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슬로라이프센터, 순창의 대표적인 마을공동체··· 다양한 체험 및 숙박시설 운영
6개 극소 마을이 함께 마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
다음 달 제빵소 완공되면 적성면 보리 이용한 보리빵과 동계밤빵도 시판할 것
2022-08-18 23:32:39 , 수정 : 2022-08-18 23:58:15 | 이상인 선임기자

[티티엘뉴스] 우리나라 지자체 중 군 단위 이하의 거주 인구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거주민 20가구 미만의 극소 마을은 오래지 않아 마을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있어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순창 적성면에 위치한 슬로라이프센터 전경. 많은 고객들이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순창도 인구 감소가 심각한 상태지만, 극소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마을이 사라지지 않도록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중 가장 돋보이게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슬로라이프센터를 다녀왔다. 




▲슬로라이프센터 앞에 있는 순창 적성슬로공동체권역 안내도 


순창 슬로라이프센터는 주민 20가구 미만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6개 극소 마을이 마을을 되살려 보기 위해 한데 뭉친 대표적인 마을공동체다.  




▲1인 다역을 하고 있는 순창 슬로라이프센터 최흥석 사무장이 카페에서 손님을 맞고 있다 


옛날부터 가지고 있던 전통 문화 생활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별효의 고장인 순창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마을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슬로라이프센터 체험 프로그램에 앞서 적성슬로공동체권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최흥석 사무장 


오랜 시간을 거쳐야 하는 발효를 의미하는 슬로라는 명칭으로 슬로라이프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지역은 600~700년의 전통을 가진 6개 마을이다. 다 합쳐야 200가구에 약 145명 정도의 주민들이 실 거주하고 있는 전통적인 시골 마을이다.  




▲슬로라이프센터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는 체험객들이 목각인형 색칠을 하고 있는 모습 


사실 주민이 20명도 안 되는 마을도 있다. 주민들은 대부분은 70~8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잔심부름은 막내는 60대가 도맡아 할 정도로 고령화 되어 있다.  




▲슬로라이프센터 입구 모습. 뒤에 보이는 건물이 숙박 시설이다


옛날에는 이곳 마을 앞을 흐르고 있는 섬진강에서 은어가 많이 잡혀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었다. 물 반 고기 반이었던 시절 집집마다 은어를 절여 말려서 농번기에는 말린 은어를 굽기도 하고 쪄서 먹기도 했다. 수중보가 생기면서 은어가 상류로 못 올라오게 됐고, 지금은 구경도 못한다. 

 


▲목각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최흥식 사무장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최흥석 슬로라이프센터 사무장은 용궐산 강경마을 경치에 반해 지난 2012년 이곳으로 내려왔다. 서울 생활 정리 기간이 약 1년 정도 걸리면서 2013년부터 본격 정착하게 됐다. 정착 후 일제강점기 때부터 있던 방죽, 즉 저수지에 연밭을 되살리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곳에 쌍용사란 절터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연을 많이 키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연밭을 가꾸어 연으로 만든 연차와 연음식, 빵 등을 만들기 위해 체험관을 만들었다. 코로나로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잠정폐쇄하게 됐고, 되살려 활성화까지 또 몇 년이 걸렸다.

 

 
▲슬로라이프센터에서 수제맥주 체험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슬로라이프센터를 세우기 위해 계획 입안부터 공모를 거쳐 문을 열기까지는 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처음부터 카페에서는 음료와 제빵을 만들어 판매했고, 현재 준비 중인 체험관은 순창 제빵소로 이름을 변경해 운영할 예정이다. 지금은 카페에서 주문에 의한 소량의 빵을 구워내고 있지만 다음 달 초 오븐과 저장고 및 냉동고 등 저장시설이 준비되면 시험 가동을 거쳐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빵을 생산을 할 계획이다.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 영상 


사실 슬로라이프센터를 만들게 된 것은 일종의 투자개념이다. 센터 운영의 가장 큰 목적은 사라져가는 마을이라 돈이 없고, 우리 생활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소요 경비가 필요한데 보조만 바랄 수는 없었다. 자립해 지속가능한 마을 공동체가 되려면 일정 부분 자체 소득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수익사업을 운영하게 됐다고 최 사무장은 밝혔다.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체험자의 모습 


여기에서는 카페 체험도 있지만 숙박도 운영하고 다목적 강의실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순천 제빵소가 완공되면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 만든 동계 밤빵과 적성면에서 재배하고 있는 보리를 이용한 보리빵 등을 만들어 판매할 예정이다. 




▲체험자들이 만든 목각인형 모습


슬로라이프센터 건물은 6개 마을 주민이 일정 비율로 출자를 했으며, 권역사업인 종합개발사업으로 국비, 도비, 군비 등이 합쳐져 완공됐다. 시설 운영비는 전액 마을 주민들이 몇 만원부터 200만원까지 투자해 지금은 어느 정도 자체적으로 운영될 정도다. 충분한 수입은 아니지만 공과금 등 부과금도 밀리지 않으며, 최소한 적자 운영은 아니다.  




