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만휴정(晩休亭), 당신과 함께 하고픈 조용한 휴식
Tv 드라마 미스터 선사인 촬영지
2018-07-29 22:31:18 , 수정 : 2018-07-30 09:16:57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TV 드라마에 나오는 아름다운 장면의 배경지는 언제나 관심이 간다. 잠깐의 아름다운 영상을 위해 연출자나 스태프들은 전국을 누빈다고 한다. TV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 나왔던 바로 그곳 안동 만휴정(晩休亭), 만휴정의 아름다운 풍경은 2011년에 방송되었던 '공주의 남자'의 촬영지였다고 한다.

 

경북 안동시 길안면 묵계하리길 42번지, 만휴정의 주소이다. 만휴정을 지은 이는 보백당(寶白堂) 김계행(金係行·1431~1517) 이다. 만휴정(晩休亭)의 뜻는 '늦은 휴식'이란 뜻이다.  만휴정이 있는 이곳은 원래 송암동(松巖洞) 계곡이었는데 만휴정을 지은 김계행이 이곳에 건물을 지으면서 묵계(黙溪)로 불렀다. 김계행이 묵계(黙溪)에 정자를 지으면서 느꼈던 생각은 무엇일까? 묵계(黙溪)라는 뜻은 바로 '조용한 계곡'이란 의미이다.  만휴정에 들어오는 입구 반대편에는 묵계서원이 자리잡고 있다.

 

만휴정은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산 중턱에 있다. 묵계서원(黙溪書院)에서 도로를 건너 마을을 끼고 좁은 도로를 올라가면 계곡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묵계(黙溪)다. 이름 그대로 조용한 계곡이다. 안동여행을 하면 하회마을이나 도산서원 등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게 되는데 한적함을 느끼기는 조금 어렵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적한 곳을 찾게 되는데 바로 만휴정이 그런 곳이다.

 

▲ 만휴정 전경, 왼쪽으로 만휴정으로 건너갈 수 있는 나무다리가 보인다.

 

 

▲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 나온 장면.  다리 위에서 유진 초이와 고애신이 만나는 장면에 사용되었다.(사진 : 드라마 캡쳐)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에서 극중 유진 초이(이병헌 분)가 어릴 때 도망쳐 은신할 때 도와주던 도자기 도공이 있던 곳. 성장 후 은인을 만나기 위해 가던 중 고애신(김태리 분)을 만난 나무다리가 바로 만휴정 앞에 놓여진 다리이다.

 

▲ 나무 다리 위에서 계곡의 풍경을 보면서 쉬는 사람들  

 

▲  다리가 놓여지기 전에는 다리 왼쪽에 보이듯 계곡을 건너 올라가는 돌계단이 있었다.

 

만휴정을 방문한 날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었다. 비가 많이 안와 계곡의 물은 많이 줄어있었다. 다행히도 계속 사이로 바람이 조용조용하게 불어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나무 다리 밑에 앉아 더위를 피해본다. 나무 다리에 앉아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과 계곡 바위에 앉아 더위를 피하는 커플, 불쑥 여행 와서 한적함을 느낄 수 있는 곳,  소박한 느낌을 주면서 계곡과 산, 폭포, 바위들이 주는 아늑한 분위기가 좋은 곳이다. 물소리를 들으면서 계곡 바위에 걸쳐진 그늘에 앉아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곳이다. 그리고 만휴정 안으로 들어가 사진찍기도 좋은 곳, 고즈넉한 분위기와 고풍스러운 배경이 아름다운 사진을 만들어준다. 드라마에 나온 한 장면을 그대로 따라해도 좋을 것 같은 곳이다.   

 

 

폭포 아래쪽 소의 한쪽 바위 위에는 ‘보백당만휴정천석(寶白堂晩休亭泉石)', 보백당의 만휴정이 있는 샘의 돌’이라는 글자가 횡으로 새겨져 있다. 보백당(寶白堂)은 바로 만휴정을 지은 김계행의 호이다 그리고 만휴정 계곡에는 암각서도 있다. 폭포 아래 비탈면에는 ‘오가무보물 보물유청백(吾家無寶物 寶物惟淸白, 내 집에는 보물이 없으니, 보물이라면 오직 맑고 깨끗함이 있을 뿐이다) 이란 글씨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 만휴정 앞에 있는 작은 소는 시원한 풍경을 제공한다. 

