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생각나는 1년 전 돗토리 사구
2021-02-01 17:54:38 , 수정 : 2021-04-01 11:09:17 | 편성희 기자

[티티엘뉴스] 지긋지긋한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지도 1년이 넘었다. 좀처럼 내리지 않는 폭설로 신설국 체험을 하는 요즘, 1년여 전 돗토리 여행이 다시 그립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돗토리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에어서울(RS)을 타고 요나고 공항에 내리는 길이 가장 가까웠다. 그렇지만 기차여행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오사카 간사이공항에 내려서 JR을 타고 가는 여행객도 많았다.

 

 

간사이 와이드패스를 이용해 JR특급 기차를 타면 환승까지 합해 3시간 정도면 돗토리역에 도착한다. 돗토리현으로 바로 가는 비행기를 탔으면 그냥 지냐쳐 느끼지 못했을 기차 여행, 반나절의 기차 여행을 통해서 쉼표 하나를 찍을 수 있었다. 한적한 기차 속에서 돗토리와 시마네의 여행 계획을 이야기하고 나니 일정하게 들리는 철로의 덜컹거리는 소리와 감각이 '여행을 왔구나' 하는 실감을 전해준다.

 


돗토리 여행의 첫 장소는 '사구'였다. 돗토리를 방문하는 관광객이면 방문하는 돗토리 사구는 바닷가 옆에 위치한 사막같은 곳이다. 마치 남부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바다와 맞닿은 사막과 비슷한 느낌이다. 돗토리 사구는 남북으로 2.4km, 동서 길이가 16km 정도되는 일본 최대 규모의 3대 사구 중 하나다. 

 

이날 따라 매서운 바람이 불었다. 추운 날씨와 바람, 날리는 모래와 거친 파도는 지금 생각하면 그때만 느낄 수 있었던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황량한 느낌의 돗토리 사구, 구름과 모래 언덕 그리고 나무, 멀리 보이는 바다..., 황량하면서도 처연한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더욱이 눈이 날리기 시작했다. 마치 도깨비의 한 장면에 내가 들어온 것 같다.

 

걸을 때 모래가 부드러워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깊이 빠지지 않았다. 겨울이라 모래의 수분이 얼어서 걷기가 좀 수월했던 것 같다. 

 

 

겨울철 여행의 장점은 여름철 보다 관광객의 수가 적어 여유있게 둘러보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구에서 즐길 수 있는 샌드보드는 할 수 없다는 게 아쉽다. 모래언덕에 올라 바라본 바다는 우리 동해바다랑 거의 비슷한 위치이다. 여기선 수영이 금지란다. 파도가 쎄서 그런게 아니라 보호지역이어서 그렇단다.

 

 

 

돗토리 여행의 즐거움은 로스팅 카페 투어가 한몫한다. 돗토리에는 블로그 등에 소개된 여러 카페들이 있지만 현지인이 강력 추천한 로스터리 카페 돗토리 커피 로스터(Tottori Coffee Roaster)를 찾아 들어갔다. 카페 주인은 다나카 오사무(田中 治)씨로 J.C.Q.A.인정 커피 인스트럭터 1급 로스터 커피를 준다. 주인이 직접 현지에서 커피를 골라 공정무역으로 로스팅한 오가닉 커피가 명물이다. 일본 지역 카페의 특징 중 하나가 커피와 디저트 뿐만 아니라 주방에서 직접 음식까지 만들어서 나온다. 음식 중 추천하는 메뉴는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카레다.

 

 

돗토리 커피 로스터에서는 직접 로스팅한 다양한 커피 원두를 판매한다. 원두 커피를 넣은 봉투를 열어 향을 맡아 보는 것이 가능하다. 추천 원두는 스페셜티 커피인 오가닉 커피인데 중배전과 강배전 두가지 버전이 있다. 오가닉 원두의 특성은 중배전에서 향긋한 꽃향기가 강하게 뿜어져 나오고 여기서 사용하는 추출방식인 필터 드립 방식과  잘어울린다. 강배전은 원두가 가진 특유의 커피향보다는 단맛이 잘 느껴진다.

 

커피 한잔만 여행기에 남길 순 없지 않나. 고독한 미식가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진 맛집을 수소문해서 찾았다. 창업 50여년의 돗토리 명물 호르몬 야끼소바(ホルモン焼きそば) 전문점 ‘마쓰야(まつや)’를 소개한다.

 

 

호르몬 야끼소바는 우리식으로 하면 곱창 볶음 국수다. 마치 우리의 곱창 볶음과 비슷한 식감인데 곱창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꼭 들려봐야 할 돗토리의 명물인 호르몬 소바 전문점이다. 호르몬 소바 전문점이 돗토리현에 몇 곳이 있는데 이곳 마쓰야는 일본 인기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시즌 8에 출연해 더욱 유명해졌다.

 

드라마에서 고로상이 선택한 것은 철판에서 볶아낸 호르몬 야끼소바와 갈매기살인 오-카쿠 시오(オーカク塩) 등이다. 호르몬 야끼소바(곱창볶음 소바)는 이 집의 대표 메뉴라고 했다. 

 

​주인이 볶아내는 호르몬 야끼소바의 고소한 냄새는 이곳이 왜 유명한지 짐작하게 한다. 냄새만으로도 먹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다. 이곳 마쓰야에서 사용하는 특제 미소 된장 소스는 초창기부터의 사용되어 지금까지 맛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호르몬 야끼소바(ホルモン焼きそば) 곱창 야끼소바는 줄여서 ‘호르소바’라고도 부른다. 감칠맛 있는 특제 소스덕에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고 곱창 기름이 야채와 면에 같이 배어 향이 풍부하다. 

 

​마쓰야는 가게의 규모가 작아 한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사전에 전화예약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권기정 자유기고가

정리=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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