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발품팔아 모아놓은 일본 돗토리현의 소확템 5
'미쉐린 가이드 교토・오사카 +돗토리2019'의 맛을 찾아 (2)
2018-08-16 11:32:44 , 수정 : 2018-09-16 22:50:39 | 김세희 에디터

[티티엘뉴스] 인터뷰를 하다보면 이런 질문을 종종하게 된다. "당신만의 힐링 장소, 당신이 사랑하는 소울 푸드는 무엇인가요?" 마치 소소한 행복을 수집하듯, 실례가 되지 않는 선에서 취향을 듣는다. 희망이 번지는 목소리와 반짝거리는 눈빛이 좋으니까. 일본 돗토리현에서도 그랬다. 사소하지만 소중한 아이템을 모으고 또 모았다.

 

일본 돗토리현 = 김세희 에디터 sayzib@ttlnews.com

취재협조 = 일본 돗토리현 관광교류국

 

1. 카페 잇포(Cafe Ippo)의 시즌별 디저트

 

 

돗토리현의 중부에는 도고 호수가 있다. 호수를 바라보며 온천을 할 수 있는 곳이라 도고 온천이라고도 알려진 곳. 이곳엔 산책하면서 쉴 수 있는 카페들이 있다. 그 중에서 한 걸음(一步)을 영어 발음 그대로 옮겨놓은 '카페 잇포(Cafe ippo)'
 

 

 

카페에서 자전거를 대여해주곤 하니, 걷거나 라이딩을 좋아하는 여행자들에겐 최적의 아지트다. 워킹 리조트라고도 쓰여져 있는 걸 보면 카페의 철학을 알 수 있는 셈.

 

 

크레페, 케이크, 요거트 등 맛봐야 할 디저트들이 넘나 많지만, 주머니는 가볍고, 우린 하나를 골라야 한다. 크렘 브륄레(crème brûlée) 만큼은 꼭 선택했으면 좋겠다. 차가운 크림 커스터드 위에 유리처럼 얇고 파삭한 캐러멜 토핑을 얹어 내는 프랑스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게다가 다이센 산을 기반으로 하는 우유 회사(목장)의 생크림을 얹었으니, 더할 나위가 없다.

 
 
■ Location. 돗토리현 도하쿠군 유리하마초 미나미타니 573 (鳥取県東伯郡湯梨浜町南谷573)
■ Tel.  +81-858-35-6161
 
 
2. 다이센 G 맥주(Daisen G Beer) 한 잔
 
 
영국에서 열린 ‘월드 비어 어워드 2011’에서 세계 베스트상을 수상한 다이센 G 맥주! 편의점이나 식당, 마트에서 만날 수 있고, 다이센 목장 우유마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돗토리현 향토 맥주가 세계를 휩쓸었다니.
 
 
 
 
물이 맑고 깨끗하면 그 물로 빚은 맥주도 맛이 탁월할 터. 페일 에일(Pale Ale), 바이젠(Weizen), 필스터(Pilsner)의 향을 탐색하다보면 돗토리현 여행이 저물지도 모른다. 특히 바이젠의 경우 은은한 바나나향이 감돌고 목넘김이 아주 부드러워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3. 다이센 목장 우유마을에서 유제품 낚기
 
 
 

 

이날은 '우유 데이'였다. 30년 넘게 우유를 먹고 자라온 사람이니, 무지 청정하다는 우유맛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 자부했다. 오늘도 우유를 먹은 이들이라면 가능할 듯. 일단 우유 한 잔부터 시작했다. 모나카 형태로 된 우유 아이스크림,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 탈이 나지 않게끔 사람들과 나누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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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짜낸 것 같은 고소함이 배어있고 텁텁하지 않으며 진하지만 우유 특유의 잔여감이 전혀 없는 맛! 아, 길었다. 서로 먹으면서 표현했던 단어들을 총집합시킨 탓.

 

 

여기선 지인들에게 선물할 간식들을 구입해야 한다. 돗토리현의 다른 기념품 숍에서도 몇 가지는 만날 수 있지만, 다이센 유제품으로 만든 대부분의 제품은 이곳에 다 있기 때문.

 


■ Location. 돗토리현 사이하쿠군 호키정 고바야시 미즈나시바라 2-11(鳥取県西伯郡伯耆町小林水無原-11)

■ Tel.  +81-859-52-3698

 

 
4. 돗토리현 사케 브랜드 탐구
 
 
 
 
쌀을 누룩으로 발효시킨 후 맑게 걸러낸 술로 일본에서는 '니혼슈(日本酒)'로 불리는 사케. 청초하면서 은은한 곡향은 대부분의 요리와 궁합이 잘 맞는다. 여름은 차게, 겨울은 따뜻하게 마실 수 있는 영특한 술. 술도가마다 미묘한 향과 깊이를 가진다.
 
