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여행업, 정부 향해 생계 보장 촉구 시위
25일부터 서울∙광주∙부산 등지에서 릴레이 집회
2021-01-25 13:36:58 , 수정 : 2021-01-25 15:21:31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여행사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더 이상 지원 정책 편성에서 외면하지 말아달라"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존의 한계점을 넘어선 여행업계가 정부를 향해 절규어린 목소리를 냈다.

 

 

 

우리여행협동조합의 주도하에 소상공인연합회, 중소여행협력단, 한국공정여행업협회 등 중소여행사들의 연합체들은 여행업계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25일 국회 앞에서 궐기해 여행업의 생존 환경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강력히 촉구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번 집회에 여행업을 대표해 모인 관계자들은 중소여행사 생계지원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에서 여행업종을 지원 최우선 업종으로 지정하지 않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권병관 우리여행협동조합 이사장

 

성명서를 발표한 권병관 우리여행협동조합 이사장은 “여행업계는 코로나19 발생 후 지금까지 사실상 영업정지 상태로 1년 이상 매출 제로라는 참담한 현실을 겪고 있다”며 “직원들의 실직사태를 막아보고자 유무급 휴직 등 온갖 방법을 강구하며 하루하루 힘든 생존 싸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의 생존환경 조성이 되도록 아래와 같은 7가지의 요구사항을 밝혔다.

△14일 자가 격리기간을 줄이고 그에 따른 손실을 즉각 보상 △우수 방역국가와의 트래블버블 조속히 시행 추진 △고용유지 차원이 아닌 회사의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대책 마련 △무담보 신용 대출 확대 및 대출 조건 완화 △코로나 종식까지 여행업 고용유지지원 특별업종 지정 연장 △세금납부 유예 및 감면 정책 즉각 시행 △여행업무 중단으로 위기에 처한 여행인솔자 및 가이드 등 여행업 종사자들의 생존권 보장 대책 마련 등이다.

 

 

 

 

 

우리여행협동조합 이장한 이사는 해외 여러 나라의 여행업종 지원사례를 발표하며 “해외각국은 여행업종이 첨단산업 못지않게 그 나라의 노동력 창출과 굴뚝 없는 산업의 최첨병 산업으로서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원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장한 우리여행협동조합 이사 

 

 

이 이사는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여행업종의 뿌리가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한국 여행업종이 무너지면 이 업종에 취업하고자 했던 수없이 많은 관광레저산업의 전문 인력과 이를 양성했던 교육기관은 물론 해외에 나가있는 가이드 분들과 해외 지원한국 여행업체와 식당 및 쇼핑센터 등도 무너지는 등 대한민국의 서비스 산업이 주저앉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유발언 시간에는 이순향 억센여행사 대표와 김봉수 비욘드코리아 대표가 전국의 중소여행사들을 대표해 벼랑 끝에 놓인 여행사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들은 당일 이 자리에 나와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당장 일용직 작업장에 나가지 않으면 그날 생계를 위협받는 대다수의 여행사 대표들의 어려운 상황과 의견도 함께 전달했다.

 

 

정부에서는 고용유지지원을 통해 휴업휴직수당을 제공했더라도 여행사업주는 사무실 임대료, 4대보험 등의 고정비용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택배, 막노동 같은 일용직으로 근근히 버텨온 상태였다.

 

중소여행업 대표들은 일용직 아르바이트만으로 그마저도 감당할 수 없기에 대출, 카드돌려막기, 보험해지 등으로 있는 힘껏 버텨왔지만 낮아진 신용등급으로 대출은 막히고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기 일보직전이다.

 


▲김봉수 비욘드코리아 대표 이사

 

중소여행협력단 부단장을 겸하고 있는 김봉수 비욘드코리아 대표는 “1년 간 매출이 0인 여행사 대표자와 그들의 가족까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현실적인 영업피해 보상과 납득할 수 있는 방역 대안을 요구한다”며 “전국민 모두 힘든 시간을 겪고 있지만 특히 여행업은 더욱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다.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식당, 카페, 술집 등은 영업 제한은 있었을지언정 일정한 수준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자가격리 14일, 여행자제권고 등으로 강제영업정지상태였던 여행업은 집합금지업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100만원씩 받은 것이 지원의 전부다. 본인 역시 지난 12월부로 조기 퇴실마저 당한 상태지만 고용유지지원금을 수령했기에 폐업 휴업도 하지 못하고 직원들의 유급 휴직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정책 담당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제발 살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순향 억센여행사 대표 역시 고정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막노동 일에 나서 함께 자리하지 못한 어느 여행사 대표의 편지를 대신 읽으며 어려운 상황에 대해 함께 공감과 지지를 부탁했다.

 


▲이순향 억센여행사 대표 

 

이 대표가 낭독한 서면의 내용에서 25년 경력간 여행업에 몸담아왔다고 밝힌 어느 여행사 대표는 “불공정하고 형평성없는 정책 진행으로 찬밥대우받고 있는 여행업은 울부짖고 있다. 성실 납부로 국민의 의무를 다해왔지만 그동안 아빠와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던 아이들은 이제 눈치를 보고 있다. 지옥 같은 현실을 얼마나 더 버텨야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나. 막노동 잡부일마저 3월이면 끝나지만 대부분 50대 이상인 중소여행사 대표들은 그런 구인구직시장에서마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분노했다.

 

그는 “최저 생계비 지원도 못받는 나는 버림받은 대한민국 국민인가”라고 자문하며 “여행업대표들의 피켓 시위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길 간곡히 바란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밖에 여행업 외부 인사들도 자리해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여행사들을 위로하고 힘을 실어줬다.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

 

 

국회 일선에서 여행업에 대한 지원책 마련을 외쳐온 국민의힘 김승수(대구 북구을) 국회의원은 "여행업계 지원책이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늘 우선 순위에서 제외되는 것을 인지해 지난 국정감사 때 여행사들의 절박한 사정들을 해결방안에 대한 건의를 했다. 관계 부처에 지속적으로 건의를 하는 동시에 여행업계 관계자들과 힘을 합쳐 함께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차후 있을 문광부 장관 후보자들을 검증하는 청문회에 여행사 대표들을 모셔 관련 업계의 현실을 발언할 수 있는 기회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환 소상공인연합회 중앙회 부회장

 

권혁환 소상공인연합회 중앙회 부회장도 참석해 여행업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보다 직시해주길 간청했다.

권 부회장은 “모든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여행업은 제일 큰 위기에 처해있다. 정부는 핀셋 조정 정책을 통해 여행사를 지원해야 생존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지 않나. 이 울림이 정부에 전달돼 여행사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각 현재 부산광역시와 전라도 광주광역시에서도 동일한 집회가 진행된 가운데 중소여행사들의 생존권 보장 릴레이 피켓시위는 오는 2월5일까지 서울, 부산, 광주 등지에서 매일 진행될 예정이다. 금일 집회는 사전에 허용된 최대 인원(9명)이 참가하고 사전에 참가자들의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 수칙하에 진행됐다. 

 

여의도 국회 =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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