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도(於淸島), 푸르름이 넘치는 서쪽 바다 끝 섬
어청도의 랜드마크 ‘어청도 등대’, 노을 진 저녁과 밤에 더 돋보여 
각기 다른 코스의 트레킹 ... 바다 ‧ 산 ‧ 등대로 이어지는 도보여행 4코스 
2022-08-16 15:36:19 , 수정 : 2022-08-17 22:55:51 | 이상인 선임기자

[티티엘뉴스] 섬 여행은 여러 가지 불편함이 따르지만, 그에 못지않게 섬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이 있다. 이런 장, 단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섬 여행은 불편할 것이고, 이해하면 섬 여행만큼 즐겁고 신나는 여행도 없다. 푸른 섬, 어청도를 다녀왔다.




▲어청도 팔각정 쉼터에서 내려다 본 어청도 항구와 마을 모습 (사진제공 트래블팀)


어청도(於淸島)는 군산에서 서쪽으로 72Km 떨어져 있다. 여객선으로 2시간 30분 가야 한다. 군산 서쪽으로 가장 멀리 떨어진 섬이다. 큰 섬은 아니지만 이름같이 푸르름이 가득하고, 어족이 다양하고 자연이 만들어 낸 U자 형태의 항구 모습은 어떤 바다의 심술에도 저항할 수 있어 많은 어선들의 피항처이자 천연 요새와도 같다.




▲호수처럼 잔잔한 어청도 항의 모습 


거친 파도를 헤치고 들어오는 여객선이 어청도 방파제를 지나면 바다는 순식간에 잔잔한 호수 로 변해 평온한 어청도 항구를 만나게 한다. 볼을 간질이는 해풍은 짠 기를 풍기지만, 어청도를 찾은 여행객들을 반기는 듯하다.   




▲어청도 항의 포토존 모습. 배에서 보니 어청도 간판이 거꾸로 보인다


어청도에서는 후투티, 노랑지빠귀, 물레새, 촉새, 팔색조 등 다양한 조류들을 만날 수 있는  탐조의 명소로 해외에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좌우로 아름다운 바다를 조망하며 편히 걸을 수 있는 어청도 3코스 도보여행 길도 이곳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별함이다. 신기한 볼거리도 있다. 어청도초등학교 계단 위에는 연리지 사랑나무가 어청도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고, 어청도 첫 원주민(?)이었던 중국인 전횡 장군을 모신 어청도 치동묘도 그 역사와 유래를 따져 보면 재미있는 볼거리다. 어청도의 볼거리 중에서도 어청도의 백미는 단연 흰옷에 빨간 모자를 쓰고 어청도를 밝히고 있는 어청도 등대다. 다른 등대와 별 차이점은 없을 것 같지만 어청도 등대는 한 편의 드라마를 선사하고 있어 더욱 기대되는 어청도의 랜드마크다.   


#아름다운 바다 경관을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 어청도 도보 여행길 



▲어청도 제3코스 안산넘길의 해발 115.9m의 공치산. 로프 난간이 설치된 내리막 길 모습이 보인다


어청도 둘레길인 도보 여행길은 등대길, 해안산책길, 안산넘길, 전횡장군길 등 4개의 코스가 있다. 1코스는 어청도 등대로 가는 길이고, 2코스는 데크로 이어진 해안 산책길이다. 3코스는 안산넘길로 좌우로 바다를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멋진 코스다. 4코스는 전횡장군길로 현재 진입로 확장 공사 중이다. 




▲목넘쉼터에서 바라 본 어청도 방파제와 섬중의 섬인 농배섬, 그리고 2코스 데크길이 보인다


4개 코스 중 등대로 이어지는 1코스 등대길과 어청도의 자연경관과 바다를 마음껏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3코스 안산넘길이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둘레길이라고 보면 된다. 1코스 등대길은 둘레길 목적보다는 어청도 등대를 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는 여행객들이 더 많다. 정작 안산넘길이 둘레길을 걷기 위한 목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코스며, 경관도 제일 아름답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안산넘길 일부 모습 (사진제공 트레블팀)


안산넘길 3코스는 팔각정 쉼터에서부터 시작되어 해막넘쉼터, 목넘쉼터, 안산, 샘넘쉼터, 검산봉, 돛대쉼터로 이어지는 코스지만, 현재는 샘넘쉼터까지만 걸을 수 있다. 전체 코스는 2.67Km에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하지만, 그건 팔각정 쉼터를 출발점으로 했을 때 거리와 시간이고 실질적으로는 마을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마을에서 팔각정 쉼터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은 오르막 코스로 시작부터 진을 뺀다. 트레킹 마니아들은 별로 힘들지 않은 코스라고 할 수 있지만 요즘 같은 날씨라면 조금 땀을 흘려야 한다. 




