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 체크] 세간의 이목 쏠린 양민항 인수합병…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직접 밝히는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은?
"각사 항공발권시스템 토파스∙세이버는 그대로 유지" "통합 후 구조조정 및 요금 인상 없음 재차 강조"
"중복노선 및 시간대 정리해 고객 선택지 넓힐 것"
2021-03-31 14:41:39 , 수정 : 2021-03-31 18:18:36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소문이 무성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틀린 정보가 많이 공유되는 곳이 산업 현장이다. 본지에 들어오는 제보 중에 유의미한 이슈를 골라서 사실관계 또는 궁금증을 확인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특히 여행업계 안팎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은 다수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슈다. 양사에서 수차례 대외적인 채널을 통해 입장을 해명하고 움직임을 보여왔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들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탓에 소문만 무성하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31일 자체 채널을 통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해 그간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들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직접 답하는 시간을 마련했으며 본지는 업계 내외에서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을 발췌해 아래와 같이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온라인 기자간담회 캡쳐)

 

 Q. 양사 합병으로 중복되는 부분의 정리가 필요하다. 특히 인수 후 브랜드와 마일리지 통합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별도의 브랜드로 이어가게 되나. 또한 노선이나 항공기재에 대한 중복은 어떻게 염두하고 있나.

A. 기업 결합 심사 완료 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후 약 2년 간 별도의 독립적인 회사로 운영하게 된다. 통합 절차를 거쳐 양사가 합병하면 대한항공이라는 하나의 브랜드만 남게 된다.

현재는 법률적 제약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적립 규모나 사용 실적, 제휴사와의 거래 규모, 거래 단가 등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 추후 가능한 시점이 오면 대한항공 마일리지와 비교해 합리적인 전환율을 결정할 계획이며 양사의 우수 고객 통합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합리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노선의 경우 아시아나항공 통합 전 양사가 별도로 운영되는 기간에는 코드셰어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사실 별도 법인으로 운영되는 동안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는 없다.

내부 검토에 따르면 양사 통합 후 운항시간대를 재구성한다면 동일한 수준의 공급을 제공하기 위해서 소요되는 항공기 대수가 약 10% 정도 절감돼 효율성 제고가 가능하다. 유력 기재를 활용해 기존 노선 외 신규 목적지 취항도 가능하고 스케줄을 다양화해 고객 편의성도 높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5년 이내 임차 만료되는 항공기들이 많아 송출이 가능하는 등 기재들을 단순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신규 통합 노선 운영 계획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기재 운영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Q. 그동안 수차례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말해왔지만 인력 조정이 없는 통합이 가능한지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인위적인 인력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일전의 약속을 다시 한번 더 강조한다. 통합 후 코로나가 진정될 경우 2019년 수준의 공급량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현 수준의 인력은 필요하다. 실사를 통해 양사 통합시 중복되는 인력이 약 1200명으로 파악됐지만 양사에서 매년 발생하는 정년 퇴임과 자연 퇴사로 인한 감소 인원을 고려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통합 후 부문별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인력을 운영할 것이며 노조와도 잘 협의해 고용 승계를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하겠다.

 

 

Q. 항공시장이 글로벌 규모라고 해도 인수 후 독과점으로 시장 우위를 차지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통합 후 운임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운임 인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A. 항공 운임은 정부의 인가를 받은 가격으로만 판매할 수 있다. 시장에서의 지위를 남용해 인위적인 가격인상은 없을 것이며 항공 안전과 서비스 품질 등 전반적인 소비자 효율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토부의 모니터링 시스템에도 적극 협력하겠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슬랏 점유율은 약 40% 미만으로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바라볼 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해도 그 점유율이 큰 편이 아니다.

글로벌 항공시장은 완전한 경쟁시장으로 만약 특정 항공사가 초과 이윤을 누린다면 다른 항공사들이 진입해 공급력을 늘리게 된다. 따라서 항공시장에서 독과점에 따른 초과 이윤이 어렵다. 게다가 소비자의 선택 폭이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통합으로 인한 경쟁 제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아시아, 유럽, 미주 등 여타 지역의 항공사들이 허브공항에서 차지하는 슬랏 점유율과 비교하면 오히려 낮다. 일례로 델타항공의 애틀란타 공항 슬랏 점유율은 79%, 아메리칸항공의 달라스공항 슬랏 점유율은 85%, 루프트한자의 프랑크푸르트공항 슬랏 점유율은 67%다.

 

 

Q. 각 항공사마다 협력사들이 있는데 해당 업체들의 거취는 어떻게 되나. 가령 항공 발권프로그램만 해도 토파스와 세이버로 각각 다르게 계약돼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을 어떻게 조율하고 이끌어 나가게 되나.

 

A. 항공사 통합 후 코로나 영향에서 완전히 회복할 경우 항공 공급량은 그대로 유지된다. 지상 조업사들은 하나의 회사로 합쳐 더욱 경쟁력을 갖추게 하고 규모의 경제효과 등 효율성 제고할 것이다.

한국시장에 항공예약발권시스템을 제공하며 상호 경쟁을 펼쳐 온 토파스, 아시아나 세이버는 각자 고유한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고 별도의 해외 합작 파트너사가 있기 때문에 계약된 업체들과 논의해 독립적으로 유지시키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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