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코로나19와 여행업 단상
2021-07-06 17:18:56 , 수정 : 2021-07-06 17:20:24 | 김종윤 기자

[티티엘뉴스]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자 수가 늘어나고 우리나라 정부도 최근 사이판이 속한 북마리아나주와 트래블 버블을 체결했다. 세계의 여행 및 관련 주가도 가파르게 반등하는 등 여행 및 항공·운송업계가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한다면, 정상 운영과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골프전문여행사를 운영해왔고, 현재도 매출 '0원'의 생존의 기로에 놓인 와중에도 업황 회복을 준비하며 버티고 있는 더존투어 윤말용 대표가 기고한 글을 싣는다. /편집자 주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접종을 마쳤다. 비수도권이긴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와 집합 금지도 완화되고 있다. 북마리아 제도와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마쳤다는 뉴스도 있다. 반가운 소식이다.

 

홈쇼핑 및 라이브방송 앱에서는 연일 해외여행상품이 소개되고 있고, 추석과 설 연휴 전세기 여행상품도 출시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보복여행에 대한 기대로 여행사 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최근의 현상만 보면 여행업계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금방 걷힐 듯 하다. 여행업 관계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희망과 팩트는 구분해야 한다. 제비 한 마리가 봄을 가져 오지는 않는다.

 

 

"2023년, 아직 1년 반이나 남았다."

 


국내 모 대형 여행사에서는 2023년이 되어야 재작년(2019년) 실적의 50% 정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인적 구조조정을 위한 명분으로 보수적이고 우울한 전망을 내놓을 수도 있다. 그런데 세계관광기구에서 내놓은 전망도 이와 비슷하다.

 

지금 싱가폴, 호주 등 몇몇 국가들과 트래블 버블을 협의하고 있고, 사이판과는 협정을 마쳤다. 7월말 부터 격리없이  사이판을 여행할 수 있게 된다. 반가운 소식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넘어야 할 산도 많고 불편함도 적지 않다.

 

관리통제가 가능한 단체여행에 국한하고, PCR 검사도 최소한 다섯번 이상을 받아야 한다. 현지에서 활동도 제한이 많고, 항공일정상 최소한 7일 이상을 체류해야 한다.

 

태국정부는 푸켓과 치앙마이 등 일부 지역에 한해 격리 해제를 선포했다. 베트남도 푸꾸옥과 같은 섬을 중심으로 격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 창궐이 대유행 우려를 낳고 있고. 팬데믹의 새로운 양상과 방역당국의 규제가 여행심리를 급격하게 위축시키고 있다.

 

 

 

"외교 관계의 고래싸움에서 여행교류는?"

 


미중간 외교갈등 때문에 중국 여행은 더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산 백신은 당연히 미 FDA 승인을 받지 못했고, 받을 수 있는 확율은 제로에 가깝다. 이 백신을 맞은 사람들에게 격리 없이 국경을 개방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국민을 격리없이 받아주지 않는 나라 사람을 중국이 같은 조건으로 받아줄까?
 

내년 1월 하이난 전세기 취항 소식이 현실이 될 수 있기를 빌어 보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언제 쯤 하이난 미션힐에서 라운드 할 수 있을지 요원해 보인다.

 


"보복여행, 과연 얼마나 할까?"
 


백신 접종을 마쳤다고 장년층들이 보복여행을 선도할 것 같지는 않다. 여행업계에서는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갖춘 이 그룹을 코로나 극복의 구세주(?) 처럼 믿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여행 보다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 한다. 내 형님들도 그러하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모험은 하지 않을 것이다. 불편함과 위험이 따르는 여행을 앞서서 먼저 가려하지 않을 것이다. 보복여행과 보복소비는 아무래도 젊은 층과 30~40대의 몫일 것 같다. 그들이 백신 접종을 끝내고 면역력을 갖추려면 아직 적지 않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성급하고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베트남전에서 오랫동안 수용소 생활을 한 미군포로들 중에서 비관론자와 지나친 낙관론자는 귀국하지 못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귀국할 수 있고, 이때 못가면 이듬해 독립기념일에는 풀려날 수 있다고 믿었지만 기대와 사실은 달랐다. 냉정한 현실주의자들만 오랜 포로생활을 견뎌내고 귀국의 기쁨을 맞이했다고 한다. 심리학계의 유명한 보고서 중의 한 내용이다.

 

그나마 절반의 회복이라도 점치는 2023년은 아직 1년 반이나 남았다. 1년 반 후에 재작년의 50% 정도 회복 될 수 있다면 완전한 회복은 언제 쯤 가능할까? 여행업이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는 날은 아직 멀고도 멀다.

 

성급한 기대와 낙관으로 실망감만 키워서는 안된다. 반복되는 기대와 실망으로 지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냉정하게 현실을 보자. 1년 반, 2년을 버틸 여력 ( 경제력이건 심리적 여유이건) 이 없으면 무엇이라도 하자. 천수답 농사를 짓는 사람처럼 하늘만 쳐다 보고 비가 오기만 기다릴 수는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윤말용 더존투어(주) 대표 par@golftour.biz

 

정리= 김종윤 기자 yoons35@ttlnews.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