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문화체험 여행] 낯선 곳에 친숙해진 시간 1주일
2019-05-09 09:24:05 , 수정 : 2019-05-09 10:05:09 | 강지운 기자

[티티엘뉴스▶트래블인사이트] 이스라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여행은 성지순례이지만, 그외에도 이스라엘은 독특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여행지이다. 사해에서 몸이 떠오르는 체험, 텔아비브 자파 항에서 먹는 해산물 요리, 이스라엘 음식 문화인 코셔, 텔아비브 해변에서 서핑까지 다양한 체험과 이야기가 가득하다. 예루살렘에서만 여행하기엔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스라엘은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곳이다. 

 

▲이스라엘

 

할랄(Halal)과 다른 이스라엘 음식문화 코셔(Kosher)

 

할랄(Halal)과 코셔(Kosher) 인증제는 비슷한 듯 다른 음식문화를 보여준다. 할랄은 무슬림의 음식문화로 알코올성 음료와 육식 동물과 맹금류 등을 금지한다. 코셔는 유대인의 음식문화로 구약성서에 따라 돼지고기, 비늘이 없는 물고기를 금지한다. 육류와 유제품을 함께 먹는 것도 금지한다. 두 인증제는 도축방식도 전혀 다르다.

 

식기와 음식 조합까지 꼼꼼한 코셔(Kosher) 푸드

 

코셔 푸드(Kosher Food)는 구약성서에 기준해 ‘구별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코셔는 카쉬롯(Kashrut)이라는 히브리어를 영어식 표현으로 사용한 것인데, 원래 뜻은 ‘적당하다’ 혹은 ‘합당하다’라는 뜻이다. 

 

코셔 푸드를 인증하는 단계도 있다. 대표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돼지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며, 비늘이 없는 물고기를 금지하고 육류와 유제품을 함께 먹어서도 안 된다. 그 외에도 십일조를 내지 않은 제품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주방용품까지 규정을 적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코셔 인증을 받은 햄버거 가게에서는 그 흔한 치즈버거조차 먹을 수 없다. 예루살렘에서 유학한 선배가 이스라엘에 간다고 하니 “패스트푸드점에 우유 들고 들어가지마”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유대인들은 철저하게 그들의 문화를 지키고 있다. 고기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고기에도 철저하게 구약성경에 따라 발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하는 초식동물만 먹을 수 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토끼, 낙타, 돼지 등은 부정하다고 생각해 먹지 않는다. 먹을 수 있는 고기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사실상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양고기는 먹을 수 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심지어 호텔 조식 뷔페에도 고기를 볼 수 없었다. 

 

▲이스라엘 호텔 조식(사진제공: David Citadel Hotel)

 

빵을 만들 때 버터를 사용하는데, 버터도 유제품의 일종이기 때문에 빵과 고기를 함께 먹는 것도 안 된다. 당연히 빵과 고기 중 하나를 쓰지 말아야 한다면 고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고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뷔페라고 부르기엔 아쉬울 뿐이다.

 

그나마 코셔에서 인간적인 부분이라면 주류인데, 포도주는 종교의식에서 사용되었기 때문에 큰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다. 다만 코셔를 더 원칙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포도주조차 유대인이 만든 포도주만 즐겨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코셔가 아닌 포도주는 데워서 먹는 뱅쇼 형태로 섭취할 때 코셔로 인정되기도 한다. 

 

난류의 경우는 어떨까. 주로 유정란의 경우 중립적인 식품으로 분류한다. 육류와 유제품의 중간 정도의 성격이다. 다만 유정란의 경우 부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먹지 않는다. 무정란의 경우 별다른 제약 없이 먹을 수 있다. 계란으로 만든 마요네즈의 경우도 계란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 코셔 인증을 받는다.

 

의외로 코셔 인증을 받은 다국적 기업

 

코셔 인증하면 낯설고 우리와 먼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지만, 미국 식음료 중 41%는 코셔 인증을 받았다. 코셔 인증을 받은 다국적 식음료 브랜드는 코카콜라, 네슬레, 스타벅스 등이다. 

 

가장 특별한 바다 사해


바다보다 낮은 바다를 찾아가는 길

 

이스라엘에서 대표적인 곳이라면 사해(Dead Sea)를 빼놓을 수 없는데, 사해의 특징은 높은 염도로 몸이 바다 위에 뜬다는 것과 피부미용에 좋다고 알려진 사해 머드 그리고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있는 바다라는 것이다. 

