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벨기에 한국문화원(원장 김재환)이 오는 31일(월)부터 제6회 사진전 ‘나무의 공명(Resonance of Trees’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김중만, 김대수, 이정록, 김신욱 등 한국의 대표적 사진예술가들을 초청하여 나무라는 공통된 소재에 각기 다른 시선과 교감을 담아낸 작품 40점을 선보인다.

▲나무의 공명(The Resonance of Trees) 전시 포스터
김중만 작가의 ‘상처 난 거리’는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나무와의 교감을 담고 있다. 서울 도심의 한적한 길가, 주목받지 못하던 나무들과 인간의 상호적인 위무를 작품 속에 담았다. 김대수 작가는 작품 ‘Colors of Bamboo’를 통해 한국의 선비 정신을 담은 대나무 작품을 선보이며 이정록 작가는 ‘생명나무’로 나무의 초월적 의미에 집중하며 나무가 가진 에너지와 생명력을 몽환적으로 표현했다. 김신욱 작가의 ‘The Night Watch’는 한국, 벨기에 등의 숲 속 어둠 속에 빛을 머금은 나무의 모습을 보여준다. 석재현 전시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에 대해 “ 그 동안 나무가 들려주고 싶어 하던, 전하고 싶어 했던 깊은 공명이 담긴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2016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6회째를 맞는 현지 최대 사진축제 ‘포토브뤼셀 페스티벌(PhotoBrussels Festival 06, 1월 21일~3월 26일)’의 일환으로 열린다. 축제의 메인 전시장은 엉갸르(Le Hangar) 아트센터로 한국문화원을 비롯해 브뤼셀 전역 37개 아트센터가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축제 기간 내 전시회, 워크숍 및 회의 등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된다.
‘나무의 그늘 아래에서(In the Shadow of Tress)’를 제목으로 나무를 주제로 탐구한 내용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은 전 세계 20여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이번 축제에 참여한 각각의 아트센터는 다큐멘터리 사진부터 고요하고 추상적이기까지 한 흑백 이미지까지 아우르며, 나무가 가진 의미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국 작가로는 김중만 작가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축제 측은 서울, 뚝방길에 방치된 상처입고 부러진 나무들을 사진 속에 담아낸 김중만 작가의 ‘부서진 마음들의 거리(Street of Broken Hearts)'를 축제 메인 전시장 입구 가장 잘 보이는 장소에 배치했을 뿐 아니라 축제 포스터 대표 이미지로도 사용한다.
김재환 문화원장은 전시에 참여한 네 명의 작가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나무의 깊은 울림이 주는 신비로움과 우주의 깊이를 경험하길 바란다”는 말로 행사의 의미를 전했다.
한편, 문화원 전시는 1월 31일 개막하여 5월 13일까지 계속된다.
● 작가 소개
▶ 김중만 작가

▲김중만 작가 ‘November Rain 2013’
1954년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 철원에서 태어난 김중만은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 파견된 정부 소속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10대 시절 처음 한국을 떠났다. 조국을 떠나는 긴 철학적 여정의 시작으로 순수 회화를 공부하기 위해 유럽으로 갔지만, 1974-1977년 프랑스의 니스국립미술대학 빌라 아르송 (Ecole Nationale Superieur d'Arts a la Villa Arson de Nice)에서 수학하면서 사진에 대한 열정을 발견했다. 1979년, 김중만은 아를르 국제 사진 축제(Arles International Photography Festival)에서 권위 있는 최고의 젊은 사진가 상( Best Young Photography Award)을 수상했다. 그는 뿌리를 되찾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와 Richard Avedon, Helmut Newton, Sarah Moon 및 Herb Ritts 예술에 힘입어 1980-1990년대의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상업 사진가로서 자신의 길을 찾았다. 2000년에는 Korea.com에서 선정한 33명의 한국문화인에 선정되었고 올해의 패션사진가상도 수상했다.
2006년 상업 사진작가로서의 명성과 화려한 경력을 뒤로하고 그의 카메라렌즈는 조국의 시골을 훌륭한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키는데에 초점을 맞춘다. 2013년 로스앤젤레스의 파라마운트 사진 스튜디오에 위치한 샌 디에고 기반의 파리 포토스의 사진 예술 박물관(MOPA)에 두 개의 사진을 판매하게 된 계기로, 그는 그의 작품을 국제적으로 보여주고자하는 열망을 갖기 시작했다. 2010년, 그는 제5회 Maro of Respect Award를 수상했으며, 2015년에는 록펠러 재단이 수여하는 아시아 소사이어티 상도 받았다.
▶ 김신욱 작가

