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토크]랜드사 직원 A씨
을의 입장에서 일한다는 것
2016-04-21 21:48:22 | 권기정 기자

밥상토크 3

밥상토크 세 번째 손님은 현재 동남아 랜드사에서 근무하시는 A씨(여)입니다. 본인의 요청으로 가명을 사용하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장소 : 이탈리아 음식점 뚜띠 쿠치나

 

▲ 본인의 요청으로 얼굴을 숨김처리 합니다.

 

질)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동남아 랜드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대형 여행사에 파견 나가 있는 파견근로자구요. 직급은 대리입니다. 그리고 태어난 곳은 부산입니다. 부산 출신답게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호불호가 강하기도 하고 무뚝뚝한 성격입니다.

 

질)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요!

- 인터뷰 자리라 아무래도 조심스러우니 그렇습니다.(웃음)

 

질) 여행사 경력은 얼마나 되는지?

- 랜드사에서 일한지 4년 정도 되었어요

 

질) 여행사에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 음식 관련일을 했습니다.

 

질)여행사 일이 적성에 맞는지요?

- 재미있는 일이예요, 물론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하지만요.

 

질)스트레스 말씀을 하셨는데 일하시면서 어떤 점이 가장 스트레스가 되는지?

- 몇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블랙컨슈머구요, 개념없는 대리점 사장님, 등등 말하지만 끝이 없어요.

 

▲ 여성인터뷰어라 인터뷰어가 선호하는 이탈리안 음식점에서 진행하였다.

 

질) 블랙컨슈머는 여러 여행사에서 문제가 되는데요 예를 들어주실 수 있는지?

- 무조건 우기고 큰 소리 내면 다 인줄 알아요. 내 기억에 최고의 블랙컨슈머는 화장실 문이 잠겨서 잠시 갇혔는데 호텔 직원과 가이드가 문을 열고 꺼낸 적이 있어요. 불편함에 대해 사과와 호텔방을 교체하면서 업그레이드를 해드렸어요, 그런데 여행에서 돌아온 지 한달되어서 정신적 피해 보상을 요구한 경우였어요. 욕이 나오는 경우에요.

 

- 블로그에 블로거지가 있다면 여행사에는 여행거지들이 있어요. 뭐 안 해주나 두리번거리고 조그만 것 컴플레인 거는 사람들이요.

 

- 컴플레인을 하면 제가 파견나와서 일하는 대기업이니까 ‘네네’ 하고 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무리한 요구인데도 담당자나 윗분들은 회사 이미지 때문에 해주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거는 분명히 우리가 잘못한 곳 아닌데 말이죠. 아무튼 진짜 미친 사기꾼들 더럽게 많아요. (이 부분에서 감정이 많이 격해진 듯 했다.)

- 두 번째는 특정 단체를 이야기 해서 그렇지만 공무원 단체손님입니다. 공무원단체팀은 너무 싫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여행사 직원에게 넘겨버려요.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해도 무조건 해달라고 하고요, 호텔도 예약이 꽉차서 안된다고 해도 무슨일이 있어도 방 만들어내라고 하는 것이 비일비재합니다. 출발 몇일전에 겨우겨우 다 예약해놓았는데 다른 호텔로 호텔 변경하라는 경우도 있구요. 말할려면 끝이 없어요. 서비스업이 무슨 봉인지 너무 심하게 이야기해요.

- 현지 가서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려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도 정도껏 해야지 알아서 다 해달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여자이기도 하고 해서 그런 요청은 자제하거나 현지 남자 가이드에게 부탁하라 하지만 부끄럽지도 않나봐요. 제가 딸뻘인데 나이드신 고위공무원들이 그런 부탁이나 하고 나중에 걸리면 그게 무슨 망신이예요.

- 그리고 여행사 대리점 사장님들 중에도 진상이 많아요. 조그만 불만 사항이 나왔는데 그것 꼬투리 잡아서 배상을 요구하더라구요. 본인은 빠지고 손님을 부추켜서요. 옆에서 컴플레인 부추기면서 돈 받을수 있다고 하는 일부 몰지각한 여행사 사장님들이요. 손님에게 사과하는 선물을 해야 한다고 1인당 5만원 씩 140만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여행업에 있으면서  모찌꼬미 라고 개별영업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자기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말로만 때우려고 하세요. 대강대강 행사진행 하려고하고 그러는 조그만 여행사들. 그러니까 여행업 종사자 전체가 무슨 사기꾼인거 마냥 되는 거예요. 한숨이 푹푹 나와요.

 

질) 일하면서 업계의 문제점도 있을텐데요

- 이 여행업계가 베끼는 것이 관행이라지만 너무 심한 경우가 많아요. 딱 봐도 아닌것같은데 경쟁 랜드사에서 우리가 상품개발하고 견적 준거 교묘히 배껴쓰고 가격도 더 저렴하게 견적 나가요. 그 회사 사장님은 접대할 돈은 있고 상품 개발할 돈은 없는지 일하는 입장에서는 짜증나는 경우가 있어요. 나이 먹었으면 나잇값좀 했으면 해요. 그렇게 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고객에게 너무 저자세 인것도 문제예요. 대기업이미지 때문에 고객의 부당한 요구도 들어주니 그것을 처리해야 하는 실무 담당자들 힘 빠지게 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 가끔 갑질을 당할 때는 내가 랜드사에서 근무안하면 내가 당신들의 고객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구나 하고 생각해요. 잘 아는 사람이 갑질하면 얼마나 무서운지 모릅니다. (웃음)

 

질) 파견근무의 애환은 없는지?

- 없다면 거짓말이죠. 우리팀은 서로 잘 챙겨주고 그래서 괜찮아요. 같은 여행업에 있는 친구들 말들어보면 어떤 여행사의 경우는  술먹고 밥먹을 때 거래 랜드사 소장님이나 실장님을 계산해달라는 의미로 부른다고 합니다. 그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과일바구니 서비스로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원가가 3만원 정도 되는데 땅파서 장사하는 것도 아닌데 매번 서비스해달라고 할때마다 힘이 빠집니다. 요구사항은 많은데 견적 지상비는 자꾸 깎아달라고 하니 답답합니다.

 

질) 급여는 만족하시는지?

- 월급은 통장을 스치운다 라는 말이 있어요. (웃음)

 

질) 그렇다면 얼마정도 더 받아야 적당하다고 생각하세요.

-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지금 급여보다 월 40~50만원 정도 더 받으면 적당하다 생각해요.

 

질) 상당히 소박한 꿈인데요? 여행사의 급여가 작은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여행업계에 관심이 있는 후배들에게 한말씀해주신다면.

- 자기가 좋으면 하는거죠. 하지만 여행은 자기돈으로 가는 것이 제일 좋아요.

 

질) 요즘 소원이 있다면

- 내 돈으로 여행 마음껏 다니는 것이요.

 

질) 스트레스 받으면 어떻게 푸는지

- 전에는 실탄사격장 가서 총쏘기도 했구요. 요즘은 복싱체육관에 다닙니다.

 

질) 일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 당연히 일 잘한다고 칭찬받을 때죠. 그리고 대리님하고 같이 일하고 싶다는 말을 들을 때예요.

 

내용정리 :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