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고 싶다- 폴 고갱이 도착한 천국의 이름 '타히티'(Tahiti)
2021-03-02 23:05:06 , 수정 : 2021-03-02 23:06:31 | 편성희 기자

[티티엘뉴스] ‘우리 다시 여행 할 수 있을까?’ 다시 갈 그곳을 상상하며 여행을 계획하는 건 이제 더 이상 희망고문이 아니다. 화이자, 모더나,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양한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소식이 세계 곳곳에서 들린다. 백신 개발과 함께 ‘위드 & 포스트 코로나19시대’를 준비한 주요 국가 및 기관에서도 백신여권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이제 다시 갈 그곳은 사람들로 빽빽한 곳을 선택하고 싶지는 않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몰라도, 한 번 맞으면 절대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면 몰라도 말이다.

 

 

 

#태평양의 진주 타히티

 

지도상에 잘 눈에 띄지 않는 타히티(Tahiti)는 ‘여잘알’(여행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꼭 가보고 싶거나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 리스트에 올라있다. 잔잔하고 평화로운 해변의 풍경과 자연을 해치지 않은 럭셔리 리조트, 무엇보다도 그곳에 사는 원주민들과의 따뜻한 조우의 추억이 타히티를 동경하게 한다.

 

 

 

몇 해 전에는 배우 이하늬 씨가 출연해 멸종 위기에 처한 혹등고래의 상황을 알려서 화제가 된 <은밀하고 위대한 동물의 사생활> 촬영지로 타히티가 등장해 ‘여알못’에게도 타히티에 대한 호기심이 무르익었다.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의 주도인 타히티는 ‘태평양의 진주’로 알려진 아름다운 섬이다. 유럽인들은 타히티를 ‘지상 낙원’이라고 부른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손꼽히는 ‘보라보라’(Bora Bora)와 그 옆 ‘타하’(Taha’a)섬에서 여행의 환희를 다 누리려면 일주일이 부족할 정도다. 모레아(Moorea), 후아히네(Huahine), 라이아테아(Raiatea), 마우피티(Maupiti) 등도 ‘태고의 모습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경외감마저 드는 환상적인 타히티 여행을 할 수 있다.

 

 

 

#죽기 전 천국을 발견한 폴 고갱

 

문화·역사·예술적 가치도 높다. 타히티는 폴 고갱(Paul Gauguin, 1848-1903)의 주요 작품 배경지이다. 고갱은 조국 프랑스를 떠나 ‘히 바오’섬에서 죽을 때까지 타히티의 자연과 원주민의 모습을 강렬한 남국의 색채로 그려냈다. 63일간의 긴 여정 끝에 타히티에 도착해 생의 마지막을 보낸 고갱은 타히티가 간직한 태고의 아름다움, 투박하지만 소박한 꿈을 지닌 원주민의 모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REPUBLIC NIGER - CIRCA 1998 A stamp printed in Niger shows painting by Paul Gauguin, Tahitian Women on the Beach, series, circa 1998

 

폴 고갱의 유산은 수도 파페에테에서 50여 km 정도에 있는 ‘폴 고갱 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갱이 1891년부터 3년간 머물렀던 그의 아틀리에이자 살림집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곳이다.

 

 

#청정여행지에서 즐기는 액티비티

 

 

타히티 섬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큰 공과 작은 공을 연결한 모습이다. 원주민들은 그들의 언어로 큰 섬을 ‘타히티 누이’(Nui; 크다) 작은 섬을 ‘타히티 이티’(Iti; 작다)라고 불렀다. 섬 중앙에는 해발 2241m의 오로헤나와 2110m의 피토 이티 등의 봉우리가 있고, 그 아래로 마을이 있다.

 

 

타히티에서는 매연이나 황사, 미세먼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곧 푸른 하늘과 맑은 바다, 그리고 라군(석호)에 감탄하게 된다. 특히 라군에서 다이빙을 하는 재미는 세계의 다이버들이 매년 타히티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타히티의 자연은 그대로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주지만, 지속적으로 자연을 보존하기 위한 ‘에코 투어’ 등의 프로그램도 많다. 피크닉, 트레킹, 승마투어, 카누 해상 산책, 럭셔리 요트 투어 등도 타히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로 막힌 하늘 길

 

현재 타히티는 세계 여느 국가들처럼 코로나19바이러스감염증(COVID-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인해 외국인이 입국하기 까다롭다. 타히티에 입국하려면, 항공기 탑승 72시간 전에 RT-PCR을 받아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결과가 있어야 한다. 또 전자여행정보시스템에 ‘Negative RNA Sars-Cov2 Non-Detected’ 또는 ‘Negative RNA Sars-Cov2 Non-Cetected’ 등의 검사결과서를 사전 등록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항공기 탑승 전에 검사를 받지 못한 사람들은 타히티 파페에테에 도착 후 검사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입국 후 4일째에는 입국할 때 받은 자가 진단 키트로 코로나19 자가진단을 한 후 담당자에게 제출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일본 나리타를 경유해 타히티로 가는 에어타히티누이(TN ▲) 항공편이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6월 28일까지 운항이 중단돼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경유하는 방법도 있는데, 뉴질랜드 또한 외국인 입국을 기본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로스앤젤레스를 경유해 가는 항공편도 있지만, 이동시간이 길어서 코로나19 검사를 또 받아야 할 수 있다. 백신여권이 국제 표준으로 정착된다면, 이 아름다운 곳에 다시 갈 수 있는 날도 성큼 다가올 것이다.

 

 

편성희 기자 psh4608@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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