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ZOOM] 2017년 진짜 여행박람회는 어디서…
국내 3대 여행박람회 관련 방문자 설문조사 발표
2017-01-22 15:09:39 | 편성희 기자

2016년 여행업계의 주요 이슈 중 하나는 박람회였다. 박람회를 양분했던 코트파(KOTFA)와 하나투어의 틈새를 비집고 모두투어가 여행박람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온라인 여행박람회도 인터파크투어를 시작으로 하나투어가 대규모로 개최하며 트렌드를 형성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다는 게 참가자 및 고객 반응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기획·글┃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협조┃서울마케팅리서치, KT, 페이스북, 카카오



2017년 진짜 여행박람회는 어디서···

국내 3대 여행박람회 관련 방문자 설문조사 발표

 


▲왼쪽부터 2016 하나투어 여행박람회, 2016 모두투어 여행박람회

 

◆Research Point

본지는 공식 발표된 방문자 수와 인지도 등을 토대로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정, 하나투어 여행박람회, 모두투어 여행박람회를 3대 오프라인 여행박람회로 선정해봤다. 해당 여행박람회와 관련한 설문조사는 서울마케팅리서치와 함께 진행했다. 여기에 인터파크투어부문(이하 인터파크투어)와 하나투어 온라인여행박람회를 더했다.
 

3대 오프라인 여행박람회는 각 박람회에 참가하거나 방문한 사람 중 50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박람회 만족도를 물었다. 온라인 여행박람회의 경우는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에서 해당 기간 표현한 댓글을 수집해 분석했다. 온라인 설문지와 무기명 설문지를 토대로 한 박람회 만족도 조사 내용은 칭찬보다는 혹평이 많았다. 그중 주요 데이터를 공개한다.

 

ISSUE Ⅰ. 박람회 정의와 맞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의 박람회 관전 수준은 매우 높아졌다. 매월마다 각종 산업계가 주최하는 박람회가 열리고, 해외에서 개최하는 박람회를 찾아가는 사람도 늘어난 효과이다.
 

설문에 답변한 응답자 중 3분의 2 이상이 박람회인지, 시장인지, 판촉 설명회인지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행박람회에 온 근본적인 이유를 고급 정보 수집, 여행지 간접 체험 등이 전체의 89%를 차지했다. 본지는 그것을 ‘여행박람회의 정의’라고 정해봤다.

우리나라 3대 오프라인 여행박람회는 아쉽게도 정의에는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 여행박람회와 모두투어 여행박람회는 응답자의 60% 이상이 ‘할인 상품’이라는 키워드를 가장 많이 인식한 것으로 밝혔다. 두 개 박람회에 모두 참가한 이영종 씨(52세, 서울 신도림)는 “여행사가 주최하는 박람회이기 때문에 할인 상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듯 보였다”고 말했다.
 


업계의 반응도 일반 방문자들 답변과 비슷했다. 하지만 B to B 교류를 중요하게 여기는 업계의 특성상 박람회 만족도는 모두투어 > 하나투어 > 코트파 순이었다. 특히 B to B 미팅장소 마련에 신경 쓴 모두투어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하나투어 여행박람회 참가 업체 관계자는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서 B to B 미팅이 힘들었다”는 응답이 많았고,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 참가 업체 관계자는 “B to B 교류를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주변 커피숍에서 미팅했다”고 답했다.

 

ISSUE Ⅱ. 수면으로 드러난 코트파 위기설


▲2016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못해 ‘싸늘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41%가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에서 남은 것이 없었다는 듯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은 올해로 32회째를 맞는다.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관광전으로 명성을 이어왔다. 박람회장의 상징 격인 서울 강남 코엑스(COEX)홀을 매년 대관해 사용하고 있고, 해외 각국 대사 및 관광 분야 담당자의 연중 방한 스케줄에 자리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2016년의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은 ‘사상 최악’이었다는 반응이었다. 관광전에 방문한 조인선 씨(45세, 경기 분당)는 “아이들과 함께 매년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을 찾는 편이다. 올해에도 주말 나들이를 겸해서 왔는데, 이전보다 준비를 덜한 것 같다. 체험거리도 별로였고, 각 부스에 있는 사람들도 전문가가 아닌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2016년도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0여 개 주한 외국관광청은 “내년도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에 참가해야 할지 본청에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본지 기자에게 털어놨을 정도이다. 소속과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모 관광청 관계자는 “하나투어 여행박람회가 마음에 들지는 않다. 관광청은 단순히 판매 실적이 높아지길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홍보에 효과적인 관광전은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보다는 하나투어 여행박람회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박람회 구성도 짜임새 있고, 부스 입점업체의 의견을 잘 반영해주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코트파, 위기 속 쇄신 의지

하나투어, 실적만 보면 최선

모두투어, B to B 배려 장점

 

ISSUE Ⅲ. 온라인, 박람회인가 기획전인가

인터파크투어와 하나투어가 개최한 온라인 여행박람회는 ‘박람회를 빙자한 기획전이었다’는 혹평이 많았다. 소비자에게 체험기회를 제공하고 선택의 폭을 넓히게 하자는 박람회 취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자사의 여행상품 판매 의지만 드러났다는 평가다.
 

별도로 오픈한 박람회 홈페이지는 지역관, 호텔관, 테마관, 항공관 등으로 특별 페이지가 구성돼 있다. 해당 지역관 페이지를 들여다보면 패키지 상품 판매 배너가 줄줄이 걸려 있다. 해당 상품을 클릭하면 기존의 홈페이지에 마련한 상품 웹페이지로 이동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러 여행사들이 수시로 진행하는 기획전과 인터파크투어의 온라인 박람회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며 “경품 혜택을 더 늘린 것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할인쿠폰도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해야 사용할 수 있는 제약조건이 있어, 불만이 상당했다. 박람회 특별 할인쿠폰이라고 팝업창 문구를 화려하게 표현했지만, 실상 평소에 볼 수 있는 쿠폰과 다르지 않았다는 응답이었다. 특히 하나투어 온라인 여행박람회 할인쿠폰 중 SM면세점, 센터마크호텔 숙박 할인권, 하나투어 마일리지 등은 평소 기획전에서도 수시로 등장했다는 혹평을 했다.
 

 

ISSUE Ⅳ. 2017년 코트파의 와신상담

올해도 코트파, 하나투어, 모두투어는 오프라인 여행박람회를 개최한다. 온라인 여행박람회를 여는 여행사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소셜커머스도 여행박람회 개최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주최 측의 목표는 대동소이하다. 전년 대비 입점사 수, 방문자 수, 판매실적 증대 등이다. 설문 응답자가 원하는 박람회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2017년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은 네이버 여행+, 한-아세안센터 등과 협력해 쇄신을 꾀할 계획이다.

 

그나마 코트파가 쇄신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코트파는 지난해 코트파 한국국제관광전 이후 인적 쇄신을 꾀하며 위기에 신속하게 대처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권민영 코트파 이사는 “부스 디자인부터 박람회장 동선까지 지난해와 전혀 다른 박람회 분위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권 이사는 “고급 여행 정보와 체험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모바일 여행포털 네이버 여행플러스와 협력하기로 했고, 한·아세안센터와 지자체와도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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