 

 

 

■ 만휴정(晩休亭)

 

만휴정은 보백당(寶白堂) 김계행(金係行) 선생이 71세(1501년) 때 지은 정자다. 김계행은 49세에 대과에 급제하고 50세의 늦은 나이에 벼슬살이를 시작했다. 나이 많은 급제자를 우대하는 정책으로 곧바로 6품직에 올랐다. 사헌부 감찰을 시작으로 성균관 대사성 홍문관 부제학 이조참판 대사간 대사헌까지 올랐다. 부조리한 정치현실을 비판하는 상소를 끊임없이 올렸기 때문에 사임과 취임을 반복했다고 전해진다. 

 

벼슬살이를 하기 전 41세에 동갑 나기 절친인 김종직과 ‘주역’ ‘근사록’을 강론하며 도의지교를 맺었고 그 후 서로 시와 편지를 주고받거나 먼 길을 찾아가며 만나는 등 우의를 다졌다. 김종직과 동갑나기 절친이었던 그는 무오사화에 연루돼 성희증 조호문 등 10명과 함께 태장을 맞고 석방됐다. 김종직은 부관참시당하고 김종직의 제자 김일손은 처형당했다. 무오사화로 인해 많은 사람이 죽고 유배를 갔다.

이후 김계행은 다시 대사간에 임명된다. 연산군의 처남 신수근과 노사신 등이 그를 또 흔들어댔다. 김계행은 사간원에 재직하면서 신수근 등 외척과 내시의 비리를 직소했는데 척신들에게 박힌 미운털이 그를 괴롭혔다. 이번에 국청까지 열렸으나 그는 홀로 방면됐다. 이후 성균관 대사성에 제수됐다가 이조참의 대사헌에 제수됐다. 구속과 잦은 이직으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김계행이 70세되던 해에 연산군이 다시 지난 사건을 들추어 그를 구금했다. 5개월 동안 옥살이를 했다. 1498년(연산군 4년) 대사간에 올라 權奸(권간)을 극론하였으나 훈구파에 의해 제지되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인 안동으로 낙향하였다

 

김계행의 트레이트 마크가 된 ‘오가무보물 보물유청백’과 ‘지신근신 대인충후(持身謹身 待人忠厚) 자기 몸가짐은 삼가고 신중히 하며 남을 대할 때는 진실되고 후덕하게 대하라’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만휴정 위 계곡에 새겨진 문구 그대로 ‘내 집에 있는 보물은 오직 청백(맑고 깨끗함)뿐이다’라는 뜻이다. 그의 자는 ‘취사(取斯)’다. 논어 ‘공야장’에서 공자가 제자 복자천을 군자답다고 칭찬하면서 “노나라에 군자가 없다면 이 사람이 어디에서 이러한 덕을 취하였겠는가 魯無君子者, 斯焉取斯”라는 구절에서 땄다.

 

정자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지어졌다. 정면을 누마루 형식으로 개방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고, 양쪽에는 온돌방을 두었다. 정자 안에는 김양근의 만휴정중수기와 김양근, 김굉, 이돈우 유도원 김도행 정박등의 시가 걸려있다.

 

교통편

[시내버스 이용시] / 버스요금 : 1200원
안동역 부근 버스정거장(제일생명 앞)에서 송사 화목행 방면 버스(628번)승차 (45분소요)
- 길안터미널에서 환승 후 묵계 1리에서 하차 도보 700m

[자가용 이용시]
서안동 나들목 → 안동 → 영덕방면(34번국도) → 안동대학교 앞 길안방면(35번국도) → 길안 → 영천방면 → 묵계1리 하차
 

안동 만휴정
주소 : 경상북도 안동시 길안면 묵계하리길 42
관람료 : 없음

 

안동=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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