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야경이 인상적이었다. 어느 나라든 광장이 존재했고 난 이 공간을 사랑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건축물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은 언제나 가슴 뛰게 만들었다. 노천 식당과 카페 그리고 사람들은 여행자의 너그러운 마음을 청심환을 먹은 듯 나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어둠이 내려앉고 인공 빛이 깔리면 낭만에 취해 몽환적인 시선으로 현실과 꿈을 망각하게 되었다.

▲어둠이 가라앉는 뮌헨광장
유럽에서는 도심의 거리가 나뉜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참 재미있는 부분이다. 신과 구를 나누어 놓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말 그대로 오래된 거리와 새로운 거리다. 건축물을 보면 그게 확연히 드러나는데 뮌헨의 경우 그 말이 깨지는 곳 같았다. 내 눈에는 모두 구시가지 같았다. 어둠이 깔린 후 나의 눈은 언제나 상들리제를 바라보는 거 같았기 때문이다.
거리에 어둠이 깔리면 긴장하기 나름이었지만 이도 오래가지 않는다. 배경에 취해 술에 취해 온통 세상이 밝다. 아니다. 실제로 밝다. 그나마 유럽에서 늦게까지 술을 마셨던 곳도 뮌헨이었던 거 같다. 10시 이후에는 게스트하우스에 있기 나름이었는데 실내에 있기에는 아까운 곳이었다. 거기다. 뮌헨 사람들은 정이 많았다. 난 그렇게 느껴졌다. 어느 맥줏집에 가더라도 우리는 낯선 동양인이 아니었다. 신경 써주는 것 같았다.

▲독일인의 야간 일상
같은 공간을 매일 밤, 나가서 걸었다. 돌고 또 돌고 수건만 손에 없었을 뿐 나는 사람들과 놀이를 하고 있었다. 아니 도심과 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 나는 일부일 뿐이지만 추억 속 깊게 구겨 넣을 수 있는 기억의 한 페이지 같았다. 영화 <시네마 천국> 광장에서 엿보았던 사람들의 인생의 한 페이지였던 것이다.
“익숙하다는 것”

▲어둠이 내려앉은 뮌헨광장
동일한 장소를 카메라에 자주 담았다. 그곳이 그곳인데 다르게 다가온다. 렌즈를 당기거나 풀거나 아니면 내가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새롭게 다가왔다. 빛이 그려내는 그림은 마술과 같았다. 어떤 트릭이 있는 거 같이 나를 현혹했다.
빛의 도시에서···.
여행 칼럼니스트 김지훈_ tripadviser.xyz
◆김지훈 칼럼니스트는…
“죽음, 그 순간을 경험한 후 삶이 달라진 여행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