▲목넘쉼터에서 바라 본 공치산 일대 모습 


그러나 정작 본 코스 시작점인 팔각정 쉼터부터는 그리 힘들지 않고 걸을 수 있다. 팔각정 쉼터가 벌써 표고 100m 정도가 되니 팔각정 쉼터에서 조금 내려가 115.9m의 공치산 정상도 쉽게 넘을 수 있다. 공치산 정상을 넘으면 환상의 모습으로 한반도가 눈 앞에 펼쳐진다. 보기에 따라 북한지역 같기도 하고 좀 더 살펴보면 허리가 잘록한 한반도 모습이기도 하다. 한반도 모습을 보며 로프 난간이 설치된 나무 계단을 내려오면 이곳에서부터는 좌우로 시야가 툭 트여 우측으로는 어청도 항구와 그 일대를, 좌측으로는 깎아 지른 절벽을 배경으로 서해의 푸르름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나무들이 뒤엉켜 만들어진 자연 터널 모습. 이곳에서 잠시 그늘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큰 나무가 없는 능선을 따라 걷게 되는 코스라 좌우 경관을 잘 볼 수 있어 좋지만, 흠이라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그늘이 없다는 것. 다행히 도중에 작은 나무들이 뒤엉켜 만들어진 자연 터널 두 곳이 있어 그나마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다. 어청도에는 원래 큰 소나무가 많았는데 약 10년 전 쯤 소나무 재선충으로 인해 섬 전체 소나무가 거의 고사해 버렸고, 현재는 팔각정 쉼터에서 등대로 내려가는 길에 그나마 소나무 숲을 이루고 있을 정도다.




▲공치산을 넘어 서면 시야에 들어오는 한반도 모습. 3코스에서만 볼 수 있는 전경으로 좌우로 바다를 조명하며 걸을 수 있다. 우측 아래 해변가로 제2코스인 해안산책길이 보인다


능선으로 이어진 도보여행길은 해막넘 쉼터와 목넘 쉼터, 106.6m의 안산을 넘어 샘넘 쉼터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103.1m의 검산봉을 넘어 돛대 쉼터를 거쳐 동방파제까지 이어지는 도보여행길은 현재 공사로 인해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어청도 항 내 해변을 따라 데크로 조성된 제2코스. 해안산책길 모습. 우측으로 섬중의 섬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보이고 있는 농배섬이 데크길에서 손에 닿을 듯 가까이 있다


3코스 끝까지 가지 못하니 오히려 샘넘쉼터에서 2코스 해안산책길로 내려가 2코스를 걸을 수 있다. 2코스 해안산책길은 서방파제부터 시작되지만, 샘넘쉼터에서 내려오면 반대로 걷게 된다. 바닷가를 편하게 걸을 수 있는 데크로 바닷가 위에 인공으로 조성된 코스로 산책 정도 수준이다. 데크 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 섬 속에 섬인 농배 섬이 손에 닿을 듯이 우뚝 서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한다. 구불구불 이어진 데크를 따라 걸으면 해안팔각정이 보이고 이어 마을선착장과 해변을 거쳐 치동묘와 마을로 이어진다. 어청도항의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보며 걷는 해안산책길은 샘넘 쉼터에서 이어진 길로부터 1.65Km로 약 55분 정도 소요된다. 대부분 평지로 걷기 편하며, 바다를 끼고 이어져 어청도 항구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코스로 손꼽힌다. 




