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명사 4人이 말하는 홍콩 그리고 홍콩 예술의 매력
2021-05-16 11:16:56 , 수정 : 2021-05-16 11:32:19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5월의 홍콩은 지금 각종 문화예술행사들의 잇따른 개최로 분위기가 한껏 고조돼있다. 

무엇보다 미술 올림픽이라 불릴만큼 막강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세계 최고의 아트행사인 아트바젤이 올해 홍콩을 시작으로 스위스바젤과 마이애미에서 재개를 예고한 점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홍콩에서의 일정은 오는 21일 일반인 관람을 시작으로 23일까지로 세계 유수 갤러리가 모두 참여한다.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코로나블루를 달고 있는 전 세계인들에게도 홍콩에서 들려온 이같은 소식들은 메마른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적절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 Art Basel

 

단순히 대규모의 오프라인 예술행사를 재개하는 것으로 주목받는 것이 아니다. 홍콩 아트바젤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최신 IT 기술을 접목해 온라인뷰잉룸을 선보이며 향후 미술계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방식도 제시했다.

글로벌 아트페어 최초로 온라인 거래를 시작했는데 25만명이 접속, 25분간 서버가 다운 되는 등 수십억의 고가 작품들이 또다른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에는 온라인뷰잉룸에 더해, 홍콩바젤라이브 를 최초로 도입하며 다시한번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 미술의 부흥 혹은 르네상스를 맞이했다고 평가를 받는 홍콩 예술 시장을 두고 전문가 4인은 그들이 경험한 홍콩 예술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들의 말에서 왜 홍콩이 아시아 예술의 허브인지 그 당위성이 한눈에 드러나 인상깊었다. 

 

◆ 김영애 대표 (홍콩명사클럽에 참여)

 


김영애 대표 (홍콩명사클럽에 참여)

 

Q. 팬데믹으로 예술계가 어려운 가운데 홍콩이 글로벌 아트 행사를 여는 첫번째 주인공이 되었다. 매우 과감하고 진정성 있는 결단이라는 느낌이다. 홍콩에 있어서 ‘예술’이란 어떤 의미일까.  

A. 한 도시가 영원성을 획득하려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것이 바로 그 도시만이 가질 수 있는 문화와 예술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유럽의 대도시가 현재의 경제력에 비해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도 바로 문화와 예술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홍콩은 금융 허브로, 국제적인 관광지로 성공적인 발전을 이루어왔고 거기에 '예술'이 더해짐으로써 창조성과 긴 생명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어렸을 때 보았던 홍콩 영화의 몇 장면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영화에서부터 공연, 음악 그리고 미술까지, 홍콩만이 가질 수 있는 예술적 면모는 현재에도 미래에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을 다시 홍콩으로 불러 모을 것이다.  


Q. 홍콩은 5월을 아트 주간/문화예술의 달로 지정했고 아트 바젤 등 전통 아트 이벤트는 물론 뷰티와 미식 등을 예술과 접목한 다양한 행사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어떤 부분을 제일 눈여겨 보고 있나. 

​A. 개인적으로 아트바젤 홍콩에서 개최예정인 온라인 라이브를 고대하고 있다. 미술 영역, 그것도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라이브 쇼핑을 시도하는 것이 흥미롭고 어떤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지난해 아트바젤 홍콩이 선도적으로 시도한 온라인 뷰잉룸은 전 세계 아트페어의 새로운 스탠다드로 자리잡았다. 온라인 뷰잉룸에 이어 온라인 라이브 커머스까지 확장하며 미술품 유통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안동혁 HKDL소장 (전 대림산업 조경 디자인 디렉터) 

 


▲안동혁 HKDL소장 (전 대림산업 조경 디자인 디렉터) 

 

Q. 뉴욕의 하이라인, 홍콩의 스타의거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그간의 작업을 통해 느낀 아시아 최고 문화도시의 홍콩의 매력은.

 

A. 홍콩의 매력은 다양성에 있다. 구성원의 다양성은 풍부한 문화를 꽃피우는 한편 생각의 다양성을 서로 인정하는 성숙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다. 홍콩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양식이 어우러지며 자아낸 특별한 풍성함이 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이 이질적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병치된다.

또한 홍콩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흥미롭게 공존한다. 가령 50년 역사를 자랑하는 구룡공원에서 10분만 걸으면 최근새롭게 단장한 현대식 수변공원과 복합쇼핑몰, 호텔 등이 즐비한 거리가 나온다. 영화에서 볼 수 있을법한 낡은 건물과 현대식 초고층 건물이 마주한 모습은 언제나 색다르게 보인다. 이같은 역동성에서 영감을 받기도 한다.

 

 

◆  김아미 헤럴드 아트데이 전 대표

 


김아미 헤럴드 아트데이 전 대표

 

Q. 홍콩은 런던, 뉴욕과 더불어 세계 미술 시장의 중심이다. 홍콩 아트 시장만의 특징이 있다면.

 

A. 홍콩미술시장은 더욱 친근하고 에너제틱하다. 같은 동양권으로 서구지향적이지 않아 다가가기 어렵지 않다.

무엇보다 세계적 아트페어브랜드인 아트바젤 홍콩은 단순히 글로벌 아트행사라는 점을 넘어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트바젤 홍콩에서 나타난 동향에 따라 1년 글로벌 미술시장의 판도가 바뀌기도 하고 팬데믹의 장기화로 단절된 글로벌 아트신이 아트바젤 홍콩을 계기로 다시 한번 국제적 소통과 교류의 지속성을 이어갈 수 있다.

 

◆ 글로벌 아티스트 박선기

 


글로벌 아티스트 박선기

 

Q. 홍콩스와이어그룹과 머레이호텔에 작품이 설치되어 있으며, 하반기 홍콩스타페리 회사에 설치할 조각작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안다. 그동안 홍콩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는데 현대미술 시장 부흥으로 받은 영감이 있다면.

 

A. 홍콩은 다채로운 글로벌 건축가가 완성한 마천루가 도열한 가운데 거대한 쇼핑몰과 갤러리들 사이로 사람들이 바삐 지나다니고 있다. 이런 홍콩 특유의 활기찬 문화에서 영감을 받으며 예술 인프라확장에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예전에는 홍콩과 싱가포르가 비슷하다고 했다. 하지만 2013년 홍콩 아트바젤 시작을 기점으로 홍콩이 아시아 미술 시장의 판도를 바꾸었다. 미술의 르네상스가 홍콩에서 열리게 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수 국제적 갤러리들이 홍콩 지점을 개관하면서 홍콩의 미술 수준은 더욱 업그레이드 되고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게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홍콩은 타이퀀 복합문화센터와 M+ 뮤지엄 등 새로운 문화 기관을 설립해 아트페어의 특수를 이어가고 아시아의 문화 중심 도시로 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 여 곳의 도시를 다녔지만 이런 이유들로 홍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획=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자료제공= 홍콩관광청(HKT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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