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체험기? 시청자의 관심은···
MCN 시작한 여행박사·인터파크 방송 분석
2016-04-15 20:37:57 | 임주연 기자

▲여행박사의 마리특 방송은 여행박사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진행한다. 왼쪽 위는 실시간 시청자수. 마리텔보다는 1인 홈쇼핑에 가까운 진행을 보였다.

 

여행업계에 ‘1인방송 마케팅', 일명 MCN(Multi Channel Networks, 다중 채널 네트워크)이 이목을 끌고 있다. 여행박사는 3월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 ‘마리특(마이 리얼 특가)’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4월 8일엔 2회를 방송했다. 인터파크투어는 아프리카TV를 통해 ‘아프리카TV 인기BJ와 떠나는 여행’을 3일 29일까지 방송한다.


티티엘뉴스가 두 여행사의 색다른 시도를 분석한 결과, 두 방송은 성격이 확연하게 달랐다. 여행박사는 홈쇼핑처럼 기획했고, 인터파크투어는 파워블로거의 상품체험기처럼 기획했다.

 

◆마리특, 2030 저격한 소셜 홈쇼핑?

여행박사의 ‘마리특’은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패러디했다고 하지만, 소셜홈쇼핑에 가까웠다. 홈쇼핑방송 형식에 실시간 소통을 가미했다. 쇼호스트와 여행사 담당자는 여행 상품을 소개하고 깜짝 이벤트를 진행했다.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남긴 댓글에 대답하고, 문의 및 예약을 받았다.
 

상품 구성도 페이스북의 주 이용 층이 2030세대라는 것을 감안한 듯 하다. 1회는 하와이 69만9000원 상품, 2회는 오사카 왕복항공권 및 에어텔 상품 등을 방송 판매했다.


8일 점심시간인 12시 30분에 페이지에서 방송이 시작했다. '특가'를 제공하겠다는 표어를 내걸었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큰 메리트가 있어야 했다. 기자는 저렴하다기보다, 일정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내건 일정은 5월 5일 어린이날이 낀 2박3일 상품이었다. 


방송은 쇼호스트와 김영빈 여행박사 오사카 담당자가 진행했다. 이미 합을 맞춘 뒤 방송에 임했기 때문에 진행은 여느 홈쇼핑방송처럼 듣기 좋았다. 그러나 서버 문제인지 자꾸 동영상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댓글에도 '렉이 걸린다'는 평이 있었다. 


방송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사전 홍보와 이벤트 상품을 준비한 것도 눈에 띄었다. 여행박사는 방송 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200명이 시청한 가운데, 김영빈 담당자는 댓글로 제시문구를 달아준 5인을 추첨해 아메리카노를 증정했다. 퇴근 전에는 결제자에게 오사카 교통패스를 증정하기도 했다.

 

◆체크인나우, 체험형 예능에 실시간 소통 더해   

4월 한 달간 인터파크투어는 인기 BJ들이 ‘체크인나우’ 앱을 통해 국내 여행하는 일정을 기획했다. 인터넷 생중계는 아프리카TV를 통했다. 로이조, 창현, 디바제시카, 버블디아 등 아프리카TV의 인기 BJ들이 지난 3일 여행지와 일정에 대한 미션을 받는 모습이 사전방송으로 나갔고, 지난 5일부터 6일까지는 BJ 창현이 ‘서울 럭셔리 여행’을 테마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는 모습이 생중계됐다.

 

BJ는 방송 중에 인터파크투어의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인 ‘체크인나우’ 이용해 숙박을 잡고,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이 전하는 정보를 접하거나 미션을 수행했다.

 

체험기 형식의 스토리가 있는 방송이어서인지 시청자 수가 많았다. 인터파크투어는 “2회 방송까지 누적시청자가 22만7000명을 넘었다. 사전방송은 12만5000명이, 서울여행 방송은 10만20000여명이 시청했다. ‘체크인나우’ 누적 다운로드 수도 방송을 진행하기 전보다 43% 증가했다”고 전했다.

 

다만, 하루종일 방송을 한 건 아쉬움이 남았다. 시청하고 싶어도 볼 시간이 없는 사람들은 스토리의 전체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었다. BJ는 능수능란하게 댓글을 읽고 소통하며 반응했다. 이미 BJ의 팬들이 확보되어 있었기 때문에, 댓글도 많고 다양했다.

▲1~9코스를 돌며 인기BJ는 임무를 수행한다. 9코스는 체크인나우 앱을 통해 예약한 호텔이다. 자료제공=아프리카TV

 

◆MCN, 과연 실적에는 어떤 영향이

현대홈쇼핑‧CJ오쇼핑 등은 BJ를 이용한 방송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다. 이들은 여행박사와 달리, 홈쇼핑 쇼호스트처럼 제품을 그대로 홍보하지 않는다. 제품 판매보다는 젊은 고객을 끌어오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을 선호하는 50~60대는 패키지 전문 여행사의 주요 고객층이다. 그래서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2030세대 전유물인 ‘1인방송’을 통해 실적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다.

 

MCN은 궁극적으로는 ‘모객’이 목표이지만, 사실상 인지도 향상 및 실시간 소통으로 이미지 향상에 영향을 줬다. 여행박사‧인터파크투어 모두 자사 직원이 방송에 등장했다. 이는 시청자가 더욱 브랜드에 친숙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

 

또한 여행박사의 경우, 구구데이 이벤트(항공권 프로모션 이벤트)와 동시에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실시했다. 다른 이벤트를 지원하는 ‘시너지’ 차원에서 MCN은 더욱 효과를 발휘한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MCN 도입 여부에 대해 아직 지켜보는 눈치다. 기존 마케팅세미나를 통해 동영상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지만, 확실한 수익증대로 이어질지 미지수인지라 시간과 예산을 쓰기엔 아깝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여전히 방송이라면 홈쇼핑만한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여행업계 마케팅 판도가 바뀌거나, 상품별 타겟층을 세분화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여력이 되면 시도해볼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여행박사 외 국내 홀세일 여행사 중 한 곳은 올해 내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CN이란

MCN은 Multi Channel Networks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다중 채널 네트워크라고 한다. 1인 미디어 증가와 SNS 활성화 등에 힘입어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의 동영상 사이트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의 유통·판매·저작권과 콘텐츠 제작자 등을 관리하는 미디어 사업이다.

1인 혹은 중소 콘텐츠 제작자를 위해 방송 장비와 스튜디오를 제공하고 콘텐츠 유통, 광고 유치, 저작권 관리, 외부 협업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한다. 콘텐츠로 얻어지는 수익은 콘텐츠 제작자와 다중 채널 네트워크 사업자가 배분하는 구조이다.

자료제공=두산백과

 

임주연 기자 hi_ijy@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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