▲제3코스에 위치한 목넘쉼터에는 간이 휴게소가 설치되어 있어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선착장에서 시작되는 1코스 등대길은 어청도 마을을 지나 치동묘, 어청도 초등학교 사랑나무, 팔각정 쉼터를 거쳐 어청도 등대까지 이어지는 2.1Km 거리로 약 1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선착장에서 팔각정 쉼터까지는 오르막길로 이어져 조금 힘들 수 있지만, 팔각정 쉼터에서 어청도 등대까지는 약간 구불구불 이어지는 내리막 숲길로 어청도 자연경관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코스다.




▲하늘에서 바라 본 제2코스 해안산책길과 어청도 항 및 마을이 보인다 (사진제공 트래블팀)


4코스인 전횡 장군길은 어청도 선착장 쉼터에서 시작된다. 이어 치동묘를 거쳐 어청도 초등학교 사랑나무를 거쳐 지루하게 이어지는 경사길을 따라 올라가면 3코스 출발지인 팔각정 쉼터에 도착한다. 여기서 다시 좌측 도로로 접어들어 올라가면 길은 다시 좌측으로 휘어져 이어지며 당산 쉼터까지 쭉 이어진다. 당산 쉼터에서 한숨을 돌린 후 봉수대를 거쳐 어청도 최고봉인 198m의 당산을 넘어 더 내려가 헬기장을 거쳐 출발지인 쉼터에 도착하게 된다. 총 2.2Km에 1시간 15분 정도 필요하지만, 4개 코스 중 가장 힘든 코스다. 현재 이 코스는 팔각정 쉼터 부근에서 4코스로 가는 길 확장 공사로 인해 통행금지된 상태다. 


#붉은 노을 속 어우러진 풍경이 환상인 ..... 어청도 등대 



▲석양에 물든 어청도 등대 모습 


어청도 등대에서 만난 관광객은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어청도 등대를 보기 위해 평균 석 달에 한 번은 반드시 이곳을 찾는다”라고 한다. 이쯤 되면, 어청도의 랜드마크는 두말할 것 없이 단연 어청도 등대다. 




▲가까이 근접해 본 어청도 등대 모습. 석양으로 물든 주위 배경으로 더욱 등대가 돋보인다 


어청도 등대가 처음 불을 밝힌 것은 1912년 3월 1일. 청일전쟁 후 중국 항로의 중요성을 인식한 일본이 전략 요충지로 세웠다. 그런 전략이라면 중국 산둥반도와 약 300Km 거리에 있는 어청도가 안성맞춤이었다. 12m 높이를 가진 어청도 등대는 흰색으로 색칠한 원통형의 콘크리트 구조에 조망대까지 올라갈수록 약간 좁아지며, 조망대부터는 하단부보다 작은 일직선 원통형 구조로 되어있다. 전면에는 세단의 콘크리트 계단을 만들고 그 앞에 그리스 신전에서 사용한 페디먼트(pediment) 스타일인 꽃봉오리 모양을 장식한 삼각형 돌출 지붕에 유리창이 달린 문으로 멋을 낸 아름다운 출입구가 눈길을 끈다. 출입구 위쪽으로는 한 틀로 된 8개의 작은 창문을 내고 전통 한옥의 서까래 받침대 위로 난간을 세운 조망대가 있다.




▲어청도 등대 좌측 아래에는 기암괴석 위에 팔각정이 세워저 있어 더욱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것같다


등댓불을 밝히는 등명기까지는 하단부보다 지름이 작은 원통형 모습으로 등명기가 있는 곳은 철재 보호막으로 덧 씌우고 꼭대기 철제 지붕은 반원형에 피뢰침과 철재 장식으로 꾸며 빨간색으로 색칠했다. 내부는 조립식 나선형 철제 계단과 외부 침입자를 차단하기 위한 독특한 형태의 접이식 철제 바닥 판이 있다. 특히, 등명기를 수은 위에 뜨게 하여 회전시킨 중추식 등명기(목제 덕트 시스템) 흔적 등 초기 등대의 구성 요소가 잘 보존되어 있다. 안정감이 있는 전체 구조에 흰색으로 색칠해 깨끗함을 느낄 수 있으며, 등용 모양의 빨간색 지붕이 눈에 띄는 매력 포인트다. 




▲노을이 지기 직전 푸른 하늘과 바다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어청도 등대 모습 


첫눈에 단아하고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는 어청도 등대는 서해안에서 제일 먼저 전파를 이용한 무선표지를 설치·운영했던 등대다. 지금도 군산항과 서해안의 남북항로를 지나는 선박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중요한 등대다. 




