우에는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된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약 100미터 정도만 계단으로 올라가면 정상에 다다른다. 이 케이블카는 중간에 쉬지 않고 6292.5m를 가는 세계 최장거리의 케이블카이다. 타는 곳과 내리는 곳의 고도차이 또한 1410m로 세계에서 가장 큰 기록을 가졌다. 빠른 속도임에도 판시판 산까지 약 30분 정도가 걸린다. 가는 동안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그야말로 장관을 볼 수 있다. 특히 8~9월은 빛도 좋고 사파여행의 최적기라 할 만하므로 이 기간에 케이블카에 탑승한다면 어디서도 보지 못한 장관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판시판 정상까지 왕복티켓의 가격은 60만 동(약 3만 원).
판시판 레전드에서는 케이블카 탑승 외에도 공원, 사원과 탑, 석상, 쇼핑공간, 식당 등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관광지로서 미비한 점이 보인다. 음료수나 식당의 음식 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가 많다. 가능하면 올라가기 전에 사파 시내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가는 걸 추천한다.
05. 라이차우 지역 바이크 드라이빙
사파에서 자동차를 렌트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오토바이는 하루에 약 10만 동(약 5000원)으로 저렴하게 빌릴 수 있다. 물론 오토바이를 웬만큼 타본 경험이 있어야 사파의 도로를 달릴 수 있다.
사파는 개발이 한창이다. 군데군데 비포장도로도 많고 포장된 도로라 할지라도 구불구불한 산악지형이기 때문에 오토바이를 처음 타거나 운전이 미숙한 사람이라면, 타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진 풍경이 끊임없이 펼쳐지는 하이랜드는 놓치기 아쉬운 스팟이다. 게다가 장관을 바라보며 근처에 있는 천막 아래에 앉아 군불에 바로 구워먹는 버팔로육포의 맛을 한 번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다시 찾지 않을까 싶다.
오토바이를 직접 운전할 것이 아니라면 오토바이 기사까지 함께 빌리면 된다. 다만 이 경우엔 사람마다 부르는 게 값이니 흥정을 잘해야 한다. 보통 반나절 원하는 곳을 다니는데 50만 동(약 2만 5000원) 정도를 요구한다.

06. 라이까오 버스나들이
중국과의 국경지대인 라이까오 지역은 사파에서 북동쪽으로 약 60km 정도 거리에 있다. 사파광장에서 02번 버스를 타면 1시간 내로 라오까이 기차역 앞에 도착한다. 기차역 주변보다는 홍강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재래시장이 꽤 크고 볼만하다. 음식이나 과일 등 가격도 사파보다 훨씬 저렴하다. 껍질을 깐 파인애플 한 개에 1만 동(약 500원), 사탕수수 한 봉지에 2만 동(약 1000원) 정도. 카페에서 파는 아보카도 생과일 스무디도 4만 동(약 2000 원) 정도이다.
라오까이는 하루 나들이 코스로 괜찮다. 여행 일정이 넉넉지 않다면, 사파에서 하노이로 가는 날 사파익스프레스를 타는 대신 라오까이에서 반나절 둘러보고 기차로 하노이에 가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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