 
 

돗토리현에서 맛볼 수 있는 쌀, 고리키의 향을 즐길 수 있는 곳. 사카이미나토에 위치한 '지요무스비' 주조 오카소라 본점에서는 사케를 빚는 장면도 미리 문의하면 볼 수 있다고 한다. 돗토리현 곳곳의 마트에서 현지인이나 마트 점원이 추천하는 전통 사케를 구입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는 일. 쌀이 발효되면서 노란빛이 돌고 농후한 맛이 일품인 돗토리현의 토속주는 우리의 어깨를 다독여준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따끈한 신상 이자카야를 방문해보는 것도 설렌 도전 중 하나. 돗토리현의 중부 정도로 볼 수 있는 구라요시 지역에서 만난 곳인데, 사실 이 근교에는 조용하게 술을 마실 만한 사케집이 많은 편이다. 숙소도 주변에 꽤 있어서 잠이 쉽게 들지 않는 날, 편하게 사케 한 잔 마실 수 있다.

 
 

▲ 다이닝 오시도리는 안주도 돗토리현의 향수를 입고 있다. 장조림처럼 간장 소스에 푹 익힌 돼지고기인 '도하쿠(돗토리현의 지명)산(産) 마블 포크 가쿠니'와 다이센 소시지 모듬 등 수준 높은 맛의 주전부리를 향유할 수 있는 곳. 사쿠라향이 코끝을 간질이고 부드러운 곡향이 입안을 감싸던 '히오키자쿠라' 사케와 잘 어울린다.

 

- 지요 무스비 주조
Location.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시 다이쇼마치 131 (鳥取県境港市大正町131)
■ Tel. +81-859-42-3191


- 이자카야 '다이닝 오시도리'
Location. 돗토리현 구라요시시 아게이초 2-2-6 2(鳥取県倉吉市上井町2丁目2-6 2F)
■ Tel. +81-858-27-1136

 

 
5. 일본 작은 산사에서 말차를
 
 
 
 
일본어를 알지 못한다 해도 괜찮다. 대화라는 게 꼭 언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일본엔 산사가 참 많다. 여행자로선 종교를 떠나 문화로 다가오는 것들. 혜민 스님의 서적을 읽는 우리들의 모습이 다양한 것처럼, 다르더라도 한 번쯤 다가가보는 건 어떨까. 여행길이라면 말이다. 무수한 염원을 담고 있는 일본의 작은 절을 찾았다.
오오히라산콘삐라인 절!
 
 
 
 

연륜으로 가득한 스님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매우 젊은 스님. 이케가미 쇼켄 스님은 인자하고 편안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간단한 영어와 제스처, 쉽고 간결한 안내로 어색함을 풀어주었다. 많은 말보다, 조용하게 여행객의 마음을 살펴주는 눈빛이 인상적이었던 그. 절 내부를 감상하는 동안 먼 발치에서 가만히 기다려주시던 배려가 생각난다.   

 

 

알 수 없는 문양과 장식으로 꾸며진 법당이었지만, 작고 앙증맞은 부적 만드는 일에 몰두하다보니 차츰 익숙해졌다. 향을 맡는 호흡이 자연스러워지고, 처음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도 하나씩 발견하게 되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은 것.

 

 

 

부적을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행운, 사랑, 다산, 고민해결, 지혜, 건강 등을 뜻하는 귀여운 문양의 돌을 고른 후 기모노 천으로 만든 주머니와 어울리는 색상의 끈을 매칭한다. 주머니에 간절함을 담아 돌을 넣고 스님의 디렉션에 따라 끈으로 봉하는 작업인데, 부적이 탄생되면 스님은 우리의 이름을 하나씩 읊어주는 간절한 기도로 행복을 기원해준다.

 

 

물론 떠나는 길 서운하지 않게 말차를 대접해준다. 게다가 말차를 마시는 자세마저도 알려주는 스님. 다도를 배우는 느낌이었다. 절에서 내어준 말차 한 잔으로 잊고있던 간절함도, 미소도 되찾은 것 같았다. 

 

 

■ Location. 돗토리현 구라요시시 아게이 1번지(鳥取県倉吉市上井1番地)
■ Tel. +81-858-26-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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