▲어청도 등대 관리동 건물 모습 


지난 2007년 10월 해양수산부가 선정 발표한 우리나라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선정된 어청도 등대는 지난 2004년에 지정된 소록도 갱생원 등대 이후 등대로는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해남의 구목포구 등대, 신안 가거도(소흑산도) 등대와 같은 날 뛰어난 조형미와 우리나라 등대 요건을 갖춰 국가등록문화재 제378호로 지정됐다 



▲석양이 짙어지며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어청도 등대는 또다시 밤하늘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 


어청도 등대는 주위에 장애물이 없고 해발 61m 바닷가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어 약 37㎞ 정도까지 불빛을 비춘다. 하늘과 바다, 아름다운 주위 경관과 멋진 조화를 이루는 등대의 모습은 그대로지만 주위 환경의 변화에 따라 등대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줄 뿐이다. 등대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저녁 석양과도 조화를 이루고, 해 저문 밤에는 밝게 빛나는 별들과도 멋진 조화를 이룬다. 날씨와도 잘 어울려 맑을 때나 흐릴 때나 비가 올 때나 눈이 올 때나 언제든지 변화하는 날씨와도 잘 맞는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어청도 등대와 주변 경관을 보기 위해 많은 여행객들은 등대로 내려가는 계단에 앉아 석양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변해가는 등대를 오랜 시간 바라보게 만든다. 이런 것들이 어청도 등대를 찾게 하는 매력 아닐까.


#어청도 당신의 유래가 담겨 있는 ..... 치동묘(淄東廟)



▲어청도 마을 가운데 위치한 치동묘 앞에서 한 관광객이 치동묘에 대한 안내판을 보고 있다


어청도 치동묘는 중국 제나라 사람인 전횡을 모시는 사당으로 어청도 포구 마을 가운데 위치해 있다. 전횡 장군은 백제 시대부터 어청도 주민들의 토속신앙의 당신이 되어 치동묘를 세웠다. 치동묘는 높이 2m 높이의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대문에는 태극문양이 새겨져 있다. 전면 3칸 측면 1칸 높이 2m의 목조기와 형태로 지어진 치동묘 내부에는 전횡의 초상화와 위패가 모셔져 있다. 




▲어청도에 있는 치동묘 모습. 앞 대문에는 태극문양이 있고, 그 안으로 치동묘 건물이 있다 


전횡은 중국 제나라의 귀족으로 지금의 산둥성 청도 출신이다. BC 209년 제나라의 국권을 다시 회복했으나 초나라의 패왕 항우(楚項羽)가 자결하고, 한고조(漢高祖)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자 전횡은 두 형제와 그를 따르는 군졸 500명과 함께 돛단배를 타고 망명길에 올랐다. 바다를 전전하던 전횡은 탈출 3개월쯤 되던 어느 날 바다 위에 안개가 끼었는데 갑자기 푸른 산 하나가 우뚝 나타나서 군사들이 함성을 지르며 섬에 상륙하게 됐다. 전횡은 푸른섬이라 해 푸른 청(靑)자를 따서 어청도(於靑島)라 명하고 이 섬에 살게 됐다고 전한다.




▲입구 쪽으로 더 가까이 다가 가서 바라 본 치동묘 모습 


이후 유방이 후환을 염려하여 책사를 보내 항복하면 제왕의 자리를 주겠다고 회유했으나 전횡은 부하들의 생존을 위해 단신으로 책사를 따라 낙양으로 가는 도중에 우리 왕을 죽인 원수요 나와 싸웠던 적장에게 목숨을 구걸할 수 없다며 자결했다. 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500명의 군졸도 다 같이 순절했다. 한왕은 이 사실을 애통하게 생각하고 후에 전횡도 또는 오호도라 부르게 했다.




