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금은 단호함보다 공평함이 필요할 때
2021-01-07 11:41:47 , 수정 : 2021-01-07 13:21:59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업종별 방역기준 형평성의 문제가 계속 도마에 오르면서 차별을 받은 업종의 사업주들은 물론 이를 공감해 함께 비난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높다.

 

집합금지가 유지되는 헬스장업주들은 크게 반발하며 들고 일어났다. 학원, 카페, 식당까지 불투명한 기준을 문제삼아 집단행동을 보였다. 일부 헬스장 업주들은 처벌받을 것도 각오하고 문을 열어 항의표시를 하기도했다.

 

그들이 한데 뭉쳐 하나로 낸 목소리를 의식한듯 정세균 총리가 형평성을 보안할 방도를 찾으라 지시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대중들은 하나같이 진작 좀 알아주지 다 죽게 생기니 풀어주나라는 반응들이다. 결국 떼쓴 아이에게 떡 하나 더 준 꼴 아닌가. 애초에 기준도 없는 누군 열고 누군 닫는 막무가내식 조치였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 아닐까.

 

이 와중에 기자는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이라도 공지된 업종들이 부러울 지경이었다. 적어도 정부에서는 해당 업종을 염두라도 하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여행업종은 아예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조차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3월 이후부터 자동으로 1년 가까이 3단계에 영업정지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행사업주들은 고용유지를 위해 직원들이 일이 없을지라도 휴업휴직수당으로 보전하는 곳이 부지기수다. 이것도 고용유지지원금으로 해결할 수 있을 뿐 세금이나 임대료 같은 고정비용은 각 개인이 떠안았다.

 

이렇다 할 정부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여행사들의 불만은 이미 폭주할대로 폭주한 상태다. 1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여행업계는 커녕 중소자영업자들을 위한 정부 매뉴얼 구축이 돼있지 않은 사실에 심히 유감이다. 업종별 형평성에 대해 재검토가 이뤄지려는 이 시점에도 여행업은 결국 또 소외를 당하고 대책없는 희생만 강요당할 것 같다.

 

 

오는 3월 내 대형여행사들마저 고용유지지원금이 끊기는 마당에 지금 여행업계야말로 그야말로 풍전등화 상태다기존에 세금으로 충당하는 형식적인 지원보다 모두가 여행사의 어려움을 제대로 파악해 짚어주는 현실적인 핀셋 대안을 절실히 원할 뿐이다.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기약없는 상황에 사실 당장 오는 봄까지도 여행사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대안이 될 신사업 도모? 후일을 위한 미래 준비? 그것도 작은 여행사에게는 사치다. 아직도 남은 항공사와의 수수료 정산, 고객 환불 건, 그밖에 대형여행사와의 미수금 등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로 그냥 문을 닫고 싶어도 닫지 못한다. 기적처럼 코로나가 끝난다해도 붕괴될대로 붕괴된 여행사 중 과연 얼마나 다시 회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코로나 초기에 업계지는 물론 메이저 언론들까지 여행사들이 겪고있는 어려움을 알리긴 했지만 모든 국민이 다같이 어려운 마당에 그저 한 업종에서 자영업자가 겪고있는 어려운 현실 중 하나로 비춰졌다.

 

여행업, 헬스장, 식당, 카페 등 모든 업종의 자영업들이 대한민국 국민이다. 얼마나 더 어려운 상황에 대해 호소해야 최대한 국민 모두를 살피는 정책이 나올 수 있는 걸까.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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