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규 시내 면세점 장밋빛 미래는 '희망 고문'
대형 브랜드 면세점 집중 현상 뚜렷…SM면세점 ‘암울’
SM면세점 시간당 손님 50명도 안돼...신세계의 1/10 수준
2016-12-12 18:54:39 | 권기정 기자

주차시설·입지조건 좋을수록 방문자 수 많아

신규 업체 중 용산 신라·인사동 SM은 희비 교차


적은 시간 표본이지만 최대한 변별력을 확보하려고 인원 수 체크에 신경을 썼다. 일반적으로 단체관광객인 경우에는 면세점에 시간을 예약하고 들어간다. 표에 나온 것처럼 숫자가 적다고 해서 방문 숫자가 적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1인당 평균 쇼핑시간이 두 시간이 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실제 매장 안에는 많은 방문객이 있었고 쇼핑을 마치고 나온 숫자를 셌기 때문에 체감하는 숫자와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기자들이 방문한 서울 시내 각 면세점의 체감 정도는 각각 달랐다. 특히 명동 인근 면세점과 백화점 주변 도로는 관광객을 실은 버스로 상습 정체를 빚었다. 그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는 말인데, 주차요원은 “주차하기가 어려워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신생 업체인 용산 아이파크 신라면세점의 경우 상대적으로 다른 면세점에 비해 주차장 규모나 안내가 원활한 편이었다. 넉넉한 주차시설은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 특히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FIT 여행자가 많이 눈에 띄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외국인에게 유명한 ‘명동’에 있어 지리적인 이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신세계면세점을 모르고 명동에 와서 면세점에 들어가는 외국인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방문자 수 추이가 꾸준했다. 그러나 SM(하나투어) 면세점의 경우에는 다른 면세점에 비해 최대 1/10이나 적은 인원이 문을 열고 나섰다. 리모델링 당시, 주차장이 협소한 게 문제가 될 거라고 우려했던 예상과는 달리, 기자가 있었던 시간에는 고급 세단 한두 대 외에는 비어있었다. SM면세점 주변에는 외국인의 모습보다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센터마크호텔을 출입하는 외국인도 많지는 않았다. 같은 인사동이지만 100m 정도 떨어져 있는 인사동 거리를 다니는 외국인 수와 차이가 컸다. 내년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진다면, 입지 문제가 부진의 원인으로 다시 거론될만해 보인다.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 중 절반 정도가 중국인이라는 소문은 시내 면세점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 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동화면세점의 경우는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의 관광객이 많이 보였다. 이것은 해당 면세점과 계약한 한국 내 인바운드 여행사의 차이라고 분석된다.


면세점을 이용하고 나온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질문을 해보았다. 유의미한 숫자만큼의 질문과 응답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관광객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단편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먼저 어떤 물품을 구매했는지 질문했을 때 상당수의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의 중저가 화장품을 보여줬다. 그들의 손에 들린 한국의 중저가 화장품을 보면서 ‘면세점에서 그것들을 구매한다’는 것이 의아했는데, 설명을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국내 면세점에서 한국산 중저가 화장품을 구매하면 면세물품이라도 바로 반출해준다. 국산 화장품을 바로 체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얘기다.


면세품 구매 비중은 여성 관광객이 많은 특성상 화장품 구매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동남아시아에 부는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로 한국에 오는 젊은 여성관광객의 경우 미리 살 화장품을 스마트폰에 찍어서 해당 제품을 찾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리고 면세점에 대한 만족도를 물어보는 질문을 했을 때는 상품들이나 매장 규모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시했지만, “전체적인 가격이 비싸다”는 응답도 있었다.


면세점마다 입점 브랜드별 할인행사나 자체 할인행사가 많았다. 방문객이 많은데 할인행사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면세점이 공개하는 평균 마진율은 50% 수준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유통마진, 인건비, 여행사 리베이트(송객 수수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리베이트는 약 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소형 면세점의 경우 리베이트 비율이 훨씬 높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국내 유사 면세점의 리베이트 비율은 훨씬 높다. 리베이트 물론 해외 면세점의 경우에도 리베이트를 지불하고 있으며, 여행사와 관련된 일반 매장에서도 판매액에 따른 리베이트가 있어 여행사의 수익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라고 한다.


신규 면세점의 경우에는 기존 면세점과 경쟁하기 위해서 리베이트를 더 얹어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품목에 따라 최대 30% 선까지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에서는 단체관광객의 매출을 확인하기 위해 코드가 인쇄되어 있는 할인쿠폰을 지급하여 매출을 계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규 면세업체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기 위해 하는 리베이트라고 하지만 과도한 면이 있다고 우려한다. 과도한 리베이트는 결국 면세점 수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면세점 판매물품의 가격을 올리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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