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의 유럽 유랑]15화▶ 디즈니로 유명한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향해
2016-05-30 17:58:25 | 김지훈 칼럼니스트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올라가는 길


유럽여행 중 비와 눈을 많이 맞았다. 한국에서는 비나 눈을 맞을 일이 흔하지 않다. 일부러 맞는다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할 것이다. 아니다.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을 거 같다. 우리는 스스로가 주변을 많이 의식한다. 또 한편으로는 누가 뭘 하든 신경을 안 쓰는 삭막함이 묻어 있는 세상일 수도 있다. 유럽에서 눈을 가장 많이 맞았던 독일 바이에른 주에 위치한 퓌센에서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여기는 동화 속 성이 위치한 곳이다.

“디즈니 성을 가다.”


▲눈 오는 퓌센 역 전경

 

퓌센 역에 도착하자마자 많은 눈이 쏟아졌고 우리는 여유롭게 걷기 시작했다. 뛰어봤자 그게 그거라는 것을 여행 중 깨달았다. 차라리 운치 있게 맞자는 주의였다. 많은 사람들은 분주하게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향해 갔다. 퓌센에 도착한 사람들이 가는 곳은 뻔했다. 모두 목적이 같아 보였다. 그 많은 사람들 중 우리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루 전 날 에든버러에서 유학생을 호텔에서 만나 정보를 입수했었는데 좌표는 정확한데 날씨는 180도 달랐다. 어제 보여줬던 사진 속 세상이 맞나 의심이 들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올라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걷거나 혹은 마차를 이용한다. 우리는 걷기로 했다. 대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었겠는가. 우리는 이런 부분에서는 고민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피곤해도 걸었다. 아마도 친구가 맞춰줬던 거 같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배려했던 것으로 생각한다. 걸으며 뷰 파인더를 보는 것이 좋았다. 지금 선택하라고 하더라도 걸어 올라갈 것이다.


▲걷느냐? 마차냐? 그것이 문제로다.
 

많은 눈이 내렸지만 우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눈보다 무서웠던 것은 말똥이었다. 무서운 녀석들이었다. 마치 작용반작용으로 올라가는 추진체 같았다. 똥을 얼마나 싸던지 노이슈반슈타인 성으로 가는 길은 똥 밭이었다. 전쟁 터 지뢰를 피해 달리는 병사 같았다. 올라가는 길 대형 프레첼을 많이 판매하고 있었다. 난 괜찮았는데 친구가 하나 사 먹었다. 맛이 어땠냐고?
 

“말 똥 냄새가 과자에 배여 있었다. 똥 맛이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읍을 향하다.
 

가는 길 성이 많이 보였다. 그러나 단연 노이슈반슈타인 성이었다. 꽤 오랫동안 걸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머리에 눈이 쌓여가고 있었다. 소복이 앉아 노인 같아 보였다. 여행 기간 중 유독 많이 늙은 거 같았다. 좀 쉬면서 했었어도 됐을 텐데···.
 

“성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디즈니 성에 다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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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칼럼니스트는…
 “죽음, 그 순간을 경험한 후 삶이 달라진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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