▲치동묘 안에 있는 전횡의 초상화와 위폐 모습. 어청도 치동묘와 군산 치동묘에 있는 초상화와 위폐가 동일하다. 사진은 군산 치동묘 내부 모습


역사적으로 볼 때, 전횡이 은거했던 곳은 어청도가 아니라 산둥반도 연안의 섬인 산둥성 지모시 동부 해안에 자리한 지금의 전횡도다. 이 섬의 위쪽에 오백 장령의 무덤이 이를 반증해 준다. 이처럼 전횡이 피신한 섬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어청도로 알려진 까닭은 지리적인 위치상 산둥반도와 빈번한 교류가 이루어졌음을 방증해 볼 수 있다. 이 일대를 떠돌던 전횡이 어청도를 처음 발견하고 섬 이름을 지었기에 실질적인 원주민이었던 전횡을 백제 시대에 이르러 섬 주민들은 그를 당신으로 모시고 풍어와 안전을 빌게 됐을 것으로 추정해 본다.




▲군산 원오곡마을에 있는 치동묘 모습 


또한, 전북 군산의 토성으로 알려진 담양 전씨(潭陽田氏)는 전횡을 자신들의 조상으로 여기고 1926년 치동묘(淄東廟)를 건립하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 최근에는 오곡리 원오곡마을로 사당을 옮겨 치동원이라 칭하고 제향을 받들고 있다. 군산의 치동묘는 어청도 전횡 사당의 당호와 같으며 같은 초상화와 위패가 모셔져 있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어청도 치동묘에서는 제사를 지내지 않고 있다. 


#두 쌍의 향나무가 하나로 이어진 연리지 ..... 어청도 초등학교의 사랑나무



▲어청도초등학교 교문 계단 위에서 자라고 있는 연리지 향나무 모습


1925년 4월 1일 어청도 공립보통학교로 시작한 어청도초등학교는 96년간의 역사를 뒤로하고 지난해 3월 1일 자로 문을 닫았다. 아이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은 잡초로 뒤덮였고, 금방이라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릴 것 같은 교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지난해 3월 1일자로 휴교된 어청도초등학교 교정 모습. 텅빈 운동장에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횅한 분위기 속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다. 바로 학교로 들어가는 계단 끝자락에 있는 사랑나무 모습이다. 두 그루의 향나무가 사랑을 나누는 듯 서로 엉겨 붙어 마치 꼭 끌어안은 모습으로 자라고 있는 어청도 초등학교 사랑나무는 휴교 된 학교 정문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사랑나무를 바라보며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학생들은 떠나고 없지만, 연리지 사랑나무는 오늘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아름다운 사랑을 이야기 해 주는 듯하다.  




▲계단 위에서 바라 본 연리지 향나무 모습. 자연의 오묘함이 그대로 녹아 있는 듯하다


연리지(連理枝)는 한자로 이을 연(連), 이치리(理), 나뭇가지 지(枝)자를 쓰며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을 말한다. 연리지의 유래는 후한서(後漢書) 채옹전(蔡邕傳)에서 나왔다. 중국 남북조 시대인 후한 말기 효성이 지극했던 문인 채옹은 3년간 어머니의 병시중을 들었다. 병세가 악화하면서 채옹은 100일 동안 잠자리에 들지 않고 어머니를 보살폈으며, 돌아가시자 무덤 곁에 초막을 짓고 시묘(侍墓)살이를 했다. 그 후 채옹의 방 앞에 두 그루의 싹이 나더니 점점 자라서 가지가 서로 붙고 결(理)이 이어져 마침내 한그루처럼 되자 사람들은 이를 두고 채옹의 효성이 지극해 부모와 자식이 한 몸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어청도초등학교 교실 앞에 우뚝 서 있는 이순신 동상이 다시 학생들이 돌아 오기를 기다리며 텅빈 학교를 지키고 있는 것같다


연리지의 유래는 이처럼 효성에서 시작됐지만, 한 몸처럼 됐다는 내용이 강조되면서 부부에게도 쓰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화목한 부부나 사랑을 맹세한 남녀 사이를 비유하는 뜻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 근대교육에 앞장 선 ....미국 감리교회 한국 개척선교사 헨리 G 아펜젤러 순직 표지석 



