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론을박 하나투어 유상증자
업계 내외에서 다양한 시각차 보여
2019-12-26 17:11:18 , 수정 : 2019-12-26 17:17:51 | 권기정 기자

[티티엘뉴스] 국내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가 1347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이와 관련해 업계 내외에서 다양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여행업종 대장주의 움직임이어서 관심도는 더욱 뜨겁다. 티티엘뉴스가 증권가 애널리스트, 사모펀드 종사자, 여행 벤처 관계자, 하나투어 내부 관계자 등 다양한 의견을 모아봤다.

 

 

■ 유상증자 주요 내용

 

하나투어는 12월 23일 정기이사회를 열고 발행주식의 20% 규모인 보통주 232만3000주를 주당 5만8000원에 발행해 총 1,347.34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국내 대표 PEF운용사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의 아이엠엠로즈골드4호 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설립할 예정인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투자목적회사가 그 대상이다. 신주의 상장예정일은 2020년 3월 23일 예정이다. 하나투어는 이번 증자를 통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여행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투자유치 이유를 밝혔다.

 

현재 하나투어의 단일 최대주주는 박상환 회장(7.83%)이다. 이어 국민연금공단(6.94%)과 키움 PE(5.54%), 권희석 수석부회장(5.37%) 순이다. 현재 실질적인 최대주주인 키움PE는 모회사인 키움증권의 지분을 합치면 지분율이 10.37%까지 올라간다. 유상증자를 마무리할 경우 IMM PE가 16.7%로 1대 주주, 키움 PE가 8.6%로 2대 주주가 된다. 증자 후 기존 주주 지분율은 박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13.4%에서 11.2%로 줄고 국민연금 5.8% 등으로 감소하게 된다.

 

IMM PE는 지난 2013년 블라인드펀드 '아이엠엠 로즈골드2호'를 통해 할리스커피를 총 450억 원을 들여 인수했다. 할리스는 현재 예상 매각가격 2000억 원대 중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7년에는 온라인 셀렉트숍 W컨셉을 운영하는 더블유컨셉코리아의 지분 80%를 612억 원에 인수했으며, 최근 온라인 패션플랫폼 선두업체 무신사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유상증자 관련 각계 반응

 

■ 국내 사모펀드 투자사 K 씨:


“하나투어의 입장에서 보면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투자를 받아 경영진이 원하는 모양새가 됐다. 투자의 경우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사모펀드가 투자한 이상 업체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 시행과 수익률과 매출로 결과를 보여주는 성과주의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투자를 진행해 기업가치를 올린 후 매각을 생각할 것이다. 구조조정도 예상된다. IMM PE는 약 2조 원의 투자자금을 가지고 있는 사모펀드로 이미 여행상품 플랫폼인 ‘마이리얼트립’에 투자한 전력이 있다.

 

■ 하나투어 내부 관계자 G씨:

 

“IMM PE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3월 이후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비효율적이었던 부분을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수익과 매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 업계 벤처관계자 K씨:

 

“투자자인 IMM PE와 하나투어 경영진이 화학적으로 결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패키지 중심의 종합여행사의 성격에서 여행상품 유통 플랫폼으로 회사의 성격이 바뀌지 않을까.”

 

■ 벤처투자사 대표 L씨:

 

“하나투어는 트리플, 야놀자 등과 기업 문화가 다른 업체인데 이번 투자로 변신이 기대된다.”

 

 

■ 증권애널리스트 P씨:

 

“하나투어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박상환 회장 측의 지분 매각으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을 예상한다. 만약 IMM PE가 추가 자본을 투자하는 경우 10% 미만의 현 경영진 지분율로는 회사를 장악해 2세 경영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후 자연스럽게 엑시트(EXIT) 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하나투어가 2020년 발표한 경영목표 중에는 ‘신개념 패키지여행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 구축’이 있다. 고객이 원하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수집해, 여행과 관련된 모든 정보와 상품, 콘텐츠를 하나투어 패키지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도 그런 과정의 일환으로 하나투어는 밝혔다.

 

반면 하나투어의 매각을 암시하는 전조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현재 하나투어의 경영 실적과 부정적인 미래 성장 가능성을 이유로 꼽고 있다. 하나투어의 영업실적은 지속적으로 하향세다. 올해 예상 실적으로 매출액 7667억 원, 영업이익 106억 원을 제시했지만, 실제 매출액은 전년대비 7.4%, 영업이익은 57.4% 각각 감소했다.

 

 

 

권기정 기자 john@tt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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