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국영·국적 항공사들조차 답 없는 코로나19(COVID-19) 쇼크
2020-05-19 00:20:11 , 수정 : 2020-05-20 18:30:49 | 김종윤 기자

[티티엘뉴스] 국가를 대표하는 국영·국적 항공사, 특히 FSC(Full Service Carriers)들조차 코로나19바이러스감염증(COVID-19) 쇼크에서 회생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 태국 정부, 구제 계획 변경하고 TG 파산 신청

 

태국 국영항공사인 타이항공(Thai Airways, TG)은 18일(현지시간) 파산신청을 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SEPO(The State Enterprise Policy Office) 회의에서 타이항공(Thai Airways International Pcl)의 재활 계획을 승인해 태국 중앙파산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나루몬 피노신왓(Narumon Pinyosinwat) 정부 대변인은 "이번 절차는 그간 타이 재무부가 타이항공에 581억 바트의 대출을 지원하겠다는 기업구제패키지 계획을 변경한 것"이라며 "타이항공의 대출 상환 마감일이 5월 말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악화된 재무상황으로 상환하기 어렵다"고 이번 파산 신청의 취지를 전했다. 이어 "기업회생 계획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타이항공은 현재 920억 바트(약 287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보유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타이항공은 2013년 이후 매년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17 년 21억 바트, 2018 년 116억 바트, 2019 년 120억 바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에어캐나다, 6월초 2만 명 감원 계획

 

올해로 한국 취항 26주년을 맞이한 에어캐나다(Air Canada, AC)는 최소 2만명의 직원을 감원할 계획이다.
 

캐나다 통신에 따르면, 에어캐나다는 전체 3만8000명 직원 중 50%를 넘는 규모의 감원을 6월7일 시행할 예정이다. 에어캐나다는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전망에 맞춰 운영 인력을 중대한 규모로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유감스럽게도 우리 고용 인력의 50~60% 감원을 의미하며 약 2만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에어캐나다는 해고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승무원의 자발적 근로 감축이나 2년간 휴직, 또는 일정 혜택 조건부 사직 등을 권고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는 기업의 고용 유지를 위한 임금 보조 혜택을 오는 8월까지 연장해 시행할 방침을 밝혔지만, 에어캐나다 측이 정부 지원을 포기할지 여부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캐나다 통신은 전했다.

 

한편 7월부터 기존의 GSA를 담당한 동보항공(Dongbo Air Services 대표 홍정희)과의 계약을 마무리하고 지사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던 에어캐나다 한국지점(지점장 이영)도 이 같은 본사 상황때문에 한시적 GSA를 유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에어캐나다는 코로나19에도 인천-밴쿠버 노선을 주2회 운항하고 있다. 6월부터는 주7회 증편 예정이다.
 

 

◆UAE 국영항공사 에미레이트도 3만여 명 감원 예정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 EK)도 전체 임직원의 3분의1에 달하는 3만여 명을 감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5월10일(현지시간) 셰이크 아흐메드 빈 사이드 알막툼(Sheikh Ahmed bin Saeed Al Maktoum) 에미레이트 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이 2020∼2021년 실적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이라면서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비용 관리 조처를 계속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정부가 소유한 에미레이트항공은 감원과 함께 A380 기재도 조기 퇴역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비율 6300% 아시아나, 인수 '먹구름'

 

한편 우리 국적 FSC 항공사들도 1분기 실적이 대한항공(KE) 6920억 원, 아시아나항공(OZ) 549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대한항공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용(轉用)하는 등 1분기 화물 수송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고, 유류비·인건비 등 영업 비용도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해 영업 손실을 다소 줄일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1분기 2082억 원의 영업 손실로 지난해 1분기 118억 원 영업 손실보다 크게 악화됐다. 매출액도 1조129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1조4385억 원) 21.5% 줄었다. 특히 부채비율은 6279.8%로 전년 동기(1387%) 대비 급증했으며, 자본잠식률은 94%에 달한다.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을 앞둔 상황이어서 HDC가 인수를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더하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에어부산(BX)도 2064%의 부채비율로 전년 동기(297%) 대비 크게 증가했다.

 

업계 및 주요 증권사들은 세계 하늘길이 거의 모두 막힌 4·5월 실적과 항공사들이 운항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정상 운항을 장담할 수 없는 6월 실적을 반영한 2분기는 사실상 최악의 실적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항공시장의 주역으로 이름값을 하던 국영·국적 FSC 항공사들의 미래도 이젠 보장할 수 없다.     

 

김종윤 기자 yoons35@ttlnews.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