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같이 숨 쉬는 나라, 쿠바
2018-04-30 02:22:37 , 수정 : 2018-05-01 09:20:54 | 리제임스 작가

[티티엘뉴스] 과거와 현재가 같이 숨 쉬는 나라 '쿠바'

 

▲ 화랑 안에는 쿠바를 상징하는 체 게바라의 초상화가 걸려있다.  

 

 

■이동 루트

 

인천 - 일본 도쿄 - 미국 시카고 - 멕시코 멕시코시티 - 쿠바 아바나(하바나) – 트리니다드 – 아바나 –잉헤니오스 계곡 – 아바나 – 멕시코시티 – 미국 LA – 인천

 

 

■ 2011년 9월

 

여행 첫째 날

 

쿠바에 가기 몇 년 전부터 쿠바에 대해 여러 사람들로부터 귀가 따갑게 들었다. 항상 사람들의 입에서는 ‘언제 한번 쿠바에 가보나?’라는 말이 입에 붙을 정도의 로망의 대상,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을 위시하여 재즈, 랩, 살사, 룸바 등으로 대변되는 음악의 나라, ‘체 게바라’, 사회주의 혁명 등으로 상징되는 현재 쿠바의 사회주의 체제와는 상관없이 마음에서 말하는 대로 자기 흥을 있는 그대로 음악과 함께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골목마다 가득한 나라가 바로 쿠바이다.
 

나는 경유지인 멕시코에서 간단히 여행을 마친 후 이번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쿠바로 가기 위해 일찌감치 멕시코시티의 ‘소칼로 광장’ 뒤편에 있는 숙소에서 나와 공항으로 향하였는데, 긴 비행시간 때문에 여독이 아직 안 풀린 상태여서 그런지 발걸음이 무거웠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쿠바의 비자대행으로 쓰이는 ‘여행카드’를 구입한 후 출국 수속 끝에 ‘아에로 멕시코 항공’에 몸을 싣고 그렇게도 그리던 쿠바로 향했다. 이륙 후 약 1시간 40분 후 쯤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에 도착하였다. 기온이 약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숨이 탁탁 막혔으나 그토록 가고 싶었던 낭만, 음악, 정열로 함축되는 쿠바에 왔다는 느낌에 모든 짜증이 일시에 사라졌다.

 

▲ 쿠바의 관문 아바나 공항에 도착했다.

 

인천에서 출발하여 일본 도쿄, 미국 시카고, 멕시코 멕시코시티를 경유하여 천신만고 끝에 이곳 쿠바에 도착하기까지 항공기 대기시간 등을 빼고 총 순수 비행시간만 약 19시간 10분이 걸린 셈이었다. 입국심사에서 30대 초로 보이는 현지인 여성 출입국직원이 이것저것 물어 봐서, 이 여행을 위해 약 1년간 스페인어 학원을 다니며 배웠던 기초 스페인어를 몇 마디 사용하여 대답했다. 이 여직원은 아주 밝은 표정을 지으며 ‘어디서 스페인어를 배웠느냐?’ ‘쿠바에는 언제 또 올 계획이 있느냐? 하면서 관행적으로 여권이 아닌 ‘여행카드’에 도장을 쿵하고 찍어 주었다.

 

당시 ‘여행카드’는 입국 시 한 면을 제출하고 나머지 한 면은 출국 시 제출해야했는데, 출입국 도장은 ‘여행카드’에만 찍기 때문에 여권에는 쿠바를 다녀왔다는 출입국 기록이 전혀 남지 않게 된다. 전 세계에는 쿠바와는 미수교국들이 아직 많아서, 여권에 출입국 도장을 찍게 되면 여행자 본인에게 불이익이 있을까 봐 ‘여행카드’에 입국 및 출국 도장을 각각 찍어 도로 회수하는 시스템이었다.

 

쿠바의 ‘아바나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오니 택시기사들이 항공기에서 내린 여행자들을 서로 호객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제일먼저 미화를 쿠바 ‘페소’로 바꾸려고 환전소로 갔다. 쿠바의 화폐단위는 ‘페소’를 쓰는데, ‘세우세(CUC·외국인 전용화폐)’와 ‘세우페(CUP·내국인 전용화폐)’이렇게 둘로 나뉘고, 1’세우세’는 현재 환율로 미화 약 1달러에 해당한다. 공항 로비에서 마침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20대 후반의 멕시코 청년 두 명을 만나 같이 이동하기로 하고, 안내데스크에서 ‘까사’(민박)와 택시를 부탁하여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갔다.

 

▲ 올드 아바나의 골목 풍경 

 

약 30분 정도 지나 ‘올드 아바나’ 지역에서 택시를 내렸다. 1982년도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올드 아바나’ 지역은 스페인 식민지시대의 다양한 양식의 건물들로 가득하였고, 비록 건물은 낡았으나 현재 시각에서 보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나름 운치가 있는 곳으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었다.

 

‘올드 아바나’는 그 자체가 쿠바의 자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모든 것이 가슴에 직접 와 닿았다.

 

골목골목마다 3~4명으로 구성된 현지인 밴드가 만들어내는 라틴 타악기 리듬에 살사 춤을 추는 현지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아마도 나같이 음악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은 쿠바를 쉽사리 빠져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 정도로 골목은 온통 음악 선율로 가득했다.

 

▲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에 맞추어 살사댄스를 추는 현지인들 

 

 

■제임스 리(Rhee James) 작가는···


호주 사법연수과정(SAB), 시드니법대 대학원 수료
호주 GIBSONS 법무법인 컨설턴트 역임
전 KOTRA 법률전문위원
전 충남·북도, 대전광역시 외국인 투자유치 위원
전 인천국제공항공사 고객위원
저서 ‘법을 알면 호주가 보인다’ (KOTRA 발간, 2004)
‘불법체류자’ (꿈과 비전 발간, 2017)
현재 100여개국 해외여행 경험으로 공공기관 및 대학 등에서 강연

 

글= 제임스 리(Rhee James) 작가

정리=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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