 

▲해수면지점

 

사해를 찾아가는 길에 잠깐 차가 멈춘다. 이곳이 해수면 위치라고 하는데 황량하기까지 하다. 해수면 표지판이 이곳이 해수면 위치라는 것을 알려주는데 너나 할 것 없이 해수면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피부에 좋은 사해 머드

 

▲이스라엘 사해

 

사해 머드는 피부에 좋다고 알려졌다. 사해 머드로 만든 화장품 브랜드 ‘아하바’(AHAVA)는 국내에 진출할 정도로 유명하다. 어느 국적이든 상관없이 사해에 발을 담근 채로 머드를 퍼서 몸에 바르기 바쁘다. 사해 머드를 직접 만질 수 있다는 것 또한 이스라엘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경험이다.

 

 

“정말 몸이 둥둥 뜬다.”

 

바다에서 몸이 떠오르는 경험은 사해에서만 할 수 있다. 사해에서 몸을 천천히 눕히고 발을 뗀다. 사해는 염도가 높기 때문에 자칫 눈에 바닷물이 들어가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쓰리고 바로 깨끗한 물로 씻어줘야 할 정도이다. 

 

혹시 몸이 물에 뜨지 못한다면 고통의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다행히 바닥에서 발을 떼자 몸이 떠오른다. 처음에는 낯선 느낌에 모든 게 신기했다. 조금씩 여유를 갖게 되자 자연스럽게 다리를 꼬아보기도 하고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지중해 첨단 도시 텔아비브

 

텔아비브는 서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서 지중해의 느낌도 즐길 수 있는 도시이다. 텔아비브 인구는 40만 명이 넘는데, 도시 권역으로 보면 400만에 가까운 인구가 텔아비브에 몰려있다. 텔아비브는 첨단 기술로도 유명하다. 최근 텔아비브대학교에서는 3D 프린트로 혈관까지 인쇄한 인공 심장을 만들기도 했다.


첨단 기술·스타트업 강국 이스라엘

 

‘이스라엘’ 하면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떠올리기 어렵지만, 사실 이스라엘은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변화하며 세상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지금은 흔하게 사용하는 USB도 이스라엘에서 최초로 만들었다. 캡슐 내시경을 만든 것도 이스라엘이다. 또한 스타트업 강국으로 입지도 튼튼한데, 텔아비브에만 1400여 개의 스타트업 업체가 몰려있다. 이스라엘 전체의 스타트업 기업은 5200여 개로 추산된다.


역사와 낭만이 깃든 자파 항구

 

▲이스라엘 텔아비브 자파항구

 

▲자파항구

 

▲올드자파 입구

 

자파 항구는 현대 텔아비브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역이다. 이집트 고대 문서에서 자파 항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며, 구약 성경에도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다. 여전히 지역 어민들이 자파 항구를 이용하고 있으며, 자파 항구와 이어진 올드 자파(Old Jaffa) 또한 관광지로 유명하다. 

 

자파 항구의 자랑 해산물 요리

 

▲텔아비브 The Old Man and the Sea

 

자파 항구에서 유명한 맛집 ‘The Old Man and the Sea’는 자파 항구를 바라볼 수 있어서 인기 있는 식당이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지중해식 음식으로 다양한 샐러드와 피타 브래드, 레모네이드를 기본 제공해 보는 것만으로 든든해지는 기분이 든다. 바로 앞에 선명한 색상의 보트를 보면서 지중해식 요리를 즐길 수 있어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이스라엘을 떠나기 싫어지는 곳 텔아비브 해변

 

▲텔아비브 Blue surf beach(왼쪽)와 텔아비브 해변 하늘(오른쪽)

 

텔아비브 해변은 이스라엘에서 마지막 일정이었는데, 정말 이스라엘을 떠나기 싫게 만든 곳이 텔아비브 해변이었다. 자파 항구에서 텔아비브 항구로 올라가는 길에 우연히 들어간 카페 앞에는 Blue surf beach가 펼쳐졌다. 맑은 하늘과 적당한 높이에 파도 그리고 그 파도를 즐기는 서퍼들의 모습까지 천국을 연상하게 했다. 심지어 안락의자에 기대서 하늘을 보는 중 구름 사이로 삐져나온 햇살은 절로 성스럽다는 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Blue surf beach 앞에서 마신 라떼는 정말 달았다. 이스라엘 우유와 우리나라 우유 맛은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리운 나라 이스라엘

 

이스라엘에서 음식과 생활방식 모든 게 낯설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일명 ‘고기덕후’로는 어려운 음식 문화이기도 했다. 안식일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했다가 답답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니 오히려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삶에 지칠 때 잠시 여유를 찾고 싶다면 이스라엘에서 그들의 방식을 이해하고 동참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스라엘= 강지운 기자 jwbear@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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