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가 선사한 추억의 조각 버킷여행지 멕시코를 각인시키다
영화 <코코>속 멕시코 소도시
2018-02-28 15:56:46 | 유지원

“기억에서 잊히는 것이 마지막 죽음이다.” 
영화 <코코>에서 등장하는 대사다. 멕시코 전통 축제인 ‘죽은자들의 날’을 모티브로 진행되는 영화 <코코>. 영화는 ‘이 세상을 떠난 이들을 열심히 기억하라’고 하지만 영화관에서 나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영화의 배경지다. <코코>에는 멕시코의 아름다운 소도시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여행지 역시 누군가의 기억에서 잊히는 것이 마지막 죽음이라면 여행지의 사후세계는 내가 지켜주고 싶다.

유지원 에디터 jeni@ttlnews.com

 

물감을 뿌린 듯 다채로운 색 ‘과나후아토’      

과나후아토(Guanajuato)는 언덕에 물감을 뿌려놓은 듯 다채로운 색감을 자랑 하는 도시다. <코코>에선 죽은 자들이 살아가는 곳으로 나온다. 색색의 건물이 오밀조밀 언덕을 따라 들어앉은 과나후아토의 풍경은 영화에서는 죽은 자들의 땅에서 빼곡한 건물과 수직적인 도시 구조로 재현됐다. 과나후아토의 미로처럼 구불구불한 골목 중에는 수많은 연인들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키스를 나누는 키스 골목(Callejon del Beso)도 있다.

 

과나후아토 세르반티노 축제

‘돈키호테’의 저자 미구엘 데 세르반테스의 이름을 딴 축제 ‘세르반티노 국제 페스티벌’은 해마다 10월 멕시코 과나후아토에서 열리는 중남미 최대의 문화 예술 행사다. 과나후아토 극장, 성당, 심지어 길가에서 내로라하는 전 세계 예술가 3000명이 찾아와 연극·음악·춤 등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1953년에 과나후아토 대학의 학생들이 미구엘 데 세르반테스의 짧은 막간극을 과나후아토 시내 광장에서 공연한 데서 유래한 축제로 세계 5대 축제 중 하나이다. 세르반티노 축제 이후 ‘죽은자들의 날’이 이어져 이 시기에 과나후아토는 전 세계의 여행자와 히피가 몰리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심지어 이 시기에는 특별이 치안이 강화돼 여행하기 더할 나위 없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산 미겔 데 아옌데’    

산 미겔 데 아옌데(San Miguel De Allende)는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뽑은 곳이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산미겔 데 아옌데는 여전히 고색창연한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걷다 보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하다.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과 자갈길 양쪽으로 어깨를 맞댄 형형색색의 집들이 한없이 사랑스러운 도시다.

 

산 미겔 데 아옌데 액티비티 짚라인

짜릿한 액티비티는 여행의 방점이라고 불린다. 해당 여행지를 평생 기억하게 해준다. 산미겔 데 아엔데의 짚라인 역시 그렇다. 협곡에 있는 산미겔 뽀르께 데 아벤투라 액티비티 센터에 가면 짚라인 분 아니라 ATV, 승마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먼저 안전교육을 받고 장비를 착용한 후 마지막으로 동의서에 서명을 하면 전용차량을 타고 짚라인 출발지로 이동한다. 10여 분 정도 이동 후 차에서 내리면 도시 전체가 다 보이는 곳에 내린다. 출발 전 직원이 가는 법, 서는 법 안전여부 모두 확인해주며 안심시켜준다. 그래도 무섭다면 직원과 함께 타거나 두 명이 같이 출발해도 된다.

 

천사의 도시 ‘푸에블라’  

푸에블라(Puebla)는 ‘천사의 도시’라는 별명처럼 푸에블라는 우아한 도시 풍경을 자랑합니다. 푸른빛의 탈라베라 타일로 뒤덮인 건물들, 수많은 성당 건축물들, 역사, 전통, 문화와 예술 적인 컬러들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 덕분에 많은 여행자들을 이곳을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즐기고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도시로 손꼽곤 한다.

 

푸에블라 나이트 버스

나이트 투어버스는 치안이 걱정되는 멕시코에서 그것도 저녁에 마음 놓고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이다. 이 버스는 큰 길 뿐 아니라 골목 사이사이도 돌아다녀 더 재미가 쏠쏠하다. 가격은 크기가 큰 버스일수록 비싸다. 한 시간 반 정도 코스에 200페소 정도. 작은 버스는 흥정을 잘 한다면 100페소 이하로도 탈 수 있다. 버스 출발지는 푸에블라 관광의 중심지 소칼로광장이다. 광장에 가면 투어 스케줄과 가격을 확인 할 수 있으며 팸플릿도 있다. 참고로 마지막 운행시간은 저녁 9시다. 나이트 투어버스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자리욕심은 버려도 되지만 천장이 없어 도톰한 겉옷은 필수다.

