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에 향기를 또 한잔엔 이야기 담은 안동 '정재종택'
2018-07-26 16:59:08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술 한잔에 향기를 담고 술 한잔에 이야기를 담다. 정재종택

 

 

▲ 송화주


조선 후기에 병조참판을 지내고 퇴계 이황의 학문을 계승한 정재(定齋) 류치명 선생(1777∼1861)의 종택인 정재종택에는 송화주(松花酒)가 유명하다. 1993년 지금 종부의 시어머니인 이숙경 여사가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20호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맛과 향이 뛰어난 술이다.
 
정재종택에서 맛볼 수 있는 술은 솔잎을 사용해 만드는 술이다. 솔잎과 함께 국화 등의 꽃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나무 ‘송(松)’자와 꽃 ‘화(花)’자를 합해 송화주라고 지은 것이다. 송화주는 찹쌀과 멥쌀, 그리고 국화(황국), 금은화, 인동초 등을 재료로 쓴다. 숙성은 최소한 100일 정도 한다. 송화주는 초봄이나, 가을이 숙성시키기 좋은 계절이다. 청주계열의 송화주는 기온이 올라가면 보관이 어려워 식초로 변하기 전에 송화소주로 만들어 보관한다. 술로 만든 식초의 향기가 좋다. 여기에 막걸리와 포도주를 같이 만들어낸다. 포도가루를 이용한 포도주는 새콤한 맛이다. 막걸리는 시판하는 막걸리와는 달리 단맛이 적다. 단맛이 적으니 막걸리 특유의 향과 맛이 더 살아나는 느낌이다.

 

▲ 막걸리

 

▲ 송화주와 포도주

 

저녁에 종재종택에서 숙박을 하면서 유난히 하얀 피부가 부러워 정재종택의 안주인인 김영한 여사의 나이를 여쭈어보았다. 66세란다.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피부가 곱다. 모 연예인이 선전한 피테라 에센스가 생각이 났다. 술을 만들면서 쌀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들이 분명 피부를 맑고 투명하게 만든단다. 유난히 하얗고 뽀얀 피부가 술을 빚으며, 종부로서의 고단한 삶을 견딘 종부에게 주는 선물이 아닌가 싶다.   

 

▲ 종부 김영한 여사   

 

정재종택 건물은 류치명의 고조부인 양파(陽坡) 류관현(1692~1764)이 1735년에 창건했다. 그래서 ‘양파구려(陽坡舊廬)’로도 불리었고, 그 편액이 지금도 걸려 있다. 원래 종택건물은 임동면 한들에 있었으나, 임하댐이 생기면서 1987년 현재의 위치로 옮기게 됐다.

 

▲ 정재종택

 

경상북도 안동시 임동면에 자리한 정재고택은 퇴계 이황의 학문을 계승한 정재 류치명 선생의 종택으로, 고조부인 류관현(柳觀鉉) 선생이 조선 영조(재위 1724~1776) 11년에 지은 한옥이다. 정재고택은 대문채, 정침, 행랑채, 사당, 정자로 구성되어 있다. 정자와 사당을 지나 섬돌을 오르면, 대문이 나온다. 대문채를 지나 집 안으로 들어서자 앞쪽에 정침이 있고, 뒤쪽으로 행랑채가 보인다.


경북 안동시 임동면 수곡리 1037-3 (경북기념물 제170호)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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