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4V) 운항증명 받고 양양-제주부터 날 준비 착수
29일 AOC 교부... 양양-제주 1일 2회 운항 준비
강원도 면세점 등 인프라 부족... 관광객 수도권 유출 우려
2019-10-30 03:32:34 , 수정 : 2019-10-30 08:59:07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플라이강원(4V)이 운항증명서(AOC)를 지난 29일 받았다고 밝혔다.

 


▲ 플라이강원 1호기 도입식 사진 (사진 : 강원도청)

 

운항증명 교부와 관련해서는 지난 28일 강원도가 강원도청 브리핑 룸에서 29일 플라이강원 출범을 공식선포하고 10월말부터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해 홍보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플라이강원이 조기 안정화되고 정상화 될 수 있도록 최우선의 과제로 선정하고 행정력을 집중, 전폭적인 행정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원도 공식 블로그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약 6개월에 걸친 국토교통부의 엄격한 심사 끝에 안전운항 체제 확보를 인정하는 이번 운항증명(Air Operator Certificate) 교부는 사업면허를 받은 항공운송사업자가 조직, 인력, 시설 및 장비, 훈련 프로그램, 규정 및 절차 등 항공운송업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충분히 확보하여 안전운항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정부가 서류 심사, 현장검사, 시범비행 등을 통해 발급하는 증명서이다. 운항증명을 취득함에 따라 플라이강원은 오는 11월부터 양양-제주노선의 운항을 시작으로 연말에는 국제선 노선을 취항하기 위한 노선허가 신청, 지점 개설 등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플라이강원(4V) 로고
 

 

한일관계, 홍콩 사태 등 주변여건 등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과 관련해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플라이강원이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수요 유치를 주 사업모델로 하고 있고, 해외의 우수한 에이전트와 오랜 동안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국내 다른 항공사들이 겪고 있는 종류의 어려움은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항공사들의 어려움과는 별개로 방한 관광객의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으며, 플라이강원이 주요 시장으로 삼는 중국의 방한 관광객 숫자도 이미 사드(THAAD, 종말고고도지역방어체계) 이전 수준을 넘어선 것은 플라이강원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여진다.

 

강원도가 밝힌 플라이강원의 여객산업 운영방향은 외국인 유치에 두었으며 공급좌석의 80%는 외국인관광객 대상으로, 20%는 내국인에게 공급할 계획이며 2020년 양양공항 이용객 110만 명, 2021년 168만 명, 2022년에는 204만 명을 예상하는 청사진을 그렸다. 플라이강원의 취항 도시는 2022년까지 국제선 28개, 국내선 3개 등 총 31개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강원도는 플라이강원이 항공기 10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되면 3년 후인 2022년에는 양양공항을 통해 204만 명이 강원도를 방문하고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3조4922억 원(대진대 이의경 교수 분석)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7번째 LCC 플라이강원(4V)의 본격 행보 기대감

 

 


▲ 플라이강원 1호기 도입식(사진 : 플라이강원 페이스북)

 

플라이강원은 이번 AOC발급으로 2016년 에어서울에 이어 7번째 국적 LCC(저비용항공사)가 되었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취항노선과 취항일자는 정식 AOC(운항증명)문서 접수 이후 국토부에서 노선개설허가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으로 국토부에서 허가가 나오는 데로 발표하겠다" 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이미 강원도지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다음달인 11월 20일경 양양~제주 간 주 14회(1일 2회 운항) 정기노선 신설, 그리고 양양~김해, 양양~김포 노선 임시운항을 거쳐 시장성이 높은 노선에 대한 정기노선 추가 개설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운항계획을 언급했다.

 

이와 함께 플라이강원은 안정적인 노선 운항을 위해 금년 11월 및 내년 1월에 B737-800 1대씩을 추가 도입하여 2020년말 기준으로 항공기 7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국제선은 연말 취항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첫 취항지는 대만 타이베이, 가오슝, 타이중과 태국 방콕, 베트남 하노이, 호치민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강원의 계획에 의하면 항공기는 2020년 7대, 2021년 9대, 2022년에는 총 10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게 된다.

 

 

TCC 전략 발목 잡는 강원도 인프라

 

플라이강원은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 관광융합항공사) 전략을 도입했다. TCC는 내국인 운송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닌 해외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플라이강원의 공급좌석의 80%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채우며 나머지 20%는 내국인에게 공급할 계획 임을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TCC(Tourism Convergence Carrier, 관광융합항공사) 전략이 시도된 적이 없고 따라서 성공사례가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플라이강원의 주원석 대표가 중국 인바운드 여행사를 운영한 경험에서 나온 TCC전략에 대해 우려가 크지만,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플라이강원의 보유항공기(B737-800)는 총 186석의 좌석(플라이강원 홈페이지 참조)규모의 항공기다. 계획대로라면 매 운항마다 148석의 외국인(80%, 만석 기준)을 유치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플라이강원이 먼저 취항(예정) 해외노선인 타이완과 베트남, 태국 노선은 한국에서 가는 관광객의 수요가 많은 지역이다. 관광업계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과 부산 시장이 아닌 인구가 적은 강원도의 인구구성을 볼 때 양양공항을 이용해 타이완과 베트남, 태국으로 출국 가능한 인원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또한 타이완과 베트남, 태국 등 해당 국가에서 양양공항으로 입국하는 관광객의 숫자 역시 현재로서는 플라이강원과 현지 여행사의 영업력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항공기를 일정규모 이상으로 채울만한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는 중국 취항이 확정되고 중국에서 단체 관광객이 들어와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덤핑 및 저가관광, 인두세 지급 등으로 중국 단체가 유치되는 현실로 볼 때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삼는 플라이강원과 강원도가 과연 제대로 된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겠냐는 우려를 보이는 것. 취항 초기 각종 프로모션 등으로 어느 정도 모객을 유지하겠지만 이후 탑승률 유지와 관광객 숫자를 채우기 위해서 덤핑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관계자들은 의견을 밝혔다. 

 

강원도 현지 인프라도 플라이강원의 발목을 붙든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이후 관광객이 머물만한 숙소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했다. 그러나 정작 강원도 지역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을 위한 대규모 시내면세점이 거의 없다. 대형 공항면세점이 없는 양양공항의 매력 역시 수도권 지역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다. 기존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에 설치된 면세점은 2017년 34억 원 적자, 2018년 7억 원 적자를 기록 후 휴업 상태로 알려졌다. 더욱이 최근 알펜시아의 매각 이슈로 면세점 운영 재개도 쉽지 않아보인다. 플라이강원 취항 이후 해외관광객 유치에 따른 사후 면세점이나 유사 면세점이 강원도 지역에 생기겠지만 기존 대형면세점이 없는 것은 강원도와 양양공항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중국 관광객의 상당 비율이 '따이공'인 상황에서 여행상품의 수익을 위해 쇼핑이 필수인데 문제는 이들이 쇼핑할 대규모 면세점이 강원도 내에 없다는 것은 강원도가 해결해야 할 문제" 라며, "강원도의 자연, 한류, 겨울축제, DMZ 테마상품 등이 좋아도 결국은 이들이 면세 쇼핑을 위해 3시간 정도를 이동해 서울로 올 수 밖에 없는 이유" 라고 꼬집었다. 그리고 "해외관광객이 한국에서 머무르는 평균 3박 4일 일정 중 강원도에서는 1박 숙박과 이에 따른 식사 정도가 대부분으로 예상되고, 나머지는 수도권에서 소비를 할 것이 예상"된다며 "플라이강원이 취항하는 양양공항은 강원도가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해외관광객의 출입국 관문 역할로만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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