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의 유럽 유랑] 3화▶ 철로 위에서 생각하다
2016-02-29 00:42:10 | 김지훈 칼럼니스트


▲플랫폼으로 정차하는 스위스 기차


그땐 그랬다. 유럽에서 기차를 타는 것을 즐겼다. 유럽의 정취를 느끼기 좋은 방법이었다. 정말로 그랬다. 기차에서 바라본 유럽은 유독 아름다웠다. 국경을 넘기에도 편했다. 철로도 길이다. 여행에서 길은 교실이 된다.


열차 내부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애완동물도 주인공이 된다. 기차 안 친구 중 골드 레트리버가가 유독 많았다. 다른 피부와 냄새를 지닌 사람이란 것을 알았을까? 개의 호기심은 나에게로 향했다.


플랫폼은 매력적인 공간이 된다. 만남과 헤어짐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렇다 보니 아름다운 광경이 자주 연출되는 장소다. 만남과 헤어짐의 증표, 유럽인의 키스는 그렇게 나를 설레게 했다.


어떤 기차는 빠르고 또 어떤 기차는 느리다. 한국에서는 빠른 게 좋았는데 이상하게도 여행 중에는 느린 것을 선호하게 된다. 마음의 여유가 만들어내는 매력이 존재했다. 왜 그렇게 바쁘게 살았나 싶었다. 여행자의 눈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다.


▲눈 쌓인 철로, 스위스 리기산 산악열차


스위스 하면 산악기차를 뺄 수 없다. 경사진 산을 아름다운 광경을 선사하며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른다. 비싸서 혼나기도 했지만 유독 스위스 하면 산악기차가 떠오른다. 예쁜 사진을 뽑아내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다. 철로를 보면 대나무와 닮아 있다. 곧지만 때론 유연하게 휘어져있다. 그리고 강하다. 그런 사람이고 싶은데 쉽지 않다. 난 길만 못하고 나무보다 못한 존재인가?


도심으로 들어가는 철길은 유독 아름답고 설렌다. 이제 내가 내려야 할 곳이다. 내리고 오르고 가고 오고 반복의 미학이 기차다. 언제나 어디선가 달리고 있다. 많은 사람이 존재하고 활동하듯 말이다. 철로는 항상 아래에 위치하며 기차의 추진을 돕는다. 당신은 그런 사람인가? 돕는 것이 무서운 세상이다. 뉴스를 보면 세상은 부도덕하다. 도운 사람이 죄인이 되는 세상이 왔다. 인간 주변의 사물은 우리에게 남겨주는 것이 이렇게 많은데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인간이다.  


▲스위스 베른, 비오는 날의 정취


사진의 노부부처럼 서리가  머리에 앉고도 난 세계를 누릴 수 있을까? 세상을 보고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즐겁다. 돈이 없어서 보다 내가 용기를 잃을까 두렵다.

 

“여행은 한 번의 용기에서 오는 결정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여행 칼럼니스트 김지훈_  tripadviser.xyz

◆김지훈 칼럼니스트는…
 “죽음, 그 순간을 경험한 후 삶이 달라진 여행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