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랍에미리트 간 항공회담 어떻게 될까?
1일 1회 운항에서1일 2-3회 증편 요구할 듯
2019-08-06 20:04:13 , 수정 : 2019-08-06 20:09:58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8월 7일, 8일 양일간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Abu Dhabi)에서 열리는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간의 항공회담에 항공업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아랍에미리트 측은 한국에 취항하는 2개의 항공사를 가지고 있다. 그중 한 곳은 세계최대 규모의 A380을 보유하고 있는 두바이를 본거지로 하는 아랍에미리트 항공(EK)이고 나머지 한곳은 아부다비를 본거지로 하는 에티하드 항공(EY)이다.

 


▲ 아랍에미리트 항공 A380

 

아랍에미리트 항공은 전세계에서 운항하는 A380의 절반에 가까운 110대의 A380을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로 13대가 인도 예정이다. 참고로 현재 A380은 14개 항공사 232대가 운항중이다. 에티하드항공은 2010년 12월 아부다비-인천 구간의 첫 운항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8월 1일부터는 보잉 787-9 드림라이너 기종을 매일 운항에 투입했다. 올해 7월 3일부터 A380으로 기재를 업그레이드해서 운항 중이다.

 


▲ 에티하드 항공 A380

 

 

아랍에미리트의 요구사항은? 


2018년에도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간의 항공회담에서 UAE 측은 인천~두바이(주 7회), 인천~아부다비(주7회) 노선의 운항 횟수를 각각 7회씩 더 늘려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양측의 이견으로 결렬되었다. 

 

올해 항공회담에서 한국~아랍에미리트 간 항공 노선의 주 7~14회 증편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증편이 될 경우 인천~아랍에리미트 간 노선은 현재 14회(인천-두바이 7회, 인천-아부다비 7회)에서 최대 42회(인천-두바이 14회~21회, 인천-아부다비 14회~21회)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에 대해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는 ‘한국·UAE(아랍에미리트) 항공회담’ 관련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항공기 크기 등으로 수송능력에서 양국간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고, 특히 환승 수요 목적의 추가 운항은 불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에미리트항공은 인천-두바이 구간에 A380(489석)을, 에티하드항공은 인천-아부다비 구간에 A380(494석)으로 비행기를 운항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A330( 218석)을 각각 운항하고 있다.


정부와 항공산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한국과 아랍에미리트 간의 직항 수요가 아닌 환승수요다. 한국에서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그 중간에 있는 아랍에미리트(에미리트항공, 에티하드항공), 카타르(카타르항공), 터키(터키항공) 등이 환승수요를 상당부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에미레이트항공(인천~두바이) 탑승객 중 72%, 에티하드항공(인천~아부다비) 탑승객 중 63%가 UAE를 거쳐 유럽이나 아프리카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가 추구하는 허브공항 정책과 일치한다. 중동계 항공사들의 장점은 국적기 보다 저렴한 요금과 환승으로 목적지를 쉽게 갈 수 있는 정책이다. 한국에서 두바이나 아부다비까지는 9시간30분이 소요되고 여기서 3-4시간의 환승대기를 거친 후 7-8시간 추가 비행으로 유럽지역에 도착하게 된다.

 


▲ 비행소요시간 인천-두바이까지 9시간 30분~10시간이 소요된다.

 

▲ 비행소요시간 : 두바이-파리 구간은 7시간 10분이 소요된다.

 

▲ 비행소요시간 : 인천-파리 구간은 직항시 12시간 10~20분이 소요된다.

 

직항의 경우 12시간 30분 내외의 비행시간으로 유럽지역에 도착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중동계 항공사들이 국적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유럽으로 가는 패키지여행 등의 수요를 흡수하는데 있다. 물론 중동계 항공보다 더 저렴한 중국계 항공도 심각하다. 50-60만원대 요금으로 파리나 로마까지 갈 수 있어 저가항공요금을 선호하는 한국 내 수요를 잠식하였다.  

 

한편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18년) 중동노선 항공사별 점유율은 에미레이트항공 35.6%, 카타르항공 25.6%, 에티하드 항공 19.9%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18.9%에 그쳤다. 또한 환승객 비율은 대한항공은 25.8%, 에미레이트는 72.1%에 달한다. 이번에 UAE 항공회담에서 중동계 항공사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국내 항공업계 유럽 노선 적자가 확대돼 직항 노선이 축소·폐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이 지급되는 국영항공사이면서 왕족이 운영하는 중동 항공사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여행업계의 관계자는 “패키지 여행의 경우 국적기 선호층과 경유 항공기 선호층이 다르다. 환승시간과 총 비행시간이 길기 때문에 비싸더라도 국적기를 선호한다. 비행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금액이 50만원 정도 저렴한 중동계 항공기를 타는 계층은 분명 다르다”고 말하며 “증편이 되면 중동계 항공기들이 빈 좌석을 채우기 위해 덤핑 항공요금으로 더 저렴하게 요금이 나올 것” 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이 유리하게 다가오겠지만 가격경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노선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반면에 증편이 되더라도 중동계 항공사가 현재 출발하는 시간이 밤 12시를 전후한 늦은 시간인데 슬롯 등의 이유로 비슷한 시간대에 증편될 가능성이 높다. 아침이나 낮시간에 출발하는 경우 두바이나 아부다비에 오후 늦은 시간에 도착하면 1박을 하고 이동해야 해서 유럽이나 아프리카 등지로 연결편이 원활하지 않다. 이점 역시 아랍에미리트 측에서 껄끄럽게 여기는 부분이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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