▲어청도 도보여행길 제3코스 시작점인 팔각정 쉼터 옆에 세워진 헨리 아펜젤러 목사의 순직 표지석 


3코스가 시작되는 팔각정 쉼터 옆에는 올 6월 11일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세운 헨리 아펜젤러 목사의 순직 표지석이 서 있다. 미국 감리교회 한국 개척선교사로 1885년 4월 5일 부활절에 내한한 헨리 G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 1858.2.6 ~ 1902. 06. 11)는 배재학당을 세워 기독교 정신이 깃든 근대교육 발전에 앞장섰고, 정동제일교회, 중앙교회 등 교회 설립과 각 지역을 순행하며 복음의 씨앗을 뿌렸다. 1902년 6월 11일 한국어 성경 번역을 위해 목포에서 개최되는 번역자 회의에 참여 차 배를 타고 가던 중 밤 11시경, 이곳 어청도 서북 바다에서 선박 사고로 안타깝게 순직했다. 자신의 안전을 돌보지 않고 한국인 동료 조한규와 정신여학교 학생을 구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다. 그의 삶과 가르침은 한국교회와 사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더불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주어진 선교적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그 고귀한 정신은 이 순간에도 우리 가운데 유효한 가치로 남아 숨 쉬고 있다. 기독교감리회는 아펜젤러 선교사의 숭고한 정신을 기념하고 이를 후대에도 계승하고자 온 교회와 교인들의 마음을 모아 이곳 어청도에 순직 표지석을 세운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국땅에서 선교의 사명을 위해 노력했던 그의 숭고한 정신을 잠시 기려본다. 



#어청도 김성래 이장과 고평국 자치위원장 미니 인터뷰 .... 맑고 푸른 어청도 주민들의 고민 



▲지난 8월 8일 섬의 날 행사가 진행된 군산에서 어청도 김성래 이장과 고평국 자치위원장이 서울에서 내려간 관광전문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밀려오는 바다 쓰레기로 맑고 깨끗한 어청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치울 수 있는 소형장비와 예산 지원이 시급합니다” 지난 8월 8일 섬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군산시 섬의 날 개막식 행사에 참석한 어청도 김성재 이장과 고평국 자치위원장의 고민 중 단연 첫 번째는 해양 쓰레기 문제였다. 




▲제3코스 안산넘길 시작점인 팔각정 쉼터에서 바라본 어청도 및 마을 일부(우측)와 3코스 전경(좌측). 마을에서 팔각정 쉼터로 올라오는 길이 우측에 보인다 


어청도에는 주민등록상으로는 168가구에 450여 명이 등록되어 있지만, 실지로 이곳에서 사는 주민은 100가구에 약 200여 명 정도다. 어청도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며, 일부는 민박과 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물로 잡는 어종도 간혹 있지만 주로 60대~80대의 주민들이 작은 통통선을 타고 채납기로 우럭, 놀래미, 광어, 붕장어, 돔 등 어종들을 잡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고령의 주민들이 생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길은 채납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많은 양의 고기를 잡을 수 없으므로 고기가 좋고 맛도 있어 높은 가격을 쳐주기 때문이다. 




▲어청도 항에 어청카훼리호가 정박해 있다


사실 전에는 고기가 잘 잡히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어족 자원이 고갈된 상태이며, 배도 성능이 떨어지는 통통배를 이용하기에 수확량이 많지 않다. 설상가상 여기에 성능 좋은 선상 낚싯배인 소위 레저배들이 충청도, 전라도 등 전국 단위로 몰려와 생업으로 하는 어청도 주민들이 잡을 것까지 다 잡아가는 형편에 어청도 주민들의 어려움은 극에 달해 있다. 
 


▲어청도의 섬중의 섬인 농배섬의 아름다운 모습


어청도 주민들이 채낚시를 해서 약 20여 마리 정도 잡은 데 비해 낚싯배에는 한배에 15~20명이 타고 와 한 사람이 10마리씩 잡으면 150마리, 20명이 오면 200마리 정도를 잡게 되는데 이런 배가 10척만 와도 1500마리에서 2000마리를 잡아가니 어청도 주민에게는 커다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호수같이 잔잔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어청도 항의 모습 


어청도 주민들이 관광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지만,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등 관광 인프라가 갖추지 못해 관광객 유치에는 아직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나마 여객선 요금을 한시적으로 50% 감액 지원해 등산객들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도시락을 가지고 당일 오전에 들어와서 당일 오후에 어청도를 떠나다 보니 남는 건 쓰레기뿐이라고 하소연한다. 