▲김신욱 작가 ‘Matley Wood 2’
김신욱은 서울, 런던, 밀라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다. 김신욱은 University of East London에서 미술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영국 왕립 예술대학에서 석사, 런던의 골드스미스 예술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김신욱은 자신을 둘러싼 사물을 조사하고 수집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를 통해 세계를 구성하고 그 본질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특정한 상황이나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그것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둔다. 이러한 관심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고, 세상를 지탱하고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다양한 맥락을 모아 정리했다. 그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핀란드/스웨덴, 일본,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전시하며, 수상하였다. 그의 작품은 일본 기요사토 사진미술관, 영국 오렐 컬리지, 옥스퍼드대학교, 고은사진미술관, KT&G 상상마당, 대한민국 서울시청 등에 소장되었다.
▶ 김대수 작가

▲김대수 작가 ‘Bamboos from the people 1988’
김대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였다. 사진 작업을 시작한 것은 미국 유학으로 Parsons School of Design과 Pratt Institute에서 사진을 공부한 이후이다. 1987년 귀국하여 1988년 상명여자대학교에 사진학과에 교수로 재직하고 1993년 모교인 홍익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대학원 사진 전공을 통해 활발하게 활동 중인 많은 작가를 배출하고 있다. 1988년 인사동에서 개인전 '창조 그리고...'를 시작으로 워커힐미술관의 그룹전 '사진 새 시좌전'에 선 보인 작품들은 기존의 한국의 사진과는 다른 작업이었다. 이후 1997년 10년 만에 다시 기획된 워커힐미술관의 '사진의 본질 사진의 확장전'에 참가하기까지 수차례의 개인전과 수많은 그룹전을 통해 한국의 새로운 사진 운동을 주관하는 중심에서 활동하였다. 그리고 1996년 '지혜의 땅'전을 통해 그 동안 10년간의 만드는 사진 작업을 마무리하고 정물과 한국인, 한국의 땅을 소재로 한국인의 조형 의식에 기반을 둔 작업과 작가 육성에 매진한다.
1999년 '하늘 길'에서 대나무와 별을 소재로 한국인의 선비정신을, 2003년 'Trees from the People'에서는 인간의 삶을 자연물에 비유하는 작업을, 2004년 '하늘과 바람과 별과 나' 작품을 통해서는 한국인의 서정을 표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일관된 한국인의 조형 의식 작업은 2020년 한미미술관의 '풍경사색'전을 통해 더욱 추상적인 개념으로 발전시켰으며 사진 시각화에 다양하고 꾸준한 모색을 시도하고 있다.
▶ 이정록 작가

▲이정록 작가 ‘Luca 15’
이정록은 자신의 신비적 체험을 빛으로 시각화하는 사진작가다. 이정록은 20대의 대부분을 기 수련과 사진작업으로 보냈다. 대학원 졸업 작업이었던 『남녁땅』(1998)은 당시의 유행과는 거리가 먼 고전적인 방식의 흑백 사진이었으나, 그 이미지에 담긴 자연의 기운이 상서로워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미국 유학생 시절 그는 당시의 실험적인 분위기에 고무되어 개념 미술과 설치 미술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매일 밤 타국의 들녘을 쏘다니며 라이트 페이팅을 통해 자신에게 전해져 오는 대지의 기운을 이해하려 애썼다.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신화적 풍경』(2007)과 『사적 성소』(2008)를 연달아 발표했다.
그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자신이 체험한 그 무엇에 관해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소품이나 인물 혹은 주변의 자연물들을 설치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 끝에 그는 순간광을 매개로 하는 작업에 이르렀다. 그는 순간광의 질료적 속성과 시각적 효과에 깊이 매료되었다. 이후 이정록은 실내에서 『생명나무』(2010) 연작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신목이 되어 오로지 빛 그 자체와의 교감을 극대화시키는데 골몰했다. 플래시의 빛을 손끝에 맺힌 기운처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자 그는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아왔다. 『Decoding Scape』(2011)는 그가 '지금, 여기'에서 자연과 나눈 교감을 한글의 자음·모음으로 형상화한 작업이다. 이후 발표한 『Nabi』 연작은 다양한 형상과 기호였던 빛이 나비로 함축된 작업이다. 동양에서 나비는 이곳과 저곳을 오가는 존재, 영혼을 상징하는 존재이며, 히브리어로 Nabi는 선지자를 뜻한다. 그는 이 시리즈를 통해 근원적 세계와의 합일된 체험을 시각화하는 자신의 작업 테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록은 1971년 한국에서 태어나 광주대 산업디자인학과와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공부한 뒤 로체스터 공대(R.I.T) 영상대학원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했다.
이상인 선임기자 lagolf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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