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리먼·사스·메르스에도 버텼는데··· 하나투어 창사 첫 무급휴직 결정
2020-05-14 00:54:54 , 수정 : 2020-05-14 01:14:10 | 정연비 기자

[티티엘뉴스] 코로나19바이러스(COVID-19)감염증 확산세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우리나라 대표 패키지여행사로 꼽히는 하나투어가 창사 이래 첫 무급휴직을 결정했다. 하나투어는 5월13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무급휴직 신청 접수 공지를 게시했다. 주요 공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1분기만 270억의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 이후도 대규모 적자를 예상한다. 그룹사 내 자회사 통폐합, 해외지사 및 사무실 축소, 사옥 매각추진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활용해 생존을 위한 적자 폭 축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상황이 빨리 종식되면 기존 무급휴직 신청건에 구애받지 않고 유급휴직으로 변경 또는 정상근무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올해의 철저한 준비를 통해 보상체계 및 성과급 제도를 새롭게 개편해 향후 시장이 회복된 후 모두가 공감할 수 있고 기여한 성과에 합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하나투어는 주 3일 근무하는 최소 인력을 제외하고, 대부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할 계획이다. 무급휴직 기간은 6월1일부터 8월 말까지 시행할 예정이다. 하나투어는 무급휴직 결정 전까지 정부 지원금을 더해 직원에게 임금의 70~80%를 지급해 왔다. 무급휴직 기간에는 회사가 지급하는 임금 없이 고용유지지원금만 직원 계좌로 직접 지급된다. 해외 법인도 대부분 철수하고 연락사무소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유지 예정 해외 법인 또는 지사

 

북경 법인(중국)

베트남 법인

L.A. 법인, 하와이 지사(미국)

영국 법인

 

이번 하나투어의 무급휴직 결정은 중견 여행사 및 중소 여행사들의 경영방침이나 심리지수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우려했다. 하나투어가 국내 여행사의 대표격이기 때문에 이슈가 됐지만, 이미 상장사나 비상장 여행사 중 상당수의 중견 업체들이 기존 급여의 70~20%까지 임직원 급여를 줄이며 기업 존속에 사활을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하나투어의 결정이 대외적으로 알려지며,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여행사들도 무급휴직 비중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소규모 여행사 사장은 "우리 같은 중소여행사는 사장도 생계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형편에 직원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고용유지지원금에 기댈 수 없다. 하나투어도 저런 결정을 내린 마당에 우리는 지원금을 포기하고 당분간 휴업하며 문을 닫고 있어야 할 것 같다"며 탄식했다.      

 

 

하나투어 전판점을 운영하는 김 모 사장은 "코로나19 확산 전에도 500명 직원, 특히 대리점들을 담당하는 세일즈(영업)들이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이라는 루머도 돌고, 대리점 사업도 없앨 것이라는 소문도 돌아서 불안했다. 신규 플랫폼을 론칭하고 상생의 의지도 보여서 내심 희망을 가졌는데 이런 소식을 들었다. 루머 보다는 약화된 상황이지만, 결국 무급휴직 대상자의 상당수가 영업직이 될 것 같다"며 "하나투어가 소문처럼 전판점 사업 비중 축소 속도를 높인다면, 배신감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연비 기자 jyb@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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