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수 시판 30년] 2020년 시장 규모 1조원 • ‘水’ 전쟁은 계속된다…종합기업 도약위한 오리온의 선택
2019-12-04 15:28:40 , 수정 : 2019-12-04 16:05:08

[티티엘뉴스] 1988년 국내 첫 병 생수 판매가 시작되면서 국내 생수 시장은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닐슨, 유로모니터 등 유수 기관들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도 1조원의 규모에 다다를 예정이다.

 

 

 

 

이렇게 국내 생수 시장이 거침없이 커지면서 여러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현재 시판 중인 브랜드만 해도 300여 개에 다다른다. 이는 생수의 경우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에게도 높은 판매량과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하는 효자 품목인 탓이 크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연도별 생수 카테고리 매출을 살펴보면, 17년 19%, 18년 24%, 19년 (~9월) 26% 등 매년 두 자릿 수 신장을 기록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2017년 3월 온리프라이스 생수를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 생수를 선보인 바 있다.

 


롯데마트 제공

 

 

이를 뒷받침하듯 제과의 강자인 오리온까지 12월 정식으로 ‘제주 용암수’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2017년 종합기업으로 변신을 선언한 이후 2019-2020 시장 공략 신사업을 생수로 택한 셈이다.

 

11월26일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오리온은 제주 삼다수, 롯데 아이시스 등 전체 시장 60%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브랜드들을 거론하며 국내에서는 3대 브랜드 안에 꼽히는 것과 해외에서는 에비앙과의 경쟁을 목표로 내세운 상황이다.


오리온 제주용암수 기자간담회에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후발 주자인 오리온이 출시한 제주용암수는 40만 년 동안 제주도 현무암에서 자연 여과되어 칼슘,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풍부한 ‘용암수’를 원수로 사용한다. 용암수는 화산암반에 의해 외부오염원으로부터 안전한 청정수자원으로, 셀레늄, 바나듐, 게르마늄 등 희귀 미네랄도 함유돼 있다. 제주도 내 매장량은 약 71억 톤에 달하며 매일 1만 톤씩 사용해도 약 2000년을 사용할 수 있어 ‘천연무한자원’으로 불리고 있다.

 

 

 

 

■ 水, 해외 진출 및 신사업 동력으로 떠오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주력사업의 시장 의존도가 감소하면서 생활용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적으로 사업을 다각화시키는 가운데 생수 브랜드의 잇따른 출시는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여기에 생수는 비단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자연스럽게 진출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당장 오리온만 해도 한국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도 동시 진출을 선언했다. 신덕균 오리온 음료 마케팅 부장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오리온이 보유한 중국 영업망과 마케팅 노하우 등을 적극 활용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지난 10월, 제품 출시 전부터 아름다운 디자인, 미네랄워터로서의 강점 등 제품력을 인정 받아 중국 2대 커피 체인인 ‘루이싱 커피’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간한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음료류 시장’에 따르면 2017년 중국 생수 시장은 195억 달러에 달하며 2020년까지 25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베트남은 2017년 1억 2700만 달러에서 2020년 1억 7800만 달러로 성장이 예상된다.

 

 

■ 생수 춘추전국시대…국내외 브랜드와의 경쟁력 확보 관건

 

오리온은 프리미엄 미네랄워터라는 틈새로 시장에서의 경쟁력 평가 시험대에 올랐다.

아직까지 업계 내에서는 시장진입에 우려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생수업이 비수기로 반짝 관심을 얻을 수 있지만 인기 생수들의 가격이 900~950원으로 책정돼있는 가운데 프리미엄을 앞세운 오리온 제주용암수는 1000원으로 가격을 산정해 가격 리스크 극복이 우선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또한 대규모 마케팅 비용 지출 싸움도 피할 수 없다. 몇몇 업체들은 자사의 어플을 통해 직접 배달 시기 등을 지정하도록 하는 일명 체험 마케팅을 진행하지만 이것도 지속적인 구매자들을 확보해야만 빛을 발한다.

현재 유명 생수업체들의 연간 광고비는 대략 100억 원이 넘도록 지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치열하기에 마케팅 역시 불붙을 수밖에 없는 것인데 체급이 되지 않는 브랜드들은 경쟁조차도 참여하기 힘든 여건이다. 결국은 SNS나 주요 마케팅 채널 활용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1조원 규모를 눈앞에 둔 생수시장에서 브랜드들이 선의의 경쟁으로 동반성장할 것이냐 아니면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 싸움을 할 것이냐는 두고 볼 일이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