▲안산넘길 능선 좌측에서 바라 본 기암 절벽과 바다 모습 


모처럼 어청도를 찾은 여행객들은 어청도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을 수 없다고 하소연하지만, 어청도 식당에서는 예약제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매일 손님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예약하지 않은 여행객들에게는 갑자기 음식 준비를 할 수 없어 손님을 받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어청도 식당에는 어느 집이나 예약 손님 우선이란 문구를 다 써 붙이고 있다. 어청도에서 여행객들이 식사하려면 섬에 들어오기 전에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어청도 부두에 있는 어청도 포토존 모습 


어청도 주민들의 삶은 팍팍하기만 하다. 주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국가에서나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줘야 하는 데 예산문제로 진전이 없는 상태라 답답하기만 하다. 




▲어청도 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포토존 안내판 모습 


여기에 물 맑고 깨끗하다는 어청도에는 해외에서 떠밀려 오는 바다 쓰레기로 큰 몸살을 앓고 있다. 섬 구석구석 쌓인 쓰레기 더미가 미관상에도 불결하지만, 위생적으로 좋지 않아 깨끗하고 맑은 어청도를 보기 위해 찾아 던 여행객들도 다시는 오지 않겠다며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어청도 주민들은 그나마 어청도를 찾아오는 여행객들이 언제까지 어청도를 찾아올는지 걱정이 앞선다. 




▲어청도 고평국 자치위원장이 기자단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모습 


김성래 이장과 고평국 자치위원장은 어청도 자랑이라면 우선 먼 섬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기 때문에 그것이 오히려 자랑거리라며, 어청도에 오면 물이 깨끗하다는 것이 자랑거리인데 그 좋은 자랑거리가 바다 쓰레기로 자꾸만 희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바다 쓰레기를 깨끗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을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하며 협조를 거듭 부탁했다. 




▲어청도 선착장에 있는 어청도 안내판 모습 


멀리 떨어져 고독하고 외로운 섬 생활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견디며 살아가는 어청도 주민들의 소원대로 예전의 맑고 푸른 어청도로 다시 재탄생하며, 많은 관광객이 찾는 아름다운 섬 어청도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깊은 관심과 통큰 지원도 기대해 본다.  



●어청도 가는 길 

■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 동군산IC -> 새만금방조제 -> 고군산군도(신시도 ‧ 무녀도 ‧ 선유도 ‧ 장자도) -> 어청도
▷군산 ‧ 동군산IC -> 옥녀교차로 -> 군산 연안여객선터미널 ->

▶호남고속도로
▷전주 ‧ 군산 / 전주 자동차전용도로(국도 21번) -> 새만금방조제 -> 고군산군도(신시도 ‧ 무녀도 ‧ 선유도 ‧ 장자도) -> 어청도
▷전주IC -> 군산/전주 자동차전용도로(국도 21번) -> 옥녀교차로 -> 군산 연안여객선터미널 -> 어청도


■열차 
▷서울 -> 대전 -> 전주/익산 -> 군산역 -> 연안여객선터미널 -> 어청도
▷KTX 용산 -> 익산역 -> 연안여객선터미널 (약 36Km) -> 어청도


■고속버스
▷서울 -> 군산 -> 고속버스터미널 -> 고군산군도 -> 연안여객선터미널 -> 어청도


■승용차 
▷서울 -> 군산항 연안여객터미널 (약 2시간 30분 소요) -> 어청도


● 어청도 여객선 정보


▲군산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어청도를 연결하고 있는 어청카훼리호 모습. 새로 건조해 지난해 11월부터 운항하고 있다 


▶어청카훼리호 (280톤급) 
어청카훼리호는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 재질로 건조된 289t 차도 선형 여객선으로, 여객 194명과 1t 화물차 4대를 싣고 시속 38km까지 속력을 낼 수 있다.

▶운항 시간 
▷평일: 1일 1회 운항(09:00)
▷주말: 1일 2회 운항(08:00/14:00) 
▷소요 시간 : 2시간 30분


■군산항 연안여객선터미널 / 전북 군산시 임해로 378-8 /주차(유료) - 일 주차 5천 원





어청도(전북 군산) = 이상인 선임기자 lagolftime@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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