▲슬로라이프센터 카페에서 만든 주스와 각종 빵 모습. 빵 맛이 고급 제빵점 수준으로 소문이 나 있다 


또한, 12시부터 3시까지 시간제근무로 주민들이 일을 하면 시간당 보수도 지불하는 등 마을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현재 총 수입의 30%는 센터 운영 및 인건비, 30%는 내년사업 위한 적립, 30%는 출자 가구 배당금, 10%는 공동 행사비 및 기부금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슬로라이프센터 내 카페 모습. 다양한 음료와 빵이 준비되어 있다


아직 본격 배당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내년부터는 약간의 배당금도 지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코로나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적자 운영이 아니라는  점을 최 사무장은 강조했다. 관광객이 많아 주말에 일을 해야 하니까 쉬는 날에는 마을 운영위원 또는 부녀회에서 일을 도와주고 있다.  




▲카페 메뉴판. 다양한 음료와 수제 머핀을 판매하고 있다


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주로 순창군민을 비롯한 지역 주민이며, 타 지역에서 오는 관광객도 약 30% 정도 된다. 숙박료는 4인 기준 1박 1실 8만원이며, 1인 추가 1만원으로 최대 6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숙박 동은 원룸형 3개가 있으며, 숯과 석쇠 등을 개별 준비해 오면 테라스에 설치된 바비큐 시설을 무료 이용할 수 있다. 많은 인원이 와도 최대 18명까지 밖에 숙박을 할 수 없는 점이 제일 아쉬운 점이다. 




▲체험자들의 작품. 목각인형 색칠하기 체험 


이런 자체 환경을 타개해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몇몇 권역 시설들이 한데 뭉쳐야 한다. 현재 주변 권역들과 원팀 전략으로 나가기 위해 협의 중에 있다. 인원도 적은 데 각자 도생하기보다는 함께 뭉쳐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면서 협력체를 만들기 위한 1차 모임을 가졌다. 구체적으로 합의가 되면 세 곳이 업무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순창군에는 체험마을이 약 12개 정도가 있는데 개별로 독자 생존에는 어려움이 따라 서로의 장점만을 모아서 욕심내지 않고 원팀으로 나갈 계획이다. 




▲슬로라이프센터 내 있는 회의실 모습 


현재 슬로라이프센터에서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체험으로는 목공 미술인 목각인형만들기(체험비 1인 15,000~20,000원)와 미술액자만들기(체험비 1인 3만~12만까지 4가지 종류) 등 체험이다. 발효 체험으로는 발효빵만들기, 쿠기만들기, 수제맥주만들기 등이 있으며, 슬로푸드 시식 및 시음 체험도 가능하다. 




▲미술액자 모습. 미술액자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순창에서 장류 체험도 유명하지만, 부근에 장류체험관 등이 있기 때문에 장류 관련 체험은 하지 않고 발효를 이용한 빵과 술에 대한 체험은 더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술은 양조 허가가 없어 인근 양조장을 통해 수제 맥주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또한,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는 센터 내 카페에서는 커피 외에도 다양한 음료를 판매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고객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빵과 쿠키의 맛이 소문나면서 많은 이용객들의 주문이 쇄도하기도 한다고 최 사무장이 귀띔한다.    




▲센터 내 모습 


앞으로도 혼자가 아닌 공동체이기 때문에 주변의 공동체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를 배우고 가르쳐 나갈 수 있는 그런 슬로우라이프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최 사무장은 말했다. 




▲카페에 장식되어 있는 목각인형 모습 


혼자가 아닌 다수 공동체가 함께 사라져 가는 마을과 지역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며, 시골 마을을 찾지 않는 젊은이들에게 오랜 시골의 향수와 삶의 가치를 느끼게 해 많은 젊은이들이 극소 마을로 돌아와 삶의 희망과 미래가 활짝 열리는 극대 마을로 변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위치 : 전북 순창군 적성면 적성로 338-1 (슬로라이프센터)

▶숙박 및 체험 문의 : 슬로라이프센터 최흥석 사무장 

 


▲슬로라이프센터 인근에 있는 순창의 관광명소 용궐산 하늘길 모습 (사진제공 트래블팀)

▶인근 관광명소 : ▷체계산출렁다리 ▷섬진강미술관 ▷장군목유원지 ▷용궐산하늘길 ▷용궐산치유의숲 ▷섬진강카누 ▷일광사 목조관음보살좌                            상 등 

▶주요 농산물 : ▷딸기 ▷두릅 ▷연잎 ▷블루베리 ▷유기농쌀 등






순창 슬로라이프센터 = 이상인 선임기자 lagofl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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