 

그 외 영화 속에 등장한 장소들

테오티우아칸

<코코> 속에는 멕시코 고대 문명의 상징이 여럿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것은 멕시코의 피라미드다. 영화 속 ‘죽은 자들의 땅’에서 멕시코의 피라미드의 형태를 차용한 건축물들이 등장하는데, 멕시코 시티 인근의 테오티우아칸(Teotihuacán) 유적지에서 실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가리발디 광장

영화 속 광장에서처럼 멕시코의 광장에서는 흔하게 마리아치 밴드를 볼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멕시코시티의 심장부에 위치한 가리발디 광장(Plaza Garibaldi)이다. 매일 밤 마리아치 밴드들이 모여 가슴을 울리는 발라드를 연주한다. 광장 주변에는 수많은 레스토랑이 있어 저녁 식사와 함께 마리아치 음악을 즐기며 로맨틱한 밤을 보낼 수 있다.

 

중앙우체국

 <코코>에서 이승과 저승을 구분 짓는 장소로 중앙역이 등장한다. 화려한 건축 양식이 인상적인데, 이 우아한 건물의 모티프가 된 곳이 멕시코시티의 중앙우체국(Palacio de Correos)이다. 중앙우체국은 20세기 초 지어진 아르데코 양식의 건물로 대리석 바닥, 섬세한 문양의 돌 장식 등이 감탄을 자아내는 곳이다.

 

호르헤 네그레테 동상

과나후아토의 호르헤 네그레테 동상은 1930~60년 멕시코 영화·음악의 황금기와 멕시코의 스타들은 영화의 주요 배경이다. 이 시기 빼놓을 수 없는 스타가 멕시코의 국민가수 호르헤 네그레테(Jorge Negrete, 1911년~1953년)다. 과나후아토 로페로 광장에는 호르헤 네그레테의 동상이 있는데 주인공 미겔이 자신의 음악적 영웅의 동상을 바라보며 뮤지션의 꿈을 키우는 장면의 배경이 됐다.

 

멕시코 콜로니얼 도시

멕시코는 스페인 식민 시대를 지나며 유럽 문화와 융합되는 과정을 겪었다. 그 결과 탄생한 가장 아름다운 산물이 콜로니얼 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은 멕시코 중부에 집중 돼 있으며 광산을 개발하며 생겨난 곳들이 대부분이다. <코코>에는 구불구불한 돌길과 초록과 정자가 어우러진 광장, 아시엔다 풍의 건물들과 카톨릭 건축물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이 콜로니얼 도시들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과나후아토, 산 미겔 데 아옌데, 푸에블라로 대표되는 콜로니얼 도시들은 아름다운 도시 경관뿐 아니라 풍부한 문화 활동과 풍성한 미식 경험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전통적인 해변 관광지를 벗어난 허니문 여행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디즈니·픽사가 찾은 가장 아름다운 멕시코

그간 디즈니·픽사는 다양한 지역을 탐구해 현실과 판타지가 완벽히 조화된 세계를 창조해왔다. <코코>의 배경인 멕시코를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3년간 멕시코 전역의 박물관, 시장, 광장, 교회, 묘지 등 다양한 지역을 방문했다. <코코>의 제작자들은 수 년 동안 멕시코에 머물며 멕시코의 전통과 문화를 탐험하고 멕시코의 도시들을 조사했다. 지역 주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즐겨 듣는 음악, 일상생활과 전통에 대해 인터뷰했다.

 

“코코, 멕시코 기억하게 할 추억의 단편” 

-루즈 마리아 마르티네즈 멕시코관광청 소장

루즈 마리아 마르티네즈 멕시코 관광청 소장은 영화 <코코> VIP상영회에서 멕시코 사람들에게 죽은자들의 날(Day of the Dead)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의 ‘코코’에 나오는 곳은 아직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멕시코의 여행지라고 전하며 특히 과나후아토 지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과나후아토는 내가 어린 시절 잠깐 머물던 곳이지만 그곳에서의 행복한 추억들은 여전히 나를 행복하게 하는 곳이다. 이번 영화 사후 세계로 등장한 이곳을 영화 관람객들도 실제로 보는 날이 오면 좋겠다.”

루즈 마리아 마르티네즈 멕시코 관광청 소장은 죽은자들의 날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멕시코 사람들은 죽은 이들이 살아 있을 때 좋아한 음식과 물건들로 풍족하고 정성스러운 상을 차리고 죽은 이들을 기다리는 제의를 ‘영혼의 축제’(Hanal Pixán)라고 불렀다. 이 행사가 오늘날 죽은 자들의 날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루즈 마리아 마르티네즈 소장은 “주인공 미겔이 가족들을 기억하듯 <코코>를 본 사람들이 멕시코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방문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죽은 자들의 날은···

죽은 자들의 날에 벌이는 행사는 아즈텍인들이 사후 세계를 관장하는 죽음의 여신 믹테카시우아틀(Mictecacihuatl)에게 바치던 제의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러한 전통은 약 3000년 전부터 이어져왔다. 오늘날 죽은 자들의 날은 10월 마지막 날에 준비를 시작해 11월1일과 2일로 이어진다. 아스텍인들은 제의를 지내면 죽은 이들이 이승을 방문한다고 믿으며, 봉헌물에 따라 이들이 풍요와 번성을 가져다주거나 사고나 질병 같은 악재를 갖고 오기도 한다고 여겼다. 멕시코인들은 죽은 자들의 영혼이 돌아올 때 처음에는 무덤으로, 그 다음에 집으로 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죽은 자를 집으로 이끌어준다는 마리골드로 꽃길을 꾸미고 죽은 자를 환대하는 촛불을 켜 제단을 장식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황색 꽃들이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