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민도로 섬 ‘원주민 아이들’ 주제 사진전 26일까지 개최
기수정 작가의 필리핀 원주민의 아이들 10여 년의 기록 
봉사여행 등으로 알려진 민도로 섬 원주민들 모습 담아 
2022-10-21 15:01:13 , 수정 : 2022-10-21 15:45:38 | 이상인 선임기자

[티티엘뉴스] 경기도 부천의 네모갤러리에서는 이색적인 사진전이 눈길을 끈다. 




▲사진작가 기수정의 개인 사진전 포스터


기수정 사진작가가 민도로의 원주민 아이들을 10여 년간  카메라 앵글에 담아 두었던 보따리를 풀어 처음 공개하는 ‘원주민 아이들’이란 주제의 기수정 개인 사진전이다. 


10여 년 전 NGO 자원봉사자로 민도로 원주민마을에서 아이들과 처음 만나 기수정 사진작가는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미소에 반해 버렸다. 아이들의 미소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 눈 속에는 순수함이 가득하며, 세상의 진리가 그 눈 속에 담겨 있는 듯하다. 




▲필리핀 민도로 섬 원주민 아이들의 모습 


이방인을 처음 만난 아이들은 어색해서 선 듯 다가오지 못하지만, 이내 어설픈 미소를 보이며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다가온다. 둥그런 눈망울 속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 있고, 평화가 보인다.  


필리핀 민도로 원주민마을은 관광지 도심에서 보통 2~3시간이상은 산을 올라야 만날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원주민들은 도심의 필리핀 사람들과 생김도 다르고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다. 수공업으로 바구니 등을 만들어 마을에 내려와 물물교환을 한다. 그것도 언어가 통하는 대표 한 두 명이 대신한다.




▲필리핀 민도로 섬 원주민 아이의 모습 


그런 환경 속에 있는 원주민 아이들과 가족들을 기수정 사진작가는 살짝살짝 찍어 다음해에 사진을 전달해 주곤 했다.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촬영하기 시작하게 된 동기는 처음 가족사진이 생겼다고 좋아하던 17살 애기엄마 때문이다. 


이왕이면 이들의 모습을 좀 더 정성껏 잘 담아 봐야겠다는 일념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 했다. 환경이 열악해도, 차림새가 어색해도 사진 한 장에 같이 울고 웃었다. 한 장의 사진을 비닐봉지에 넣어 벽에 붙여 놓고 원주민 아이들은 기 작가가 다시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원주민마을 어느 할머니는 기 작가의 손을 굳게 잡고 죽기 전에 와 줘서 너무 고맙다 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필리핀 민도로 섬 원주민 아이의 모습 


사진 한 장이 주는 의미를 누구보다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이들을 만난 건 기 작가에게는 큰 행운이었고, 기쁨이 됐다. 그렇게 몇 년을 이 아이들과 함께 했다. 필리핀 사람들도 접근이 쉽지 않은 오지의 원주민 마을에서 순수한 아이들과 그 가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차곡차곡 모았다.


기수정 작가를 사로잡은 필리핀 원주민인 망얀(MANGYAN)족은 문명사회가 민도로 섬에 자리 잡고 살기 전에 살던 토착민이다. 이 종족은 인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를 거쳐 필리핀에 정착했다. 최초에는 민도로의 해안 지대에 살았다. 종교는 원시신앙인 무속신앙, 토테미즘을 가지고 살던 사람들이다. 타갈로그어를 쓰는 타 지역의 사람들,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 가톨릭의 스페인 등의 사람들이 몰려와 정착하는 과정에서 그들과의 싸움을 피해 해발 2,700미터 이상되는 고산지대로 들어가 지금까지 살고 있는 필리핀 원주민이다. 




▲필리핀 민도로 섬 원주민 아이들의 모습 


산속을 벗어나 문명사회로 나와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직도 산 속에서, 산과 문명사회의 중간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다. 주로 수렵, 채집을 하며 살고 있으며, 바나나, 고구마, 코코넛 등을 주식으로 하고 있다. 


필리핀 민도로 섬(Mindoro Island)은 필리핀에서 일곱 번째로 큰 섬이다. 고대의 중국 상인은 이곳을 마이(摩逸)라고 불렀다. 스페인 사람들은 이곳을 금광을 뜻하는 미나 데 오로(Mina de Oro)였으며, 현재의 이름인 민도로라고 부르게 됐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가지고 있는 필리핀 민도로 섬 타마라우폭포 모습 


민도로 섬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일본 패잔병 이야기로부터다. 지난 1974년 2차 대전 중 낙오됐던 히로오 오노라라는 일본병사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줄 모르고 30년이나 숲속에 숨어 살다가 루방섬(Lubang Island) 언덕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민도로 섬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지난 1980년에도 푸미오 나까무라 라는 낙오병이 민도로 내륙의 할콘(Halcon)산속에서 발견되어 또다시 화재가 되기도 했다. 




▲필리핀 민도로 섬 관광지 모습


마닐라에서 약 4시간 거리에 위치한 민도로 섬은 버스와 배를 이용해야 도착할 수 있다. 필리핀 섬 중에서도 큰 섬에 해당하는 민도로는 북부 해안 일대를 푸에르토칼레라 부르는데 개척 당시 민도로 섬을 발견한 스페인들이 붙인 이름으로 리틀 보라카이로도 불린다. 




▲해양 관광이 발달된 필리핀 민도로 섬의 바닷가 모습 


해양 생물의 서식지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호초 아포맆(Apo Reef)은 스쿠버다이버들의 천국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휴양지로도 유명하다. 유명 관광지인 세부, 보라카이에 비교해 시설 및 편의시설 등 관광 인프라는 취약하지만 평범한 어촌 모습에 호핑투어, 스쿠어 다이빙 등 해양시설은 다 갖추어져 있다.  




▲기수정 개인 사진전 안내 현수막 모습 


기수정 사진작가는 “어색한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던 아이들, 아직은 낯설고 두려워 다가오지 못하고 큰 눈망울로 바라만 보던 아이들,  그 아이들과의 추억을 담아낸 아름답고 귀한 시간들을 함께 공유하고자 큰 마음 먹고 개인 전시회를 열게 됐으며, 이 전시회를 통해 아이들의 순수함과 진솔함을 함께 나누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사진전 포스터 


한편, 이번 사진전은 부천시 문화예술발전기금지원사업으로 진행된다. ‘원주민 아이들(MANGYAN Mga Bata)’란 주제로 경기도 부천시 네모갤러리(경기도 부천시 부흥로 336번길 7)에서 오는 10월 26일까지 개최되는 기수정 사진작가 개인전에는 첫날부터 많은 사람들의 뜨거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상인 선임기자 lagolf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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