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유럽 여행 준비한다면 벨기에 플랜더스
거리 낙서(그래피티)도 예술 작품 수준 평가
2018-07-26 15:56:18 , 수정 : 2018-07-26 16:32:14 | 이상인 선임기자

[티티엘뉴스] 겐트(Ghent)는 벨기에 북부 지역인 플랜더스(Flanders)에 있는 도시로 론리 플래닛이 선정한 ‘유럽의 대표 시크릿 여행지’다. 세계 1, 2차 대전 등 크고 작은 전쟁이 유럽을 휩쓸고 지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중세 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서기 650년에 세워진 이 도시는 아름다운 운하를 따라 중세 시대에 세워진 성당, 벨타워와 성 등 다양한 건축물들이 시내에 곳곳에 남아있어 이 도시를 걷다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로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최근에 겐트를 더 유명하게 만든 것이 바로 그래피티(Graffiti)로 불리는 거리 낙서다. 그래피티는 주로 스프레이를 이용해 거리에 있는 건물 벽면에 그림이나 메시지를 남기는 것을 의미하며, 그동안 사회적 또는 개인적인 반항의 표시로 해석됐다.
 


 
그러나 겐트에 오면 그래피티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 가장 놀라운 것은, 이 도시에서만큼은 거리 낙서가 합법적인 행위이며, 시에서는 오히려 지역 예술가들이 도시 곳곳에 있는 벽에 작품을 그릴 수 있도록 적극 후원하고 있다. 특히 거리 낙서를 위한 그래피티 거리(Graffiti Street)까지 조성되어 있어 현지인들은 물론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인기있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이처럼 겐트에 거리 낙서가 개방된 것은 지난 1995년이며, 그 이후에 더욱 많은 예술가들이 거리 곳곳에 자신들의 작품을 남기고 있다. 이들은 스프레이 하나로 아무것도 없는 벽에 작품을 그리거나 이미 낙서가 있는 면에 다시 새로운 것을 남기고 있어, 매일 새로운 낙서가 탄생한다.
 


 
이곳에 그려진 그래피티 내용 역시 유명 만화 또는 영화 캐릭터, 유명인 초상화, 동물에서부터 상상 속의 우주 등 다양하다. 단순히 아무 의미 없는 낙서를 남기는 사람들도 있고, 부모가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마음껏 낙서하도록 내버려 두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차츰 예술성을 담은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더 많은 예술가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제는 벨기에 플랜더스 출신의 거리 예술가 뿐만 아니라, 이 도시에 자신의 낙서를 남기고 싶어하는 해외 예술가들이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낙서의 유형도 진화하면서 벽화와 그림은 물론 조각과 디자인 형태도 선보이고 있다. 스토리 형태의 연작도 있고, 크기 역시 거대한 벽 전체를 덮고 있거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것도 있다. 많은 건물주들은 평범한 자기 건물이나 창고, 주차장 외곽에 멋진 낙서를 할 수 있도록 거리 예술가들에게 기꺼이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정 건물에 거리 낙서를 하고 싶은 예술가들은 먼저 자신의 스케치를 건물 문 앞에 두고 간다. 만약 주인이 그 그림이 마음에 들면 허락의 의미로 건물 창문에 스케치를 걸어 두며, 그 후에 해당 예술가가 마음껏 외벽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그러나 겐트가 이런 거리 낙서를 무제한으로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건물, 담벼락 등에 이런 낙서가 그려진 경우, 주인이 원하지 않으면 겐트 시에서 무료로 그런 낙서를 모두 지워준다. 그러나 이 도시에 가득한 중세 건축물 등 문화재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겐트 문화국에서는 “쏘리 낫 쏘리(SORRY, NOT SORRY)”라는 브랜드로 거리 낙서에 관련된 정책과 지원을 펼치고 있다. 또한, “쏘리 낫 쏘리 거리 낙서 축제”도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이 거리 낙서를 보기 위해 겐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유명한 거리 낙서 작품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거리 낙서 지도까지 만들어 알려주고 있다.

올여름 벨기에 플랜더스의 겐트를 방문해 도시 곳곳에 펼쳐진 멋진 거리 낙서를 찾아보자.


 

●벨기에 플랜더스의 주요 도시
 

플랜더스는 벨기에 수도인 브뤼셀을 비롯하여 브뤼헤, 안트워프, 겐트, 루벤, 메헬러 등 벨기에의 대표적인 여행지가 몰려 있는 북부 지역이다.


▶브뤼셀(Brussels)

벨기에의 수도이자 EU의 수도, 17세기에 만들어진 유명한 그랑 플라스 광장을 비롯하여 유서 깊은 성당 건축물과 왕궁 그리고 현대적인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룬 곳이며, 유럽연합과 북대서양 조약기구 등이 있어 유럽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문화가 숨 쉬는 역동적인 도시이기도 하다. 루벤스가 이곳에서 7년간 거주하며 수많은 명화를 선보였다.
 

▶안트워프(Antwerp)

유럽에서 두 번째 규모의 항구도시로 특히 전 세계 다이아몬드의 수도로 불리는 곳이다. 거장 루벤스가 전반부 생애를 보낸 곳인 만큼 루벤스와 바로크 시대 미술품을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시내 곳곳에서 바로크 시대 흔적들을 경험할 수 있다. 루벤스가 살았던 루벤스 하우스가 있으며, 그에 관련된 모든 문화 이벤트와 투어 가장 많이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안트워프다.
 

▶겐트(Ghent)

중세의 맨하튼이라는 별명이 있는 이곳은 론리 플래넷이 유럽 최고의 시크릿 여행지로 선정할 만큼 중세 건축과 예술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겐트를 거닐다 보면 자신이 박물관이나 느와르 영화 세트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된다. 이곳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성 바보 대성당이 있으며, 성당 내부에 유명한 반 에이크 형제가 그린 제단화를 보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미술 애호가들이 찾고 있다.
 

▶브뤼헤(Bruges)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브뤼헤는 신비한 중세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마저 드는 곳이며, 역사를 잘 보존하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여행지이기도 하다. 배를 타고 운하를 따라가며 아름다운 건물들을 감상하고, 초콜릿으로 유명한 도시답게 이곳에서는 다양한 초콜릿을 꼭 맛보아야 한다.
 

▶루벤(Leuven)

지식에 목마르다면 브뤼셀 외곽에 있는 루벤으로 가면 된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 있는 곳이자 현재 약 5만 명의 학생과 교수들이 거주하며 학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도시이기도 하다. 학생들이 있는 곳에 맥주가 있듯이 루벤은 벨기에 맥주의 수도로 불리는 곳이다. 수 백년 동안 이어온 플랜더스 맥주 전통과 기술이 바로 루벤에서 맛보는 프리미엄 맥주에 담겨있다.
 

▶메헬런(Mechelen)

작지만 그림처럼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인 메헬런은 특히 음악 악기인 카릴론(Carillon)학교로 유명하다. 카릴론 악기 연주를 배우기 위해서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방문하고 있다. 다양한 고딕 양식 및 바로크 시대 성당과 건축물들이 서있는 메헬런에서는 야외 카페에 앉아 현지 맥주를 음미하며 성당에서 울려 퍼지는 카릴론 연주를 감상해 보자.

 

취재 협조= 맥프로 파트너십


이상인 선임기자 lagolf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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