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김영훈 교수 [사진=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제공]](https://cdn.ttlnews.com/news/photo/202511/3051695_591578_1039.jpg)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김영훈 교수 연구팀이 척추관협착증 수술 후에도 지속되는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인터루킨-6(IL-6) 농도가 낮을수록 수술 후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를 조기에 구별할 수 있음을 확인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신경 손상이나 압박으로 발생하는 만성 통증으로,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약 30퍼센트가 경험한다. 수술로 신경 압박을 해소해도 일부 환자에서는 통증이 지속돼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한다. 그러나 수술 전 어떤 환자가 통증이 지속될지 예측할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는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2022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서울성모병원에서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받은 환자 22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연구를 수행했다. 환자들은 수술 전과 수술 후 1개월, 3개월, 1년 시점에 신경병증성 통증 평가를 받았다. 연구 대상은 수술 전 통증이 없던 그룹(6명), 수술 후 통증이 해소된 그룹(8명),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 그룹(8명)으로 나뉘어 뇌척수액 내 바이오마커 농도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신경 손상 초기에 분비되어 신경 회복을 돕는 세 가지 핵심 바이오마커가 확인됐다. 인터루킨-6은 신경 손상 시 분비돼 면역 반응과 통증 신호 전달에 관여하며,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1(Her1)은 신경 세포 보호와 회복에, 단핵구 화학유인 단백질-1(MCP-1)은 손상 부위로 면역 세포를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된 환자들은 세 가지 바이오마커 농도가 모두 유의미하게 낮았다. 특히 인터루킨-6 농도는 세 그룹 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통증이 없는 그룹은 6.18피코그램/밀리리터, 통증이 해소된 그룹은 4.81피코그램/밀리리터, 통증이 지속된 그룹은 1.58피코그램/밀리리터로 나타났다. 통증이 지속된 그룹의 인터루킨-6 농도가 다른 두 그룹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다.
또한 신경병증성 통증 증상 지속 기간이 길수록 인터루킨-6 및 Her1 농도가 낮은 경향이 관찰됐다. 이는 신경 압박이 오래 지속될수록 바이오마커 농도가 감소해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김영훈 교수는 "급성기 신경병증성 통증과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은 서로 다른 기전으로 발생해 각기 다른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번 바이오마커 확인은 두 통증 유형을 감별하는 근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상이 악화돼 약물 조절이 어려운 경우 조기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척추 수술 후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를 조기에 감별해 적절한 시기에 수술적 개입을 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는 정형외과 및 척추외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유럽척추학회지(European Spine Journal)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