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티엘뉴스] 침사추이 남쪽 홍콩 최고의 야경 스폿인 스타의 거리가 코로나 기간 동안 정비되어 손님을 맞아 활기를 되찾았다. 정비된 후 길 자체가 더 넓어지고 깔끔해져 스카이라인을 탁 트인 시야에서 바라보며 편하게 걸을 수 있다. 거기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들도 많아 가다서다를 반복할 정도다. 물론 홍콩의 상징이자 빅토리아 하버를 비롯 스카이라인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대표 스폿의 위용은 그대로다.
▲ 스타의 거리에서 촬영 중인 방문객들.
스타의 거리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A Symphony of Lights)를 밤마다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한류 이전 아시아를 휩쓸었던 홍콩 슈퍼스타들의 발자취를 알 수 있는 기록의 의미가 있는 산책로다. 2019년 조경 건축가 제임스 코너(James Corner)가 주도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이뤄져 코로나 이후에서야 제대로 방문객들을 맞이하게 됐다.
올해가 되서야 방문하게 된 새로운 스타의 거리에서는 홍콩이 선사하는 도시의 예술적 매력과 미학적인 요소에 대해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닥에 있던 스타들의 핸드프린팅은 스카이라인을 따라 흐르는 듯한 물결 모양의 난간으로 옮겨졌고 빅토리아 하버 및 스카이라인과 스타들의 핸드프린팅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어 풍경을 시각적으로 친밀하게 만들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있던 자리는 IHG 그룹에서도 하이엔드 레벨 호텔인 리젠트 홍콩으로 바뀌었다.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찾았다면 이제는 리젠트 홍콩으로 검색해 예약해야 한다.
100개가 넘게 설치된 스타들의 핸드프린트를 보며 내가 알만한 유명 인사 찾기 놀이는 여전히 스타의 거리가 가진 큰 재미 중 하나다. 의외로 핸드프린트는 부녀(父女), 모자(母子), 부자(父子), 모녀(母女) 등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여행객들일 경우 공감을 이루기 좋은 여행 포인트가 된다.
재미난 점은 같은 배우를 세대에 따라 다른 작품과 전혀 다른 성격의 배역으로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Crazy Rich Asians)>에서 유력 가문의 가장 역으로 나왔던 배우 양자경(Michelle Yeoh Choo-kheng)만 해도 누군가에게는 홍콩의 대표 여성액션배우로 더 인상깊게 남아있다. 그밖에 강렬하고 유혹적인 영화로 수많은 감독에게 영감을 준 왕가위(Wong Kar-wai) 감독, 우수에 찬 눈빛의 양조위(Tony Leung Chiu-wai)을 비롯해 곽부성(Aaron Kwok Fu Shing), 여명(Lei Ming), 성룡(Jacky Chan), 장만옥(Maggie Cheung), 허관걸(Samuel Hui Koon-kit) 등이 있었다.
▲ 의외로 손이 작아 적잖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여명(Lei Ming)의 손바닥도 그대로 옮겨져있다.
▲헬로우 홍콩 공식 홍보 영상에도 등장한 홍콩 4대 천왕 곽부성(Aaron Kwok Fu Shing)의 핸드프린트
▲ 벤치들이 여러개 생겨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다.
이전보다 항구로 더 멀리 확장된 산책로 안쪽으로는 앉을 수 있는 벤치들도 마련됐다. 옆에는 음료수를 꽂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단순히 구경하며 지나가지 않고 벤치에 앉아 유유자적 빅토리아 하버나 지나가는 방문객들을 구경하며 활기찬 스타의 거리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홍콩 영화제(Hong Kong Film Awards)의 상징
산책로 동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스타의 거리를 새로 빛나게 해줄 몇가지 상징도 생겼다. 거리 초입부에서는 셀룰로이드 필름에 싸여 하늘을 향해 진주를 들고 있는 여성 동상을 처음 만나게 되는데 1982년부터 홍콩 영화계를 기념해 온 홍콩 영화제(Hong Kong Film Awards)의 상징이다. 우리나라 배우 지창욱이 해당 영화제에서 상을 타면서 이 동상과 같은 모양의 트로피를 받아 많은 한국인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었다.
그다음으로 만나는 상징은 홍콩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기돼지 캐릭터인 맥덜(McDull)로 브라이언 체(Brian Tse)와 앨리스 막(Alice Mak)의 연재만화 속 예상할 수 없는 영웅이다. 이 아기돼지 캐릭터 맥덜은 홍콩 애니메이션 산업의 홍보대사 격으로 스타의 거리에 진출했다. 신문 연재 만화 캐릭터에서 나중에는 대형 스크린에서 개봉되는 애니메이션으로까지 만들어졌다.
▲ 맥덜과 함께 사진을 찍는 사람들.
▲스타의 거리 동쪽. 스타벅스 앞에 이소룡과 매염방 동상이 있다.
산책로를 더 가다보면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2층 규모의 스타벅스가 생겼고 그 앞에는 동양의 할리우드였던 홍콩의 무술 영화 수준을 끌어올리며 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이소룡(Bruce Lee) 동상은 이곳에 옮겨져있다. 청동으로 만든 2m의 이 동상은 여전히 스타의 거리 동쪽길에서 하이라이트다. 이소룡 동상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는 매염방 동상도 있어 과거 홍콩 영화를 추억하는 이들의 향수를 연달아 달래주고 있다.
▲ 이소룡 동상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관광객.
'홍콩의 딸'이라고 불리는 가수이자 배우인 매염방(Anita Mui)은 특유의 세련미와 독립심, 독특한 개성만점 매력으로 홍콩 음악과 영화계에서 강력한 파워를 뽐냈다. 이소룡과 매염방 동상은 증강현실 기술로 보다 생동감 있게 만들어져 방문객들에게 시대를 풍미했던 상징과 같은 스타들과 상호작용하며 사진찍는 재미를 돋운다.
홍콩=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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